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3 (화)

대학알리

한림대학교

‘수강신청 대란’ 1부, 미처 말하지 못한 그 학생들의 속사정.

4학년 사전수강신청 당일, 수강신청 페이지 접속 오류 화면.

 

* 아래 상황은 실제 4학년 수강신청 대란 당시 상황을 피해학생, 교무팀 근로학생, 총학생회 회장단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1. 서버의 폭발, 내 2학기도 폭발? - 피해 학생

당시 나는 하계현장실습을 하던 4학년이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하는 날이었고, 9시 30분에는 회사 미팅이 있어 9시에 시작하는 수강신청을 빨리 끝내고 업무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9시가 되었다. 나는 재빨리 수강신청 링크를 눌렀다. 그런데 서버가 다운되어 들어가지지 않았다. 몇 번이고 링크를 클릭하다가 겨우 서버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로그인 오류가 떴다. 나는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한 줄 알고 계속 비밀번호 확인창만 클릭했다. 그런데 그 창을 아무리 클릭해도 변하는 건 없었다. 로그인 오류라는 경고창만 뜰 뿐이었다.

20분가량 컴퓨터와 씨름을 해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9시 30분으로 수강신청이 미루어졌다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지만, 회사 미팅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와 어쩔 수 없이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어떠한 강의도 신청하지 못했다. 허탈감만 가득했다.

뒤늦게 수강신청이 1시로 미루어진다는 문자 메시지를 재통보 받았다. 하지만 나는 회사에 출근해 있는 상태였고, 점심시간에는 회사 국장님, 전무님과의 식사가 잡혀있었다. 나는 그 날, 수강신청에 실패했다. 아니, 실패보다도 애초에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후, 다른 학생들을 통해서 들은 사실이지만, 학생마다 메시지가 도착한 시간도 다 달랐고, 학교 교무팀 응대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이렇게밖에 대처를 할 수 없었던 건가? 나는 왜 이런 피해를 봐야 하는 건가?

 

#2. 오늘의 업무는 전화 받고 사과하기? - 교무팀 근로 직원

4학년 수강신청 당일, 난 교무팀에 출근했다. 출근 때까지만 해도 수강신청 민원이 많아봐야 한, 두건 정도 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강신청 서버가 터지자, 전화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했다. 9시에 전화 문의가 시작되고 나서, 동시에 서버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학생들이 끊임없이 전화한 것이다.

난 이 사건이 사실상 교무팀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실제 문제는 서버 혹은 홈페이지 문제로 교무팀 담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끊임없는 전화에 교무팀 담당 교직원분들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 가며 열심히 학생들의 전화에 응대해 주었다.

하지만 이런 교직원분들의 노력을 모른 채 많은 학생들은 교직원분들에게 도를 넘는 행위를 했다. 욕을 하는 사람, 고성을 지르는 사람, 반말 쓰는 사람, PC방비를 물어달라고 하는 사람 등등 몇몇 학생들의 문의 태도가 정말 엉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하게는 자신의 수강신청을 알아서 다 해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4학년이고 그만큼 자신의 수강신청에 한 학기가 달렸기 때문에 화나고 불쾌한 감정은 나도 백번 공감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교무팀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님에도 학생들의 민원을 듣고 수없이 미안하다고 하는 교직원분들의 입장을 학생들이 이해해주고, 도를 넘는 행동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무팀에서 전송한 시간 변경 공지 문자.

 

#3. 갑작스러운 서버 폭발, 긴급회의 소집. - 총학생회 회장

나도 4학년이라 사건이 벌어진 바로 그 날, 수강신청을 하려고 여느 때처럼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렇지만 로그인 오류가 떴고, 처음에는 나 역시도 한 명의 학생으로서 학생지원팀에 문의했다. 그렇지만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고, 결국 학생지원팀장님, 교무팀장님, 대외홍보팀장님과 11시에 미팅을 잡기로 했다. 미팅은 말이 회의였지, 사실상 학교 측의 상황 설명회 쪽에 가까웠다.

학교 측 설명으로는 사건 당일 수강신청 시작 이전인 8시, 8시 30분에 홈페이지 외주 업체에서 두 번 사전 서버점검을 실시했다고 한다. 처음 8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8시 30분쯤에 서버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렸다고 한다. 이후 학교 측에선 홈페이지에 수강신청 시간이 늦춰졌다고 공지하려 했으나, 학생들이 서버에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말았다. 때문에 학교 측은 수강신청 연기에 대해 홈페이지에 공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뒤늦게 학교 측은 공지 문자를 보냈지만, 많은 학생들이 학생정보시스템에 연락처를 적지 않거나 번호가 바뀌어 문자가 선별적으로 발송되었다고 했다. 게다가 어떤 학생들은 수강신청 대란 당시, 일부 강의의 수강신청에 성공해 형평성 문제 역시 불거지는 상황이었다.

문제의 원인은 학교가 이번에 수강신청 홈페이지 관련해서 계약한 새로운 업체였다. 이 업체는 대규모 인원이 사용하는 서버를 한 번도 맡아본 적이 없었기에 당연히 진행에 미숙 할 수밖에 없었다.

난 이 부분은 명확히 학교의 책임이라고 판단하고, 학교 측에 즉시 사과문을 올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교직원들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학생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커뮤니티와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기재했다.

이번 사건은 그간 항상 있었던 수강신청 문제의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 이후 많은 학교 교직원들이 수강신청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다 같이 공감했고, 스마트 캠퍼스 구축사업과 함께 많은 부분을 변경할 것이라고 했다. 사건 당시에는 당혹스러웠지만, 앞으로 더 좋은 수강신청 시스템을 위해 학교가 더욱 힘써 주었으면 한다.

 

2부 기사에서 계속.

(‘수강신청 대란’ 2부는 심층 기획 기사로서, 왜 수강신청 대란이 일어났고, 사이사이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관한 기사입니다. 2부는 한림 알리 인터넷 판으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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