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말] 해당 코너는 국내외 경제 교수분들과 함께 경제학과 경제 상황 분석에 대한 인터뷰 코너입니다. 실제 경제 이야기, 트렌드 전망, 인사이트를 통해 멀어 보이는 경제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코너입니다.
지난 27일 가대알리는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양준석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경제학과가 아니더라도 대학생들이 들으면 좋은 추천하는 과목에 대한 이야기와 대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글이 무엇인지 양준석 교수의 추천도 받았습니다.
양준석 교수 소개(가톨릭대 경제학과 홈페이지 소개 참조)
졸업 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1997년 입사한 후 외환위기 시 정부를 지원하였으며, WTO 협상과 한-칠레FTA 협상을 지원하고 참여하였으며 APEC 차원에서 뉴질랜드, 필리핀과 대만의 보고르 목표 정책평가자 역할을 하였고, OECD 규제개혁 검토 및 정부와 OECD간 각종 규제개혁 협동작업에도 참여하였다. 이때 주 업무는 한미통상마찰이었다. 2003년 가톨릭대학교에 들어온 후, 국제통상(특히 정부조달, 무역원활화, 통상정책)과 국제경제, 거시경제, 경제성장 및 규제와 규제개혁 부문에서 교육과 연구 및 정부지원 작업을 하고 있다.

교수님께서는 현재 대학생들의 경제 상식 수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대학생은 경제와 관련된 주요 상식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금융, 취업, 회사 운영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미시경제학의 시간활용, 금융 및 거시경제학의 이자(금리)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이론이나 추상적인 내용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실리적 상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경제 상식이 부족하다기보다는 경제활동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미국 학생들과 비교해보면, 미국에는 초등학교부터 교회나 학교에서 자선사업으로 중고품 판매나 음료 팔기 등의 실리적 경제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미국 학생들은 경제활동이나 이윤, 기회비용에 대한 직감을 어릴 때부터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현실에서 경제활동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고 순수한 교과서 공부만 하기에 이러한 직감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제가 답답한 경우는 빚과 관련된 무지입니다. 청년들을 포함해 경영을 한다는 사람들마저 빚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나라에서 너무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부디 빚의 위험성을 충분히 파악하면 좋겠습니다.
경제학과가 아니어도 들었으면 하는 과목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경제학 수업이 아니면 학생들이 자연과학이나 통계 과목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 및 사회생활을 할 때 많은 정보를 얻고 이 정보가 유효한지, 아니면 소용이 없는지, 거짓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거기에, 데이터를 보고 평가하고 추상화시키는 데에 자연과학이나 통계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자연과학과 통계 지식으로 그대로 아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시험이나 논리적 제고를 통해 이렇게 듣는 말의 ‘참과 거짓’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경제 상식은 자연과학을 알면 설명하기가 매우 쉬워집니다. 보존의 법칙을 이해하면 왜 소득과 지출이 같아야 하는지, 왜 GDP에서 생산과 지출이 같아야 하는지를 쉽게 설명할 수 있고, 이해도 쉽습니다. 우리가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쓸 수 없다는 점, 모든 것에는 변화가 생긴다는 점 등은 경제학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이나 우주의 섭리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통계학적 상식은 어떤 주장이 타당한지와 (고의적 또는 우연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대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경제학 책이나 사이트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경제신문 웹사이트를 읽으라고 권장하고 싶지만, 흔히 경제신문에서는 독자들이 어떤 기본적 지식이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가 많아 처음 읽을 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제 이론과 지식을 쉽게 알려주는 사이트는 한글로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경제신문이나 TV 경제프로그램은 기업경영과 거시경제정책을 강조하고, 미시경제학은 다소 무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경제정책, 특히 산업정책과 거시경제 정책에 관심이 있으시면 KDI 경제교육 센터 웹사이트를 권장합니다. 또 여기서 매달 출판되는 [나라경제]를 권장합니다. (단, 정부 관련 사이트이기 때문에 정부의 관점을 강조하는 면이 있습니다)
미시경제, 특히 개인의 행동이나 기업의 행동에 대해서는 로버트 프랭크가 저술한 [이코노믹 씽킹]을 권장합니다
경제학 교과서를 좀 쉽게 풀어써 준 책으로는 찰스 월런이 저술한 [벌거벗은 경제학], [경제학으로의 초대]와 [돈의 정석]을 권장합니다.
또 시장이 어떻게 사회에서 발전되는지를 알고 싶다면 존 맥밀런의 [시장의 탄생]을 권장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분들께 하고픈 말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경제학은 어렵다는 생각이 팽배하며, 일부 기술적 내용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문과 과목으로 수학과 통계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경제학 접근을 무서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은 '사회과학'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것이므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수학이나 비상식적인 방법들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경제학 이론에서 나오는 결론은 사람들의 행동과 합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상당히 많은 경우, 경제학 이론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정책도 잘못 수립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경제학을 배우시기로 하셨다면, 궁극적으로는 경제학은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것을 기억하고, 이에 따라 우리의 행동, 기업의 행동 및 국가의 정책을 바라보시기를 바랍니다.
이서은 기자 (leesueeune@gmail.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권민제 대표 (특수교육 24)
담당 기자: 이서은 기자 (경제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