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6 (수)

대학알리

가톨릭대학교

“진흙 속의 진주”와 같은 성공회를 믿는 신학도의 이야기

"모든 가치관을 포용하는 종교라고 할 수 있어"

[편집자의 말] ‘캠퍼스 릴리전’는 사이비 종교의 대학가 포교가 증가한 만큼 피해를 막고자 올바른 종교에 대해 알리는 코너입니다. 신학 전공인 기자와 대학생 종교인의 만남을 통해 올바른 종교와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대학생의 종교 참여 비율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2022년 11월 학원복음화협의회에서 발표한 <2022년 대학생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대학생 중 종교인의 비율은 개신교, 불교, 천주교를 합쳐 평균 8.6%로 나타났다.


자세히 보면 개신교 14.5%, 불교 6.6%, 천주교 4.9%로 나타났으며 무종교인 숫자는 2017년 67.7%에서 2022년 73.7%로 대학생의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종교를 아예 포기하고 싶다”라는 질문에는 2017년 7.8%에서 2022년 13.7%로 약 6%로 증가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종교에 관해 대학생 사이에 부정적 이미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구교형 목사는 “젊은 세대들이 떠나간다는 것이 종교인이 되기 싫은 것이지 신앙과 영성을 버린 것은 아니다”라며 “종교인들이 젊은 세대들이 나누고 싶어 하는 주제와 그들이 생각하는 신앙과 종교를 찾아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종교가 사라지지 않으려면 소통과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며 “비슷한 사람끼리 대화하고 신앙하는 종교는 지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학생의 종교 참여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신앙을 지켜 나가고 있는 대학생이 우리 사회에 분포돼 있다. 이들의 신앙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이 추구하는 종교의 미래 지향성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코너의 세 번째 종교는 ‘성공회’다. 성공회를 믿는 대학생의 이야기를 듣고자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에 재학중인 양희권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성공회를 어떤 계기로 믿게 되었나요?


성공회를 다니게 된 계기는 성공회는 포용하는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다양한 신앙관을 가진 신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람이 맞고 이 사람이 틀리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우리는 성공회라는 교단 안에서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교회다”는 것을 고백하는 성공회 신앙관에 매력을 느껴 기존에 다녔던 개신교 교단에서 성공회로 교단을 옮기게 됐습니다.


또한 전례적으로도 매력을 느꼈습니다. 성공회는 서방 가톨릭의 전통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고 정교회의 전통 또한 공존하는 복합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교회의 전통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성공회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성공회 신자로서 신앙하고 있습니다.


성공회의 영성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많지 않으나 일상생활을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묵주반지를 끼고 다니거나 성공회의 기도 문화를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종교적인 가치관이나 이념이 충돌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개신교 교단의 신학대학을 다닙니다. 사실 요즘 한국의 개신교가 밟고 있는 발자취를 보면 보수적인 측면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성공회의 경우 사회 참여 활동이 활발하다 보니 개신교보다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성향을 지닌 종교입니다. 그러나 학교에 다니다 보면 제가 가지고 있는 (성공회적)이념과 가치관관으로 인해 개신교적 가치관을 가진 분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성공회를 다닌다고 지인에게 밝혔을 때 겪었던 오해나 편견이 있었나요?


성공회라는 교단이 타 그리스도교보다는 유명하거나 교세가 지 않아 사람들에게 성공회에 관해 물으면 ‘이단 아니야?’라고 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성공회의 전례를 보다 보면 가톨릭과 전례가 유사하다 보니 성공회의 경우 개신교인데, 성직자를 왜 목사가 아닌 신부라는 호칭을 쓰는지 물으면 조금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성공회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들도 헨리 8세, 영국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모르다 보니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대학생으로서 성공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성공회를 믿는 대학생 청년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활발한 활동을 하자”


청년들이 성당에 나와도 활발한 활동이 없다 보니 감사성찬례만 드리고 집으로 가거나 성당에 나오지 않는는 성공회 청년과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대학생들이 신앙적이나 개인적인 고민이 많은데 이러한 고민을 성공회 성당에서는 해소해 주지 못하다 보니 성공회 자체를 어려워하는 대학생들도 많이 있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비슷한 나이의 청년이나 대학생들과 함께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신앙적인 고민에 관해 나눌 수 있는 활동가 단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영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에게 예수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예수님은 친구입니다.


친구 중에서도 나보다 어른같이 챙겨주고 가끔 농담도 들어주고 또 가끔은 조언도 아끼지 않는 존재입니다. 친구같이 편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어려운 존재가 아닌 우리를 사랑하시는 존재이기 때문에 22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며 예수님은 친근하고 친구 같은 분이라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종교를 믿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성공회는 이런 종교야!’라고 설명한다면?

 

진흙 속의 진주와 같은 존재입니다.


어떤 신학관을 갖고 있던, 예수님에 관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던 그 생각이 이단이 아니라면 포용하는 곳이 성공회입니다. 저희는 보수인지, 진보인지 혹은 성소수자인지, 성소수자가 아닌지 타 교단이라면 제재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모든 가치관을 성공회는 존중하고 품어줍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교단이지만 진흙 속에 묻혀 있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종교이기 때문에 저는 성공회가 진흙 속의 진주와 같은 존재라 생각합니다.


현재 침체기인 종교가 어떻게 변해야 젊은 세대의 종교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주변에 비신자인 친구도 많고 가톨릭, 불교, 개신교 등등 타 종교를 가진 친구들도 많습니다. 또한 우리가 사는 시대가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종교는 청년들이 원하는 신앙과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청년들의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왜 이런 고난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그리스도교 종교들은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내리려고 고난을 주신 거예요”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가치관에 대해 종교를 갖고 있지 않는 청년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종교를 가진 청년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종교가 현재와 같이 발맞춰 가기에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바뀌어야 할 교회 문화가 바뀌지 않고 있는 겁니다.


대학생이나 청년들은 미래와 현실에 관한 고민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종교 참여는 멀리하면서 샤머니즘, 즉 무당을 찾아가거나 타로나 사주를 많이 봅니다. 이러한 현상은 어찌 보면 대학생이나 청년들도 영적인 갈망이 있는데 기성 종교들이 정확하게 해답을 못 내고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종교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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