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대학알리

한림대학교

즐거운 성생활을 위한 피임법

ⓒ스브스뉴스 [Finder #5] 피임은 '전체연령가' 이브 콘돔

  우리나라 사회는 암묵적으로 ‘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침묵하고 부끄러워한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유교 문화가 남아 있는 탓이다. 그러나 성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니며 특히 피임의 경우, 공교육에서부터 올바른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필수적인 지식인데 비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다.

  먼저 피임법의 중요성에 대해 상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피임하는 목적은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뿐만 아니라 피임은 성병을 막아줄 수 있다. 여기서 성병이란 성적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을 말한다. 그 예로는 면역세포를 파괴해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에이즈(AIDS), 피부궤양, 발진 등을 일으키며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게 전파하기도 하는 매독, 여성에게는 자궁경부, 질, 요도, 골반 내에 염증을, 남성에게는 전립선, 고환 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임질 등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로 알아야 할 실용적이고 올바른 피임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본 기사를 통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올바른 피임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여러 가지 피임법

  피임법의 종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 종류에는 가장 간편한 남성 콘돔부터 시작해 경구 피임약, 피임주사, 임플라논(피하 이식장치), 루프 등이 있다.

 

남성 콘돔

: 남성의 성기에 씌워서 정액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법.                                          

        

- 사용법 :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준비한 콘돔의 유통기한을 확인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콘돔은 쉽게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정액을 받는 부분을 잡고 발기한 음경에 씌운다. 공기가 들어가면 사정 시 압력으로 콘돔이 터질 수 있다. 사정 후에는 질 내에 정액이 흐르지 않도록 바로 끝을 묶어서 버린다.

- 특징 : 콘돔과 지용성 윤활제를 함께 사용할 경우, 라텍스 재질의 콘돔에 구멍이 날 수 있다. 수용성 윤활제를 쓰거나 천연고무 등의 다른 재질로 만들어진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 주의사항 : 사정 직전에만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정액이 아닌 쿠퍼액에도 정자가 있을 수 있어 임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 번 발기마다 한 개의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경구 피임약 (사전 피임약)

: 호르몬 성분으로 된 약.                                                                           

   

                                                                                                         ⓒ마이보라

- 사용법 : 매일, 일정한 시간에 복용해야 한다. 배란 및 착상을 방지하며 자궁경관 점액을 더 끈끈해지게 해 정자의 활동을 저해시키고 통과를 막는 원리이다. 21일 동안 약을 먹고 7일 동안은 먹지 않는 21+7 방식의 복용법이 가장 많다. 일반적으로 피임 주기마다 20일 이상 복용해야 하고 복용법은 약의 성분마다 달라진다.

- 특징 : 호르몬 성분이다 보니 피임 목적뿐 아니라 여드름 치료, 생리통 완화 등에도 쓰인다. 임신 중에 배란을 억제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로 작용해 배란을 막는다.

- 주의사항 : 물리적 접촉을 막는 방법이 아니어서 성적 접촉을 매개로 하는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피임약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복용 전 먼저 의사와의 상담을 권장한다. 또한 피임 효과를 떨어뜨리는 성분의 약물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부작용은 대체로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이다. 부작용의 정도가 심하면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꾸거나 다른 피임법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호르몬 루프

: 자궁 내 장치(Intrauterine device). T자 모양의 플라스틱 장치이다.                                 

    

                                                                               ⓒWikipedia

- 사용법 : 자궁 내에 삽입한 루프에서 황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프로게스틴 중 레보노르게스트렐 성분이 방출된다. 이 성분은 자궁내막은 얇아지게, 점액은 끈끈하게 만들어 정자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며 수정란이 착상되는 것도 막아준다.

- 특징 : 미레나와 제이디스 두 종류가 있다. 미레나는 5년간, 제이디스는 3년간 피임 효과가 지속된다. 자궁을 제외한 신체의 다른 곳에는 미치는 영향이 없다. 때문에 배란은 정상적으로 일어나며 자궁내막을 얇아지게 해 생리혈의 양과 생리통이 감소한다. 그래서 자궁내막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는 선근증 혹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 존재해 통증을 일으키고 심하게는 불임에까지 이르게 하는 자궁내막증 치료를 목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 주의사항 : 루프 삽입 시 통증 또는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삽입 직후 3~6개월 동안은 부정 출혈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약 6%의 확률로 루프가 자연적으로 배출되는 경우도 있다. 경구피임약과 마찬가지로, 성 매개 질환 예방효과는 없다. 비용은 다른 피임법에 비해 높은 편이다.

 

임플라논

: 작은 성냥개비 모양을 한 플라스틱 장치.                                                                

      

- 사용법 : 팔 위쪽의 안쪽 피부 바로 아래에 삽입한다. 호르몬이 방출되어 3년간 피임 효과가 지속되는 원리이다. 생리를 시작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이식해야 하고, 이식한 날부터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 특징 : 임플라논에 들어있는 호르몬은 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역할을 하는 에토노게스트렐 성분이다. 여기서 프로게스테론이란 여성의 생식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에스트로겐과 함께 여성의 생식 주기를 조절한다. 임플라논을 삽입하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피부의 두께에 따라 기구가 만져지기도 한다. 임플라논을 삽입하는 시간은 약 1분, 제거하는 시간은 약 3분이다. 대부분 시술 후 이전보다 생리통 증상이 완화된다.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나 비만, 흡연자도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유 중에도 안전하다. 루프와 마찬가지로 비용이 많이 든다.

- 주의사항 : 이식한 후에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비정기적인 출혈을 겪는 경우가 있다. 짧게는 3~4개월에서 길면 6~12개월까지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삽입 시 통증이나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제거해도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임플라논 역시 성 매개질환 예방효과가 없으므로 콘돔을 착용해야 한다.

 

피임주사

: 프로게스틴 성분의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                                                            

      

- 사용법 : 산부인과에 방문해서 임신 여부를 확인한 후 주사를 맞는다. 피임 효과는 3개월간 유지된다. 12주(최대 14주 이내) 후에 다시 맞아야 하며 다시 주사를 맞아야 하는 날로부터 2주 이상 지나면 피임 효과가 떨어지므로 임신이 가능해진다.

- 특징 : 프로게스틴 성분이 배란을 억제하고 점액을 끈끈하게 만들어 정자가 통과하는 것을 막는다. 효과가 지속되는 3개월 동안은 피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주사의 성분이 에스트로겐이 아니므로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여성도 사용할 수 있다. 수유 중에도 사용 할 수 있다.

- 주의사항 : 부정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생리 기간이 늘어나기도 하며 생리 중이 아닐 때도 혈이 비치기도 한다. 식욕이 증가하고 체중이 늘 수도 있다. 드물게 두통, 성욕 감소, 우울감, 어지러움 그리고 탈모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6~9개월의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기도 한다. 다만 그 후에도 부작용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다른 피임법으로 바꿀 것을 권장한다.

 

 응급 피임법

 

응급 피임약 (사후 피임약)

: 정규 피임법을 하지 못했거나 질외사정을 하지 못한 경우 혹은 강간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일반 피임약에 비해 10배 이상의 호르몬이 함유되어있어 여성의 몸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차선책으로만 고려해야 한다.

 

- 사용법 : 성관계 후 3~5일 이내에 복용한다. 이는 이론적인 기간이며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응급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다.

- 특징 : 응급 피임약에는 율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UPA)와 레보노르게스트렐(LNG) 두 가지 종류가 있다. UPA는 성관계 후 5일까지 복용 가능하며 관계로부터 복용 시까지 시간이 지나도 피임 성공률이 감소하지 않는다. 반면 LNG는 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먹어야 하며 시간이 지나면 성공률이 떨어지므로 최대한 빨리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니 UPA는 관계 후 5일 이내라면 복용 시기에 상관없이 효과가 나타나고, LNG의 경우 복용 가능 시간의 최대는 72시간 이내이긴 하지만 빨리 복용할수록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응급피임약은 정규피임법이 아니다. 피임 효과 100%를 보장하는 대책이 아니므로 정규 피임법을 반드시 실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응급 피임약을 사용하는 편이 확실히 낫다.

- 주의사항 : 생리 주기 내 딱 1번만 복용할 수 있다. 약 복용 후 3시간 이내에 구토하면 다시 먹어야 한다. 부작용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구역질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생리 주기가 바뀌거나 생리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생리 주기가 안정되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피임 효과를 떨어뜨리는 약물이 있으므로 응급 피임약 사용 전 의료인과의 상담이 필요하다.

 

 여기까지 다양한 정규피임법들과 응급피임법을 알아보았다. 각각의 피임 성공률은 모두 다르고 개인에게 맞는 피임 방법이 다르므로 나에게 적합한 피임법을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서 전문가들은 한 가지의 피임법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 모두가 피임하는 듀얼 프로텍션(Dual Protection)’, 즉 상호피임법을 추천한다. 여성은 피임 성공률이 높은 루프나 임플라논을, 남성은 성병을 막을 수 있는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다. 듀얼 프로텍션은 피임과 성 매개 질환 예방효과 모두 잡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성적 접촉을 매개로 하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피임법은 오직 콘돔뿐이라는 것이다. 위에서 다룬 내용은 지극히 기본적이지만 정석적이고 올바르다. 여러분이 단지 이 기사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피임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정확한 피임법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취재/글= 한정현 기자 junghyun07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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