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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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게임대전 : 롤 vs 오버워치

2016년 5월 롤이 피시방 점유율 200주 연속 1위 기록을 끝으로 제왕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롤은 과거의 스타크래프트 1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며 계속 게임의 제왕자리에 군림할 것 같았지만 블리자드가 5월 말 내놓은 야심찬 신작 오버워치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 됐다. 한동안에는 오버워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무려 10%까지 피시방 점유율 차이가 났지만 최근에는 3%차이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오버워치와 롤의 2파전이다. 이런 한국 게임계 판도 속, 롤쟁이 기자와 옵치쟁이 기자는 서로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기자소개

최기자 : 롤을 좋아하는 여자, 직접 하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아 직 계정 만렙도 못 찍은 심해 오브 심해. 서머 시즌에 상암 e스포츠 경기장까지 직관 을 자주 다녔다. 공식 유니폼까지 구입한 SKTT1 팀의 팬이다. 요즘은 롤드컵을 보 는 것이 삶의 낙.

권기자 : 옵치쟁이 레벨 233 1시즌 최고 57점 최종 56점 2시즌 현 점수 2699( 기사 마감 기준) 현 점수는 심해지만 곧 다이아로 갈 듯. 롤은 단 2판 만 에 접었다. 루나틱하이 팬. 류제홍의 아나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가 장 좋아하는 선수는 이태준. 주로 루시우, 아나, 젠야타, 리퍼, 윈스턴을 한다.

게임소개

리그 오브 레전드는 가상의 세계 발로란 대륙을 배경으로 하는 AOS 게임이다. 대규모의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 학회가 창설되어, 국가 간에 분쟁이 생기면 해당 국가를 대변하는 챔피언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소환사들을 통해 참가하는 경기를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 기본적인 배경이다. 즉, 게임을 하는 유저들은 모두 자신들이 플레이하는 ‘챔피언’을 조종하는 ‘소환사’인 셈이다. 5 대 5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소환사의 협곡’에서 이뤄지는 대전은, 각자의 역할과 플레이하는 위치에 따라 탑, 정글, 미드, 원거리딜러, 서포터 총 5개의 포지션으로 나뉘어 이루어진다. 한 사람이 잘한다고 팀 전체가 이기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팀플레이, 때로는 정치를 하기도 하면서 상대의 본거지에 있는 넥서스를 깨트리면 게임이 끝나게 된다.

오버워치는 전 세계에서 정예로 소집된 대원들로 조직한 UN 산하 군사조직이다. 지구의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옴니움의 로봇’들이 지구와 인류를 공격한 ‘옴닉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오버워치는 당시 옴닉사태를 종결시켰지만 내분으로 활동이 중단됐다. 하지만 오버워치 기지가 오버워치를 탈퇴한 영웅인 리퍼에게 습격을 당해, 오버워치는 비밀리에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다시 활동을 시작한 오버워치는 언제나 새로운 영웅을 환영한다. 당신이 오버워치의 영웅이 된다면 총, 활, 표창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한조가 되어 활을 쏘게 된다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오버워치를 접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기존 FPS와 다르게 영웅들은 다양한 스킬들과 궁극기를 사용하고 공격, 수비, 돌격, 지원 등으로 세분화된 역할들을 수행하게 된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점령 또는 화물 호위라는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흥행요인

최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의 폭발적인 흥행요인은 크게 3가지 정도가 있었는데, 먼저 AOS 게임 치고 낮 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출시되기 전까지 AOS 게임은 워크래프트3 유즈맵 정도뿐이었고, 그마저도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유로 극소수만이 플레이하는 비주류 장르였었다. 그러나 롤은 ‘직관적인 플레이’를 모토로 삼아, 컨트롤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 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팀 게임이라는 특성이 한국 특유의 게임 문화, 즉 친구들과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는 문화와 궁합이 잘 맞았다는 점 역시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에 출시된 많은 게임들이 과금을 요구하거나, 혹은 유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다 르게, 게임 상에서 과금을 하지 않아도 전혀 불이익이 없는 게임이라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마지 막은 국내에서 활성화 되어 있는 LCK(LOL Champions KOREA, 10개의 프로 팀이 출전하는 리그)리그를 통한 e스포츠로서의 재미 때문이다. 이 부분은 특히 기자 본인이 많이 체감하고 있 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프로게이머들이 활동하는 리그가 무척이나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권기자: 오버워치는 롤의 게임적 특성이 갖는 장점에, FPS라는 장르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 150 명에 달하는 롤의 챔피언에 비해 오버워치 영웅의 수는 22명이다. 많은 챔피언 수 때문에 롤 은 챔피언들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오버워치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티 어를 얻는데 걸리는 시간도 롤보다 적다. 또한 캐릭터의 특징들이 존재하지 않고, “누가 누 가 더 잘 쏘나”만이 중시됐던 기존의 단조로운 FPS와는 달리, 특징과 장단점이 모두 다른 영 웅들의 스킬과 궁극기가 게임에 반영됐다. 당장 서든어택만 봐도, 캐릭터가 누구인지는 게임 에 크게 상관없고 총으로 적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이 나는 구조였다. 오 버워치는 이러한 FPS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 롤에 존재하는 캐릭터의 개성들이 기존의 FPS 와 결합된 성공적인 혁신이다. 이 때문에 전략의 다양성이 보장되고, 팀플레이의 중요성이 극대화되었다.

오버워치는 유료게임이라는 한계를 제외하면 역시 롤처럼 과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 점이다. 스킨이 나오는 전리품상자를 돈을 지불해서 살수는 있지만 전리품 상자는 레벨을 올 리면 한 개씩 주는 것이라, 굳이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최기자: 완전 독점의 시대를 탈피하여 경쟁 체제로 들어온 덕분인지, 조금씩이나마 유저들의 불만을 수용해 해결하려는 노력들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해서 지적받았던 헬퍼(핵) 제재 문제에 대해서, ‘데마시아’라 불리는 새로운 보안 솔루션을 적용하여 지금까지 제재하지 못했던 헬퍼 사용 유저들을 무더기로 정 지시켰다. 지난 19일에는 라이엇 게임즈가 헬퍼 유포자 11 명을 입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이는 지금까지 헬 퍼를,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방만해 왔다고까지 볼 수 있는 라이엇이 앞으로는 헬퍼나 핵 유포자들에게 매우 강경한 입 장을 취할 것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부모님 안부”로 대표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고질적 인 문제로 지적받았던 과도한 욕설의 난무 등에 대해서도 대 책이 생겼다. 새로운 욕설 제재 프로그램이 가동됨에 따라 타 플레이어의 욕설을 신고하게 되면 그것이 올바른 신고임 이 확인되는 즉시 해당 유저에게 며칠 간 채팅을 칠 수 없게 끔 하고 신고의 횟수가 많아질 경우 처벌 수위를 조금씩 높이 는 해결책을 새롭게 내놓기도 했다. 고의로 아군에게 피해를 입혀 게임을 망치는 트롤링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매우 부진 한 편이다. 물론 단순히 실력이 충분하지 못해서 ‘똥을 싸는’ 것을 트롤링이라 치부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도 감안해야겠지 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강력해진 욕설 처벌에 비하면 그 수 위가 아직 크게 떨어진다.

권기자: 오버워치는 롤과 달리 욕설이 거의 없고 유저들의 매너가 좋 아 한동안 클린게임이라는 칭호가 달렸었다. 롤처럼 패드립 을 하는 사람들은 잘 못 봤다. (기자는 패드립 때문에 상처를 받아서 롤을 단 2판하고 접었다.) 하지만 유명세를 타고 유 저가 많아지면서 비매너 유저가 증가했다. 특히 체감하는 것 은 여성유저들에게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는 것. 기자는 목소리 톤이 높아서 보이스 채팅 시 가끔 여자 로 오해를 받는데, 게임에서 지면 잘못하지 않은 부분에 대 해서도 욕을 많이 먹는 경우가 있다. 여성유저 때문에 졌다 고 하는 인간들이 오버워치 커뮤니티에서나 게임 상에서나 종종 존재한다.

고의 트롤링에 대한 제재는 롤처럼 부진한 편이다. 탈주와 같 은 노골적인 트롤링에는 제재가 이루어지지만, 명백한 고의 트롤링에도 제재가 가해지는 않는 경우도 있다. 그도 그럴 것 이 대부분의 유저들이 싫어하는 모든 행위를 규제한다면 게 임의 자유도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을 트롤링으로 볼 것인가” 는 굉장히 애매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한조를 택했 다는 행위 자체를 트롤링으로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팀 조합에 전혀 이로울 것이 없는 영웅을 선택해 게임을 망치는 경우(트롤픽)도 경쟁전 유저들에게 너무나 큰 스트레 스를 준다. 롤보다 좋은 점은 욕을 하고 트롤링을 일삼는 유 저들을 30분에서 1시간동안 봐야하는 롤과 달리 오버워치는 단 20분 남짓만 보면 된다는 것.

리그

최기자: ‘롤챔스’라고 불리곤 하는 한국의 LOL Champions Korea 리그는 매년 여름과 봄에 매주 평일 경기를 진행 한다. LCK 팬으로서 좋아하는 팀, 좋아하는 선수들의 경 기를 정기적으로, 또한 안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무 척 기쁜 일이다. 올해 오버워치의 등장으로 리그 오브 레 전드의 화제성이 많이 떨어졌지만, 사실 지난여름 자주 다녀온 상암에서 본 많은 팬들의 열기는 별로 변하지 않 았다. 직관을 가면 그날 이긴 팀과 팬미팅을 하면서 사인 을 받거나 사진을 찍는 시간이 주어져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꽤나 자주 있다. 

최근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의 폐지가 결정된 것을 보 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지게 되면 e스포츠 판은 얼마 나 쉽게 개편될 수 있는지 느껴졌다. 오버워치의 아성이 무섭기는 하지만, LCK 리그를 아끼는 팬 중의 한 명으로 서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e스포츠로서 앞으로도 쭉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 하는 재미도 있지만 보는 재미도 무척 많은 게임이기 때문에.

권기자: 롤만이 리그가 활성화 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오버워치도 리 그가 있다. 해외에는 이미 대회가 많이 활성화 되어있고 국 내에서도 이번에 총상금 2억 원에 대전료까지 주는 큰 대회 가 열리고 있다. 오버워치 경기를 관전하는 것은 FPS게임의 특성상 화면이 너무 빨리 전환되기 때문에 어지러워 보일 수 있다. 또 각 영웅들의 스킬을 폭넓게 알지 못하면 어떻게 게 임이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각 영웅 들의 특성을 알고 보면 정말 재미있다. 리그 경기를 관전하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프로들이 정석적인 궁극기 분배, 스킬 분배를 통해 우리의 눈을 정화시킨다.

현재 한국의 오버워치 수준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얼마 전에 국내 최고 팀중 하나인 “ 루나틱하이”가 세계 1위 미국팀 “ENVYUS”를 꺾었다. 그리 고 만 15세 이상의 유소년들이 피시방에서 오버워치를 수련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오버워치의 전망은 밝다.(최강의 유스 시스템)

서로에 대한 생각

최기자 : 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오버워치에 대한 감정은 복잡한데, 한마디로 애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버워치의 출시 로 꺾이지 않을 것 같던 롤의 인기가 많이 꺾인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경쟁자의 등장으로 인해서 위기감 덕분에 라이 엇(Riot, League of Legends의 개발 회사)이 LOL 프로 리그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비매너 유저를 더욱 엄격하게 제재하게 되었기 때문에 약간 고마운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권기자 : 사실 롤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는 고등학생이여서 롤을 시작하면 수능을 망할 것 같다는 강박에 롤을 시작하지 않았다. 몇 판 해봤을 때도 어머니 안부를 묻는 등 심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바로 접었다. 기자는 게임 상에서 총을 잘 못 쏘지만 재 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웅들이 많다는 점에서 빠져들게 됐다. 지금은 해외대회, 국내대회 가리지 않고 보는 오버워치 마니아 다. 최근에 롤이 비매너 채팅유저, 핵 사용 유저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것으로 아는데, 오버워치도 이에 경각심을 가지고 바로 제제를 가했으면 좋겠다. 롤과 오버워치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게임의 질을 더 높였으면 한다.

 

 

권진희 기자 kjhne1031@naver.com / 최서진 기자 sinnarri97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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