2024.03.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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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외-피니언] 상향 소비문화, “평범하지 않은 것들이 평범해지고 있는 세상”

MZ세대의 ‘과시소비’와 ‘모방소비'
SNS를 통해 인증하는 소비
유행을 쫒아 휙휙 바뀌는 관심사, 과연 남는 것은?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MZ세대의 ‘과시소비’와 ‘모방소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인의 지난해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0만 4천 원)로, 미국의 280달러(약 34만 8천 원), 중국의 55달러(약 6만 8천 원) 등을 따돌리고 세계 1위로 나타났다.

 

치솟는 물가에도 계속해서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과시 소비’의 일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가의 상품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더 높게 나타낼 것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소비자가 지니고 있는 경제적 능력보다 더 많은 소비를 유발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명품 선호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른 새벽부터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나 유지할 여력이 부족함에도 외제 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또한, 명품 선호는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10대와 20대의 경우 부모님에게 손을 빌리거나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서라도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 ‘보복 소비’ 현상이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인이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고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나 명품 등에 지출을 못 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보복 소비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소비 행태가 문제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소비의 종착지가 SNS로 모인다는 것이고, 결국 ‘모방 소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는 소비보다는 무분별한 소비 행위와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사람들을 구분 짓는 그런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심리학 도서 《과식의 심리학》 저자 키마 카길은 “우리는 훨씬 높은 수준의 부유함에 익숙해졌을 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우리보다 소득이 3배, 4배, 5배 심지어 20배 많은 사람의 생활방식을 갈수록 많이 접한다”며 “그 결과 국가 전체적으로 상향 소비문화가 생겼다”고 말한다.

 

SNS를 통해 '인증'하는 소비

 

실제로 SNS에 들어가 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나 운동을 할 때, 그리고 옷을 입을 때, 잘 때 등 의·식·주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인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증에도 여러 세부 조건이 있다. 골프의 경우, 좋은 운동화와 명품 골프채가 필요하다. 취미 생활로 구입하기엔 다소 고가의 장비일 수 있지만, 오직 SNS에 인증을 할 수 있다면 투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음식이 나온다고 해서 바로 수저를 들이밀면 눈총을 받는 시대가 왔다. 식사를 하기 전엔 SNS에 올리기 위한 플레이팅과 촬영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요즘 SNS 주 사용자들은 그 어떤 것보다 ‘감성’이 최우선 가치인 것으로 보인다.   

 

자는 곳 역시 더 화려하고 있어 보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SNS상에서는 일명 ‘호캉스’ 인증이 대세이다. 단순 숙소에서 그치지 않고, 호텔내의 값 비싼 음식과 디저트를 먹는 모습, 멋진 뷰와 함께 수영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마지막으로 와인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 등을 인증하는 것이 마치 필수 코스인 듯 되어버렸다. 

 

 

“유행을 쫒아 휙휙 바뀌는 관심사, 과연 남는 것은?”

 

핵심은 MZ세대가 본인만의 ‘자기브랜딩’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누구보다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을 시기인 지금, 남들 다 하는 것들을 따라하는 것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이는 ‘과시소비’ 뿐만이 아니다. 최근, 여러 매체의 영향으로 ‘재테크’ 또한 열풍이 불면서 주식시장이나 코인, 부동산 시장 등에 관심을 두는 젊은 층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순간의 ‘열풍’이 꺼지면서, 관심도 푹 꺼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남의 시선을 신경 쓰거나 유행을 따르기 전에, 본인만의 ‘소비 설계’와 ‘브랜딩’을 확실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요즘 세상은 ‘평범하지 않은 것들이 평범해지고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이 평범한 것은 아니다.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나 값비싼 옷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만 같은 물건들이라고 해서 절대 평범하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남들 다 하는 소비보단 ‘나만의 소비’를 실천해보자.  

 

 

이지석 기자 (dlwltjr1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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