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말] 가대알리는 학내언론 중 최초로 지난 14일에 진행된 ‘가톨릭대학교 2025년 제1차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관련 기사 발행 30분 뒤, 김민구 총학생회장이 가대알리 권민제 대표에게 인터뷰를 제안하는 전화를 했으며, 약 30분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학우들의 알권리를 위해 인터뷰 내용과 함께 김민구 총학생회장이 제공한 자료를 종합하여 관련 내용을 최초로 보도합니다.
지난 14일 가톨릭대학교 2025년 제1차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결과로 등록금 인상이 결정됐다. 공개된 회의록에서 교원 대표 2명, 직원 대표 3명, 학생 대표 5명, 회계사 1명 총 11인이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11인 중 9인이 등록금 인상에 찬성표를 던지며 25년도 등록금이 책정됐다.
이번 등심위 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 내용은 ▲학부 수업료 4.66% 인상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 입학금 및 수업료 5% 인상 ▲성심교정 정원 외 외국인 학부 수업료 및 일반대학원 입학금 및 수업료 각 6% 인상 ▲자유전공학부는 공학계열 수업료 책정 ▲인문 및 자연공학계열은 인문사회 및 공학계열 중간값으로 수업료 책정 ▲아동학과는 2025학년도 인문사회계열 모집으로 계열 변동됨에 따라 인문사회계열로 수업료 책정 등으로 결정됐다.
학교 측은 등심위에서 “현재 본교 등록금이 수도권 45개 대학 중 44위로 굉장히 낮은 수준”이며, “지난 16년간 등록금이 동결됐지만, 매년 상승하는 물가 대비 화폐가치가 하락해 한계에 직면했다”며 등록금 인상 근거를 밝혔다.
김민구 총학생회장은 박정훈 부총학생회장과 함께 대학 본부에 ▲등록금 인상과정에서의 부적합함 ▲등록금 인상의 실효성 ▲전체단위의 동일한 인상안에 관한 불공정성 제기 ▲아동학과 등록금 변동사항과 관련해 등심위 구성원으로서 질의했다고 밝혔다.
등록금 인상과정에서의 부적합함
김민구 총학생회장은 “대학 본부에서 말하는 본교 재정상의 어려움과 16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꾸준한 물가상승률, 떨어지는 화폐가치 등 등심위에서 제공해 주는 자료를 보면 학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관해 이해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공지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진행했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등록금 인상의 실효성
김민구 총학생회장은 “현재 본교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다수의 학생이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교원 충원과 학내시설 개선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지 답변해달라”고 질의했다.
학교 측은 “등록금 인상으로 인해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이 끊기기에 이를 100% 보존하는 데 먼저 사용하고자 한다”며, “교원 충원의 경우는 등록금 인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학위복과 시설 개선 등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서 먼저 사용하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전체단위의 동일한 인상안에 관한 불공정성 제기
김민구 총학생회장은 “현재 공과대학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으나, 복수전공 학생들과 함께 시설을 공유하고,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타 단과대학은 낮은 등록금으로 공과대학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것인데 모든 단위에 5%를 인상하는 것인 공정한 것인지 의문점이 들고, 공과대학 학생들의 반감이 우려된다”고 발언했다.
학교 측은 “쉽지 않은 문제나 공학계열만 인상을 적게 하거나, 안 하는 것은 타계열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공학계열은 실험실습비, 교수 인건비와 같은 측면에서 타계열보다 높은 등록금이 책정될 수밖에 없을 학생들이 감안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아동학과 등록금 변동사항
김민구 총학생회장은 “아동학과는 2025학년도 신입생은 인문사회계열 수업료로 내게 되어있는 것으로 명시됐다”며, “기존 재학생은 생활과학계열 수업료로 내는 것인지와 같은 수업을 듣는데 다른 등록금을 내는 게 타당한지 근거와 함께 소명을 요청한다”고 질의했다.
학교 측은 “본교는 입학한 계열을 기준으로 등록금을 납부받고 있다”며, “올해부터 아동학과는 인문사회계열로 신입생 모집을 하기에 재학생과 다른 기준으로 등록금을 내며, 기존 재학생의 경우 생활과학계열 등록금으로 낸다”고 답했다.
아래는 김민구 총학생회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의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김민구 총학생회장과의 일문일답
Q. 이번 등심위 회의에서 학생대표 5인 중 박정훈 부총학생회장과 함께 반대의견을 내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A. 가톨릭대학교가 다른 학교가 올린다는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하는 것이 아닌, 16년 간의 등록금 동결, 물가상승률 대비 낮아지는 화폐가치, 수도권 대학 중 두 번째로 낮은 등록금 등 올릴만한 이유가 있어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부재했습니다. 이번 등심위에서 학생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인상하는 과정이 있어 반대하게 됐습니다.
또한, 모든 단위별 4.65% 인상을 결정했는데, 계열별 특성에 따라 차등을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와 함께 등록금 인상으로 교수충원 및 학내시설개설 등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공되지 않아 반대하게 됐습니다.
Q. 이번 등심위 회의에서 학생위원으로서 어렵거나 아쉬웠던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먼저, 등록금심의위원회 자체가 학교에 유리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학생대표 5인, 직원대표 2인, 교원대표 3인, 동문 1인, 외부전문가 1인으로 구성됐는데요. 학생대표가 전체 정족수에서 과반으로 되어 있지 않다 보니 학교에 유리하게 진행되는 측면이 있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권민제 기자님께서 질의 주신 내용(등록금 인상을 하게 될 경우, 인상조건을 제시한 적이 있는지)과 같이 학교에 등록금 인상과 함께 요구사항과 조건 등을 관철하고자 했습니다. 등록금 인상으로 생기는 여유자금에 관한 사용방안에 대해서 확실한 확답을 얻고자 했는데요. 학교 기획처에서 답변하기를 “총학생회와 의논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우선으로 집행하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문서로 약속된 것이 아닌 구두로 약속한 것이기에 큰 의미가 없다고 봐서 그런 점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 학생대표 5인 중 3인(성신, 성의교정 학생대표)이 등록금 인상에 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총학생회장으로서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 다른 교정 대표자분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저 또한 등록금 인상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세 교정(성심, 성신, 성의) 대표자 간에 충분한 사전 논의가 이루어졌다면 조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세 교정 간 교류가 거의 단절되었던 점도 이번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 총학생회 '너울'은 세 교정 간 교류 활성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취임식 당시 다른 교정 대표자분들로부터도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으며 2학기 중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는 교류 행사를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많은 학우분들의 참여를 끌어내, 단절되었던 세 교정 간의 유대감을 회복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등록금 인상과 같은 중대한 논의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이 더욱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총학생회 후보자 시절 공청회에서 등록금심의위원회, 대학 평의원회 회의록과 관련해서 회의 전문내용 공개 및 투명화에 대해 질의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학생들과의 소통이 전혀 부재했고, 학생들이 대학언론과 총학생회 공지가 아니면 해당 내용을 인지할 수 없었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와 학생위원으로서 등록금심위원회와 대학 평의원회 회의록 전문 공개 및 투명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총학생회 후보자 시절 공청회에서 기자님의 질문에 “학생들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총학생회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고 답변을 드렸고, 그 답변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래서 저희 총학생회 '너울' 에서는 회의내용을 요약하여 학생분들이 의구심을 가질법한 내용들을 알리고 권리를 대변하고자 카드뉴스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등심위 회의에 참석해서도 학생들에게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업무특성상 전체적인 투명화는 힘들더라도, 어떤 안건이 어떻게 논의 되었는지 특히 등록금과 같은 민감한 문제의 경우 회의록 정도는 공개되는 게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Q. 총학생회장으로서, 등록금심의위원회와 대학 평의원회 학생위원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우선 등록금 인상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인상된 등록금을 어떤 방향성으로 어떻게 학생들에게 투자가 이뤄지는지를 보고, 필요하다면 학생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고자 합니다. 또한 몇 년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교원충원 문제, 학내 유학생 문제, 정시전형 문제 등 학내 주요 현안들을 해결해 낼 수 있도록 학교와 긴밀히 소통하며 학생 여러분들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A. 먼저, 방학 중 등록금 인상이라는 다소 좋지 못한 주제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 점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16년간 동결된 것에 비해 물가상승률과 화폐가치 그리고 학교 재정상태를 고려하였을 때 무조건 인상을 반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 됩니다. 이에 인상이 되더라도, 학우분들께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긴밀히 학교와 소통하는 동시에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겠습니다.
당장 1월 24일(금)에 기금운영심의위원회에 참석하는 일정이 있습니다. 세부항목 공개까지는 어렵더라도, 학교의 방향성 그리고 등록금심의위원회 때 저희 총학생회 '너울'이 요청한 사안들이 일부분이라도 반영되었는지를 중점으로 검토하여 결과를 보고드리는 카드뉴스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권민제 기자 (writming03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