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버릴까?
현대 사회에서 소비의 증가와 함께 생활 폐기물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생활 폐기물은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로, 종이,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금속, 유리 등이 포함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한국인 1인당 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446kg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속하며, 생활 폐기물의 관리와 재활용이 시급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생활 폐기물은 주로 가정에서 발생하며, 크게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로 나뉜다. 일반 쓰레기는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되며, 이는 토양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대기 오염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재활용 쓰레기는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낮은 편이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은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생활 폐기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사업장 폐기물 외의 폐기물을 말한다.(환경부, 2022)
*생활계 폐기물: 생활 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 중 생활 폐기물과 성질 및 상태가 비슷하여 같은 기준으로 처리가 가능한 사업장 비배출시설계 폐기물을 말한다.(환경부, 2022)
2. 돌고 돌아 돌아오는 일회용 플라스틱
오늘날,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플라스틱은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에서 유래된 것으로, 우리말로 아무 형태라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편리하게 널리 사용되지만, 대부분 한 번 사용 후 버려진다. 그 결과,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플라스틱은 환경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며, 해양 동물이 이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
태평양의 거대한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은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한국 영토(10만 449.4km²)의 16배에 달하는 쓰레기 섬은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모여 형성된 것으로, 1조 8천억 개 이상의 플라스틱 조각이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식수와 인체에 침투할 위험이 있다.
가장 많은 플라스틱 소비가 이루어지는 분야는 바로 포장재이다. 전 세계적으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의 거의 절반이 포장재로 사용되며, 이들 대부분은 6개월 이하의 짧은 수명을 가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 음식의 이용이 급증함에 따라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의 양도 함께 증가했다. 2020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배달 음식 이용량은 19.8%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폐플라스틱은 14.6%, 폐비닐은 11%가량 증가했다.
그린피스와 충남대 장용철 교수(환경공학과)가 공동 연구한 '2023 플라스틱 배출 기업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78.9%가 식품 포장재이며, 그중 절반 가까이가 생수와 음료류 포장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3년 1인당 일회용 플라스틱(페트병, 플라스틱 컵, 비닐봉투) 소비량은 11.5kg이며, 한국인 전체 연간 소비량은 586,500톤에 달한다고 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1인당 연간 페트병 소비량은 109개, 플라스틱 컵은 102개, 비닐봉투는 533개이다. 국내 인구 연간 PET 소비량은 약 56억 개(84,456톤)로 이는 지구 둘레를 약 14바퀴 두를 수 있는 양이다. 비닐봉투 소비량도 275억 개(552,600톤)로 서울시 면적의 약 13.3배에 해당한다. 플라스틱 컵은 56억 개(74,319톤) 소비되며,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약 1.5배에 달한다.
사람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바구니 사용, 텀블러 사용, 분리수거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쓰레기 문제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국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취재, 글 = 정하엽 기자
디자인 = 유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