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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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특혜 논란 고소 취하’ 총학생회 인터뷰 – 2부

‘학점특혜 논란 고소 취하총학생회 인터뷰 – 2부

 

지난해 가을 논란이 김인경 학점특혜 사건.’ 사건으로 외대 학생들이 그동안 느낀 분노와 허탈감을 생각하면 학점특혜 논란 고소 취하는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주제다. 고소 취하를 결정한 총학생회 역시 지난 6월 13일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학교와의 협의가 학생들을 완전히 납득시킬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밝혔다.

 

그럼에도 총학생회가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학교가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요구를 실현할 의지가 있는지, 총학생회가 학교의 무분별한 운영을 견제할 방책이 있는지 듣고자 안중헌 총학생회장, 전병수 부총학생회장을 지난 6 18 총학생회실에서 만났다.

 

 

“학교가 수용한 요구안 진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 압박할 것”

 

• 엘리베이터 설치

알리: 총장이 수용한 4가지 요구안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묻고 싶다. 엘리베이터 설치, 성폭력 근절을 위한 시스템 구축, 학사제도협의회 등이 있는데, 엘리베이터 설치는 잘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총장과의 대화에서는 올 11월에 시작해 내년 3월에 완공한다고 언급됐는데.​

총(안중헌 총학생회장): (총학으로) 공문이 왔다. 건물들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있는지 없는지 평가 결과가 나온 공문을 건설기획팀으로부터 받았고, 진행될 거다. 만약에 추경으로 진행이 안 된다면, 2학기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엘리베이터 설치 예산을 책정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부(전병수 부총학생회장): 추경에서 당연히 될 것이다. 기획조정처 담당 업무인데, 총장과의 대화에서 총장도 가능하다고 했고 당시 기획조정처장이 직접 할 수 있다고 말했기에 여기에 대한 의심의 여지는 없다. 오히려 당황스러웠던 건, 이렇게 쉽게 될 것을 그동안 그렇게.... (끌어온 것인지).

학우분들이 이런 과정을 보셔야 한다. 이렇게 움직이면 된다는 것을 인식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성폭력 근절 시스템 구축

알리: ‘성폭력 근절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서는 총장과의 대화에서 김인철 총장이 성평등센터 홈페이지를 만들고 인력을 더 추가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외에 면담 과정에서 추가로 들어간 내용이 있나?

: 일단 선언을 해야 한다.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님들에 대해 “그 사람들 잘못했다”라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성폭력이 잘못됐고 이를 막겠다는 신념과 의지를 보여주면 실무진들이 그에 맞춰 시스템을 만들고 구축을 하는 것이다. 총장이 직접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총장부터 절차를 논하고 있다. 본인은 사회과학자라고 말하면서.

: 성평등센터 홈페이지는 완성됐고 피해자가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이 됐다. 다만 로그인을 통한 신청이냐 익명으로 신청하느냐를 놓고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다. 센터에 계신 선생님들 말씀 들어보면 아직도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시더라. 물론 학교에서는 열 명의 자문 변호인단을 구성했으며 변화 의지를 갖고 추진하려 하지만, 결국 총학이 지속적으로 요구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외대 사회에서 성폭력이 발생했고 그 외에도 (한국 사회에서도) 어마어마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지속적으로 (학교에) 압박한다면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 시스템 구축의 미흡한 점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총학 공약의 인권 항목에 나와 있다. 이 가운데 강의평가에서 “차별, 혐오, 희롱 발언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 항목이 2학기부터 추가될 예정이다.

 

알리: 학교에서 수용을 한 것인가?

: 2학기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답을 받아 놨다. 또 징계위원회에 학생을 포함하라는 내용도 요구하고 있다. 징계위원회에 전문가가 없다. 모두 교수와 교직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고려해야 할 것을 제대로 배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피해자 중심주의라던가 2차 가해 방지 등 이런 원칙들이 미흡하다고 생각해서 세밀하게 다뤄 나가는 것이다. 징계위원회에 (학생을) 추가해 달라는 것도 일종의 제도적인 보장을 요구하는 사례로 볼 수 있겠다.

: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들의 파면이다. 총회 요구안의 첫 번째 항목이기도 하고.

: 이 부분은 파면이 될 거라고 예상은 하는데, 끝까지 예의 주시할 사안이다. 필요하면 행동을 해서라도 관철이 될 수 있도록.

 

알리: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지?

: 중운위에서 논의는 했다. 진행되는 상황을 보다가 파면 관련해서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하지 않겠냐고 의견이 나왔고, 목소리를 내는 방식은 입장문이 될 수도 있고 타 대학의 사례처럼 당일에 상황을 파악해서 행동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즉 계속 긴장하도록 압박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알리: 성폭력 가해 교수들은 파면이 될까?

: 어떻게 될지 감이 안 잡힌다. 교수 사회에서는 파면으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 들었는데, 그것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 “시간이 좀 지났으니까 봐주자 “. 이럴 수도 있고 학교가 항상 그래 오지 않았나. 저희가 해야 할 일은 (학교에) ‘그럴 때가 아니다’, 이런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학사제도협의회

알리: 학사제도협의회의 구성원은 어떻게 되고 다루는 의제는 무엇인가.

: 학사제도협의회를 공약으로 내건 이유는, 그동안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통보되어 왔던 학사 제도에 대한 제도적인 방지책을 갖고 가자는 취지다. 결국 학생들이 학사 제도의 영향을 제일 크게 받는데,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공지도 없이 벌어진 게 많지 않았나.

협의회의 역할은 학사제도 변경이 있을 때 교무위원회를 통과한 사안에 대한 심의 및 거부권 등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학사제도협의회가 현실화되면 우선 가장 불만이 많은 어학 강의 절대평가, 이중 부전공 강의 부족 문제, 재수강 학점 등을 우선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구성원은 학생대표, 학생인재개발처, 교무처 등이 모여서 논의 후 의결하는 의결기구의 형식을 띄지 않을까 싶다.

 

알리: 이 부분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 6월 중으로 첫 회의가 잡힐 예정이다. 6월 말에 교무회의 들어가서 학교의 입장을 파악하고, 방학 중에 집중적으로 논의해 2학기 중에 확정 짓고 19년도부터 시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논의와 동시에 총학 내에서도 집중적으로 관련 내용과 자료를 취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중운위 위원들이 각 단과대학 대표자들인 만큼, 단과대 학장님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합리적,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자 한다.

 

”총장직선제는 내부 정리 필요… 박철 헌법소원 결과는 가을 예상”

 

알리: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총장에게 있지 않나. 총장 직선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생각하고 있는지?

: (총장) 직선제는 법리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사회가 독점하고 있는 총장 선출 권한이 분리돼야 한다. 전국 대학교 학생 네트워크에서도 올해 제1 의제를 ‘총장 직선제’로 선정했다. 다만 법이 바뀔 거라고 낙관할 수는 없기에, 총학 내에서 ‘총장선출제도 개선위원회 TF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총장 선출제도에 대한 연구 분석을 통해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것이다. 또한 교수협의회, 노동조합 등과 면담을 통해 서로 이해관계를 맞추고 (총장 선출에 있어) 학생들의 비율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올해 안에 찾고자 한다.

 

알리: 얼마 전에 학교 재단 이사회가 ‘총장선출제도 개선 소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들었다.

: 학생, 노조, 교수가 모두 포함돼야 하는 복잡한 문제다. 교수협의회와 노조 사이에서 총학 입장이 난감하다. 결국 어떤 길이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중인데, 답변하기가 참 어렵다. 일단 원론적인 입장을 되짚어 보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정리해서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게 어떨까 싶다. 무엇보다 이사회 소위원회에서 총학을 찾아온 것도 아니고, 노조와 교협도 한 번 밖에 못 만났다. 또 그분들(노조, 교협)은 입장이 워낙 강해서 우리 이야기를 꺼내기도 벅찬 감이 있다. 따라서 내부 정리를 먼저 하려고 한다.

 

 

알리: 면담 당시 박철 명예교수 해임과 관련해서는 이야기를 나눴는지?

: 명예교수 해임에 대해 총장의 입장은 분명하다.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면 교원인사위원회를 소집해서 이사회에 (해임 안건을) 올리겠다고 한다.

: 명예교수를 해임하라는 목소리가 약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논의를 미루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총학은 해임 문제를 절대로 간과하지 않을 것이며 꾸준히 목소리를 낼 거다. 교비 횡령을 한 사람을 명예교수로 임명하는 건 말이 안 된다.

: 그리고 (박철 전 총장의) 헌법소원이 인용되면, 전국 모든 사립대학 총장들이 개인 소송비용을 학교 돈으로 다 쓸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분명 기각이 될 것 같고, 기각이 되면 명예교수 해촉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 계속 예의 주시하며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거다. 기각 이후 결과가 나와도 계속 요구할 것이다.

 

알리: 그럼 헌법소원 결과는 언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지?

: 올해 안에는 나올 것이다. 계속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하고 있는데, 가을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

: 직감적으로도 뭔가 (그때 되면 캠퍼스가) 시끌시끌할 것 같다.

 

“더 많은 요구 나왔으면 해… 이제 총학의 실무역량에 달려”

 

알리: 같은 질문을 다시 하지만, 좀 더 강한 것을 요구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학우들 입장에서는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할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총학생회에 실망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오히려 그런 목소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학교를 압박하라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없다.

: 왜냐하면, 학생들이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하고 압박을 넣어주면 총학에게 압박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론적으로는 학교에 대한 압박이다. 학생들의 요구가 부담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만큼 학교 발전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기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요구안을 관철하는 게 총학생회의 역할이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총학생회와 집행위원들의 실력에 달렸다. 정기총회까지 너무 많은 분들이 참석해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이걸 현실에서 해결하는 건 철저히 총학의 실력이다.

: 앞으로는 총학이 지속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학우들에게 총회 참석을 거듭 부탁해서 총회를 성사시켰고, 학교와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선언까지 나온 만큼 지금부터는 실무적인 역량에 달렸다. 정말 몇 년 만에 개선의 여지는 열렸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알리: 마지막으로, 이번 고발 취하 건과 관련해 학우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했다. 임기가 끝난 51대 비대위가 사법적인 부담을 계속 지고 가는 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 말이다. 계속 사법적 대응만 가져가면 학교에서도 공격적인 태도만 취할 것이고, 결국 과거와 똑같은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로운 국면을 열어보려는 선택의 일환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달수 기자(hds80228@naver.com)

장희지 기자(boa52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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