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0일 성공회대학교는 개교 110주년을 맞이해 개교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당일 진행된 행사에는 김경문 총장을 비롯한 교내 직원, 교수, 국회의원, 구로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학내 청소노동자, 경비노동자, 비정규교수, 학생은 초대 받지 못했으며, 대학 합창 수업을 듣는 학생들만이 노래를 부르는 역할로 참석할 수 있었다.
구두인관 맞은편, 개교 110주년 기념식수 아래에는 “새천년 뜨락 밟고 간 사람들 성공회대학교 가족 일동”이라고 쓰인 비석이 놓였다. 그러나 비정규교수와 학교를 9년간 청소한 청소 노동자들은 학교 행사에 단 한 번도 초대 받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초대 받지 못한 이들이 모여 5월 7일 오후 12시, 개교 110주년 기념식수 앞에서 ‘초대 받지 못한 이들의 성공회대학교 개교 1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은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는 여는 발언을 시작으로 시 낭송 및 기도회, 축사 및 기념사, 축하 공연과 감사패 전달 후 김경문 성공회대 총장에게 ‘아차상’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기도회 이후 기념사에서 하종강 노동대학 학장은 "환경 미화나 경비를 담당하는 분 중에는 10년~20년을 일하신 분들이 있으니 다음에는 그들이 근속상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전했다. 박은자 성공회대학교 비정규직 지부장은 "청소 노동자들은 성공회대학교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존중해주고 따뜻한 이해와 배려를 보여줘 늘 감사하고 행복했다"며, "111주년 기념식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초대돼 꼭 함께 더불어 축하하고 격려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념식에 참여한 재학생은 “성공회대는 교육 이상의 의미를 가진 소중한 공간”이라며, “학내 구성원들이 차별과 배제 없이 평등하게 존중받기를 소망한다”고 이야기했다.
축사와 기념사를 모두 마치고 박은자 성공회대학교 비정규직 지부장과 비정규 교수 노조의 배성인 교수에게 감사패 증정식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아차차 이 사람들 초대하는 걸 깜박했네’라는 깨달음의 의미를 담은 ‘아차상’을 김경문 성공회대학교 총장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아차상을 받은 김경문 총장은 총장으로 와서 처음 상을 받았다며 “내년에는 개교기념식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학내 행사에 꼭 초대할테니 꼭 와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약속의 말을 전했다.
취재, 글, 사진 = 정하엽 기자
디자인 = 유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