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2 (일)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겁나 솔직한 7+1 후기

7+1 모집이 시작됐다.

가야하는지 모르겠지만 남들 가니까 가야겠기도 하고, 계속 생각하다보니 가고싶어 지는 것 같기도 하고칭찬일색인 우리 글로벌한 외대의 자랑이라니 뿌듯해지기도 하고.

남들이 알려주지 않은 ‘겁나’ 솔직한 7+1후기 보여드린다. 대안은 여러분이 만들어나가는 것, 참고만 하시라.

'7+1 파견학생제도'는 한국외대 학생들이 8학기의 재학 기간 중 최소 1개 학기는 외국 대학에서 수학하게 함으로써 재학생의 국제적 마인드를 향상시키기 위해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교환학생 제도와 달리 방문학생 자격으로 파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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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은 8이 맞습니다. ⓒLG U+

Interview 1. 어학실력늘었죠.

[2012년 영미권 7+1, 사회대 J군]

Q. 어떤 기대를 가지고 다녀온 건가요?

J군 : 솔직히 기대 많이 안하긴 했어요. 입학할 때 그래도 장학금 타면서 들어왔고, 군대 간 사이에 동기들 다녀오는 거 보고 저도 다녀온 거거든요. 특별히 이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연스럽게 다녀왔네요.

Q. 7+1, 어떻게 생각하세요?

J군 : 7+1이 문제가 뭐냐면요, (기자는 굳이 문제를 묻지 않았는데 먼저 문제라고 표현했다) 배우던 게 너무 달라서 학문간 연계성을 못 느끼겠다는 거에요. 수업방식이나 과제도 다르고, 내가 그동안 배운게 해외에서도 먹힌다는 느낌을 못 받겠어요.

Q. 그건 학과나 학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J군 : 저는 그래도 제 전공인 A학과가 유명하다는 대학으로 갔어요. 그리고 그곳 교수님들께 미리 메일을 보내서 청강도 여러 개 했죠. 그리고 느낀 게 이거에요. 한학기라는 시간도 부족하고, 배워볼래야 배우기도 힘들고, 자신의 전공을 해외에서 배워본다?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학교는 별로 글로벌하지 못하다는 걸 알고 왔습니다. 뭐, 영어실력은 많이 늘었습니다.

Q. 저는 어학이라도 잘하고 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데

J군 : 어학도 사실 잘 늘어난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그 학교에서 어울린 건 본토사람들이 아니라 중국인이나 일본인이었어요. 현지인들과 연결해주는 버디프로그램이 있긴 한데, 이거 복불복입니다. 나쁜놈걸리면 그냥 있는 둥 마는 둥해요. 결국 유학생들끼리 어울리다가 끝납니다. 그렇게 아시아인끼리 쓰는 영어가.. 음.. 의사소통은 되는데 완벽한 영어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7+1간 친구들 페이스북 잘 보세요. 미국 가서 중국인이랑 친구 맺고 옵니다.

Q. 7+1가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J군 : 그곳 음식 많이 먹고 여행이나 많이 하다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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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Interview 2. 이게 정말 외대의 프로그램인가요?

[2013년 서유럽 7+1 K양, 2013 동남아 7+1 B양]

Q. 어떤 기대를 하고 다녀왔나요?

서유럽 K양 : 대학 와서 처음 배운 언어로 수업을 들어본다는 것?

동남아 B양 : 저도 한국에서는 쓸래야 쓸 수 없는 언어를 마음껏 사용 해보고 싶었어요.

Q. 7+1,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유럽 K양 : 좋았어요. 내가 배운 언어로 마음껏 얘기해보고, 문화도 익히고 정말 좋았어요.

동남아 B양 : 저도 어문계열 부심(?)을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정말 외대 같다는 생각을 했죠. 주변에서 보는 눈도 그렇고요.

Q. 근데 왜 인터뷰를 자처하셨나요?

 서유럽K양 + 동남아B양 : 아쉬운 게 많았습니다. 우린 외대생인데 외대 같지 않았거든요.

서유럽K양 : 우선 7+1가는 중에 학교가 해주는 게 없습니다. 컨택해주고 입학허가서 나오면 끝이고, 그 외는 해당 학교와 개인의 정보력으로 커버해야 해요. 이전에 다녀온 사람들과 연결해주기도 하는데, 시시각각 변하기도 하고, 세세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남아B양 : 저도 그랬어요. 저는 특히 다른 사람들이 많이 안 갔던 학교에 가는 거라서 더 힘들었어요. 결국 그곳 한인회에 연락하고 대사관에도 전화해보면서 정보 얻고 나름 다른 사람들보다 잘 다녀온 거 같아요. 사실 행정절차나, 생활에 관한 것들은 별 불만이 없어요. 제 인생에 도움이 된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근데, 거기서 공부할 때 필요한건 얘기를 해줘야하는데, 그런 차이에 대해서는 얘기해주지 않아요.

Q. 그래서 외대라는 걸 못 느낀건가요?

서유럽K양 : 우선 그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해당학교 안에서도 관리가 전혀 안된다는 거에요. 학점인정절차도 깔끔하지 않고요. 그리고 우리학교가 해당학교에 대한 정보를 완벽하게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학교의 현지 평판이나 지역에 대한 정보, 어떤 교수의 무슨 수업이 좋은지 알 수 없어요. MOU하나만 맺어놓고 이 안에서 외대라는 게 있는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왔습니다.

동남아B양 : 제가 다녀온 학교는 그 나라에서는 이류 혹은 삼류대학으로 통해요. 근데 주변의 모 학교 다니는 제 친구는, 그 나라의 최고대학으로 가더라고요. 물론 주어진 환경에서도 최고의 효율을 보여주고 왔다고 자부하지만, 외대라는 이름이 무색해 지는 것 같아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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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는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Interview 3. 취업엔 별로 쓸모없어요

[2010년 영·미권 7+1 C사원, 현재 대기업 S 계열사 인사팀 근무]

Q. 본인 소개 해주실 수 있나요?

없습니다. 학교에 자주 얼굴비추기도 하고 아는 교수님도 많아서 이런 공격적인 잡지에 나오기는 쉽지 않네요.

Q. 알겠습니다. 그럼 위 정보정도만 제공할게요. 그리고 7+1,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별로 필요 없습니다. 외대뿐만 아니라 이름 있는 대학이라면 거의 모두가 해외수학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공부를 하는데 효율성은 굉장히 낮으며, 어학연수정도로 생각하고 평가합니다.

Q. 그래도 케이스에 따라 다르지 않겠습니까?

서류나 면접에서 이때 보고 느낀 것을 잘 얘기한다면 득이 되겠지만,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는 스펙에서 이런 내용은 높게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Q. 프로그램이 미비하다는 증거일까요?

 사실 회사에서는 프로그램이 좋고 나쁘고 는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정말 이름 있는 해외 대학들을 빼면요. 프로그램이 좋냐 나쁘냐 보다는, 동일한 경력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개나 소나 다 다녀오는데 그걸 뭐 하러 평가할까요?

그리고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지원자들의 능력입니다. 사실 회사에서, 해외연수생들에게 기대하는 건 어학과 지역정보인데, 그건 6개월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쪽에서 태어나서 대학 나온 사람들 수두룩한데, 우리나라에서 겨우 한 학기 다녀온 사람들을 높이 평가 할 수 없지요. 그리고 나중에 필요하다면 따로 교육시켜서 보내면 되는데요.

Q. 혹시 동생이 외대에서 7+1을 간다면 찬성할건가요?

목적을 공부로 두거나 스펙으로 둔다면 반대합니다. 하지만 해외대학을 체험하고 놀고 오겠다고 하는 거면 적극 찬성합니다.

 조봉현 기자 chop01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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