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목)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외-피니언] ‘훈련 8시간’의 저주, 학생예비군의 미래는?

“예비군 위기: 인구 감소와 훈련 부족이 불러온 안보의 갈림길”
“학생예비군 논란 속 침묵하는 정부...적극적인 소통 필요”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예비군은 엄연한 ‘국군’이다. 매년 국군의 날 행사에는 예비군 부대가 등장하며, 예비군 1~4년 차로 구성된 ‘학생예비군’ 역시 국군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 학생예비군은 지난 25일 서울캠퍼스, 오는 10일 글로벌캠퍼스 예비군훈련을 수행한다.

 


인구 감소와 예비군 정책의 변화


국방부는 현재 25만 명에 달하는 20대 남성인구가 20년 후에는 11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현역, 예비군 감소 문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며, 효율적인 ‘훈련 프로그램의 운용’과 ‘절대적 훈련량 확보’, ‘개개인의 동기부여’가 절실하다.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연령별 남성인구(23년 9월 기준). 도표=2024 병무청 예비군 복무 길라잡이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은 제56주년 예비군의 날 기념식 축전을 통해 ‘예비전력 정예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동원부대의 무기체계와 장비, 물자를 상비전력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 밝혔다. 이어 “예비군훈련 보상비와 급식비를 인상하고, 대학생 예비군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칙을 개정하는 등 권익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와 교육부는 지난해 한국외대 4학년 A씨가 예비군 훈련으로 인해 출결 점수가 깎여 장학금을 받지 못한 사례를 계기로, 지난 9월부터 전국 12개 대학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에 외대는 훈련기간 동안 수업 보충 등의 학습권 보장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예비군훈련 연장의 필요성과 우려


현재 예비군 훈련은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을까? 모 사단의 2박 3일 훈련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일 차에는 부대편성, 직책훈련 등이 포함되며, 2일 차에는 전투준비태세 및 작계 훈련, 3일 차에는 기본훈련과 안보교육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는 짧은 시간에 이뤄져 ‘수박 겉핥기’식의 훈련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는 소집훈련이 실시되지 않았고, 방역 지침이 완화된 2022년 6월 당시 기존의 2박 3일 훈련이 1일 소집훈련과 원격교육으로 변경됐다. 또한 일반예비군이 받는 2박 3일 훈련에 비해 ‘학생예비군’은 연간 단 8시간의 훈련만 받고 있어, 군 입장에서 이는 막대한 손실이다.


이에 학생예비군훈련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예비군훈련이 축소된 것은 1970년대, 고학력자가 희소한 시기였으나 대학 진학률 70%가 넘는 현재, 학생예비군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예비군 제도의 공정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훈련을 강제로 늘릴 경우, 학생들의 반발과 훈련 효과 저하가 우려된다.

 


학생예비군훈련 연장?...군 관계자 “계획 없어”


제2작전사령부(이하 2작사) 동원 정책 관계자는 “학생예비군훈련 연장의 필요성이 예전부터 대두됐으나,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병무청과 협업 하에 수준 높은 동원예비군 활용을 위해 노력 중이고, 예비군 동기부여를 위해 내년에는 지역예비군 보상비도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8일 오후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4년 학군장교 임관식. 사진=대통령실
 

학생예비군훈련 연장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실질적인 계획이 없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학생들의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되지 않는 한, 현행 예비군 체계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사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하며,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동기부여와 훈련의 실효성은 정부의 적극적인 소통에 달려 있다.

 

 

이재원 기자 (leejaewon104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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