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2 (수)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같이가치청춘]좋은 소비환경으로 항해하는, ‘성공회대 소비자협동조합 돛단배’

대학생이라면 일주일 중 며칠간은 수업을 듣고, 수업을 듣다보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프린트도 하면서 학교에서 돈을 쓰게 된다. 이렇게 매일 같이 돈을 써서 먹고 마시는데, 더 좋은 먹거리, 더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소비할 수 있다면 어떨까? 성공회대 소비자협동조합 돛단배(이하 돛단배)는 성공회대를 학내구성원들의 욕구를 풀어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활동하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해왔고, 앞으로는 어딜 향해 갈지 돛단배 활동가 정재환씨, 최다솔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대학생협주간을 맞아 캠페인을 진행하는 돛단배. 활동가 최다솔씨(가운데)와 정재환씨(우측) ]

 

- 돛단배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회대인들 아침밥 먹기 프로젝트 밥폰서’라는 사업을 했었어요. 아침밥을 꼭 챙겨먹을 수 있게 일주일에 한번 정도 아침에 식사를 팔았습니다, 간단한 주먹밥, 유부초밥 이런 것들을 만들어서 팔고 기숙사생들 같은 경우 미리 예약해서 신청하면 배달도 갔죠.

또 진행했던 사업 중 성공회대에 원래 운영되다가 14년도 2학기에 문을 닫은 ‘깐투치오’라는 카페를 시험기간에 운영한 게 있습니다. 운영하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 사람들의 요구로 시험기간에 한시적으로 야간까지 카페를 운영하고 커피도 팔고 했어요. 그밖에 협동조합 관련한 세미나와 외부 강사를 초빙한 강연을 여는 등의 활동도 쭉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2학기 시작 무렵 전공교재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했어요. 사회과학부와 사회복지학과를 대상으로 학내서점과 협력해서 전공서적을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를 학내 복지기금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했었어요.

이렇게 돛단배라는 이름으로 1년 가량 사업을 진행하다가 올해는 대학생협을 만들기 위해 대학생협 추진단을 만들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주(11월 15~17일)는 ‘대학생협주간’이라고 이름을 걸고, 대학생협이 우리 학교에 왜 필요한지, 지금 우리 학교 소비 상황은 어떤지에 대한 안내와 대학생협 설립 동의자를 모으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돛단배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4년부터 대학생협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 사람들이 몇 번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다가 학교에 옥상텃밭을 가꾸는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어하던 사람들과 만나 지금의 돛단배를 출범시키게 되었죠. 각자 학교에서 이런 활동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조직이나 대안이 있었으면 하는 고민이 있던 사람들이 만나서 모이게 된 것 같아요.

 

-돛단배는 학내 구성원 모두의 질 높은 소비를 기조로 삼고 있는데, ‘질 높은 소비’란 무엇인가요?

질 높은 소비는 다양할 수 있어요. ‘질 높은 소비란 이거다’라고 명확하게 정하지는 않았는데, 질 높은 소비에 대한 가치는 다 다를 수밖에 없고 논쟁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분들은 질 높은 소비를 친환경적인 제품을 소비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얻은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어요. 또 돈이 없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봤을 때 값싼 소비가 질 높은 소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정말 단편적인 예를 들면, 학식 맛없잖아요. 질 좋은 소비가 절대 아니란 말이에요. 학식이 맛있으면 좋겠다와 같이 학내구성원들의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그런 의미로서의 질 높은 소비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돛단배를 대학생협으로 확장하신다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돛단배 활동의 연장선에 대학생협 설립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요, 돛단배는 직원 한 분과 대학원생 한분 빼고는 다 학부생 분들이에요. 물론 이것도 되게 의미 있지만 학부생들 만의 조직으로 남는 것은 대학이라는 공간을 변화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봐요. 지금까지는 직원, 대학원생, 교수 분들과 함께 소비 환경을 만들고,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접점이 없었어요. 대학생협이라는 공동체가 마련된다면, 더 많은 주체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실제로 학교 안을 변화시켜 볼 수 있는 힘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학생협을 해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협주간 동안 학생들의 학내 소비를 알아보는 캠페인과 자취생과 기숙사생, 채식인들과의 간담회가 진행된다.]

 

-현재 대학생협을 추진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에는 어떤 주체들이 함께하고 있나요?

‘성공회대 생협 설립을 위한 3주체 협의회’라는 조직이 있어요. 이 조직에는 직원노조 대표, 교수 대표 세 명, 학생 대표 세명이 포함되어 있고, 올해 6월부터 대학생협 설립에 관한 협의를 진행해왔습니다.

 

-대학생협 설립 목표 시기는 언제인가요?

이번년도 12월 초. 정말 가깝죠? 몇 주 뒤에요.

그때 창립총회를 진행할 계획인데 사실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설립하는 시기를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고 해요. 만약에 설립이 어려운 상황이면,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아니라 5명만 모여도 신고가 가능한 일반 협동조합으로 신고하게 될 것 같아요.

 

-앞으로 돛단배, 그리고 대학생협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대학생협을 세우는 과정이 굉장히 지난해요. 300명 설립동의자를 모으고, 3000만원을 모아야 대학생협 설립 신고를 할 수 있어요. 이만큼의 설립동의자와 돈을 모으는 것이 당장의 목표입니다. 돈도 돈이고, 사람도 모으기도 힘드니까 이 과정이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죠.

만약 이 과정을 지나고, 대학생협이 만들어진다면 학생들이 주인이 되는 조합으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것 같아요. 다른 대학에도 대학생협이 있지만 대부분 이사장이 총장, 학생처장 같은 사람들인데, 학교 직원들이 만들어서 학생 복지를 위해 생협을 사용하거나 학교에서 간접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기 위해서 생협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에요. 하지만 대학생협의 본래 취지는 조합원들이 주인이 되는 경제적 공동체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서 다수이자 어쩌면 학교에서 가장 많은 소비를 하고 있을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 운영에 참여하는 조합을 만들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대학생협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정말 직설적으로 요청하고 싶은 거는 “지금 대학생협 설립동의자를 모집하는데 거기에 동참해야 대학생협이 만들어질 수 있다. 많이들 설립동의자에 가입해주셔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교수, 직원의 수가 적은 성공회대 특성 때문에 설립할 때 학생들의 힘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이런 문제의식에 동참하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없으면 앞으로도 이런 활동들이 굉장히 어려울 거예요. 예전에 성공회대 대학생협을 만들려고 시도했던 분들이 학생들의 참여가 더 많았어야 했다고 말씀하세요. 이런 게 필요하다고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해줘야 대학생협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고, 동참하는 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하고 싶어요.

[ 대학생협이 설립된 이후 개인적으로 뭘 하고 싶냐는 물음에 최다솔씨는 옥상텃밭 가꾸기를, 정재환씨는 자취생들을 위한 매장오픈을 꼽았다. ]

 

-설립 동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설립 동의서를 작성하고 출자금 납부를 해야 돼요. 저희가 출자금을 최소 5만원으로 잡고 있는데, 학생 500명 정도가 설립 동의 가입하겠다고 하면 3만원까지 출자금을 낮출 수 있어요. 그보다 더 많이 가입하시면 낮출 수도 있죠. 사실 전교생이 다 가입하면 5천원만 내도 가능할 것 같은데 그거는 불가능하니까.(웃음) 대부분 출자금이 많이 부담이실 텐데 설립동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만 해도 출자금은 낮아지고 충분히 바뀔 수 있어요.

우리 학교에 정말 먹을 거 없고, 돈 쓸 곳이 없다는 거 모두가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대학생협 만드는 움직임을 그냥 ‘뭐 하나보네’라는 생각보다 ‘저런 거 하면 뭔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마음과 생각으로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같이가치청춘’은 획일화된 삶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협동조합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는 코너입니다. 이 콘텐츠는 <같이가치 with kakao>, <서울시 협동조합지원센터>, <대학언론협동조합>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