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쓰레기통 가득 차 넘치는 일회용 커피컵…규제는 유명무실화

학기 중 도서관 출입 수 4-5000명…그 중 대부분은 일회용 커피컵 사용
도서관 규제 초반에 비해 텀블러 이용 수 감소…“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규제가 완전히 깨진 상황”...최소한의 쓰레기통 수 증가 필요

교내 도서관 쓰레기통이 일회용 커피컵 무단투기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방문이 잦은 학기 중과 시험기간에는 쓰레기통에 커피컵이 넘쳐 주변에 뒹굴 정도다.

 

▲지난 3월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업로드된 게시글. 사진=에브리타임

 

지난 3월 28일 한국외대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도서관 화장실 쓰레기통 속 버려진 일회용 커피컵 사진이 업로드됐다. 해당 사진에서는 일회용 커피컵과 일반 쓰레기가 뒤섞인 채 쓰레기통 주변까지 나뒹굴고 있었다. 

 

이에 작성자는 “일회용품 컵이 금지됐는데 마실 거면 분리수거라도 제대로 해야”한다며 교내에서 잘 이뤄지지 않는 일회용 커피컵 분리수거 행태를 지적했다. 현재 도서관은 로비를 제외하고 일회용 커피컵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1월 9일 진행된 총학생회와의 면담에서 도서관 측의  “일회용 쓰레기 증가 문제는 시험기간에 가장 가중된다”며 해결책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확인했다. 또 학생회 측에서 요구한 쓰레기통 증설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스마트 도서관 전경. 사진=한국외대 인스타그램 캡처

 

도서관 경비를 맡고 있는 담당자 A씨는 도서관의 일회용 커피컵 반입 금지 규제가 실질적으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규제는 존재하나 도저히 일회용 커피컵 통제가 되지 않아 포기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시험기간이 가까워지는 시기에는 하루에 4-5000명 정도가 도서관을 방문한다”며 “그 중 대부분이 일회용 커피컵과 함께 도서관을 출입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특히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5층과 6층에서 배출되는 쓰레기가 감당이 안된다”며 “최소한의 방안으로 쓰레기통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일회용 커피컵 반입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방에 숨겨 출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땐 알 수도 대처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대알리 취재 결과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학교 근처 카페의 매출 중 약 70% 정도가 일회용 컵 사용 고객을 통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근처에서 8년 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문동커피집 크럼블로스터스’ 관계자는 학기 중 테이크아웃 이용 고객의 15~20% 정도가 텀블러와 같은 개인컵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또 도서관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이후 텀블러 사용률이 많이 증가했으나 시험기간과 아닌 기간의 개인컵 이용 비중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문 주변 학생들이 많이 방문하는 ‘아일랜드비’ 관계자는 학기 중 하루 일회용 컵이 100-150잔 정도 소비된다며 텀블러와 같은 개인컵으로 테이크아웃을 하는 고객의 비중은 5% 미만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시험기간에 테이크아웃용 일회용 커피컵 사용이 증가하긴 하지만 시험기간이 아닐 때와 큰 차이는 없다며 개인컵을 챙겨오시는 손님은 항상 개인컵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후문에 위치한 ‘크레이저커피’ 관계자는 전체 판매량 중 6-70%를 일회용 컵 사용 고객이 차지하며 체감상 텀블러 사용률은 이전에 비해 2배 증가했으나 시험기간 일회용 컵 사용률은 홀 손님으로 인해 오히려 평소보다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여운’의 오창화 총학생회장은 “교내에 일회용 커피컵을 바르게 배출할 만한 시설이 미비하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향후 안건을 정리하여 개강 전 도서관학생위원회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넛지* 캠페인을 활용한 방안 등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넛지(nudge)란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김성민 기자(rlatjdals0220@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