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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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동물권

국제학부 내 권력형 성폭력 발생... 징계까지 4개월 걸려

 

국제학부 내 권력형 성폭력 발생... 징계까지 4개월 걸려

 

  지난 5월 말,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에서 권력형 성폭력이 발생하였다. 가해자는 국제학부의 교수인 B교수이다. B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던 국제학부 학부생 A씨에게 접근하여 성폭행과 성희롱, 2차 피해 등을 여러 차례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분명히 거절의 의사를 수차례 표현했으나, B교수는 자신의 학과 내 위치와 교수라는 지위를 은연중에 드러내며 A씨의 거절 의사를 무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후 성평등센터를 통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조위)에 사안을 넘긴 A씨에게 부실한 합의서를 내밀며 ‘내가 너의 편의를 봐 주겠다’라는 식으로 사건을 종결시키려던 정황도 보였다.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의 사례이다.

 

  5월 말에 벌어진 사건이 9월에서야 드러나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5월 말, B교수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은 A씨는 B교수에게 자신에 대한 성희롱을 그만둘 것을 요구했지만 B교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A씨에게 2차 피해를 입혔다. 이에 A씨는 6월 18일, 서울 캠퍼스 성평등센터를 방문하여 조언을 구했다. A씨는 B교수에게 강력히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B교수는 사과했다. 그러나 A씨가 가진 B교수 사과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인정했지만, 끝까지 ‘제대로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며 A씨의 탓을 했다. 또, 그는 졸업 시험 통과 및 추천서 작성 등을 제의하며 마무리하려고 했다.

 

  이후 A씨는 성평등센터의 도움을 받아 해당 사안을 진조위에 넘겼다. 그때까지 아무에게도 이 사실에 대해 말하지 않은 상태였다. B교수는 국제학부 내에서 평판이 좋은 교수였고 학생이 이러한 권력을 지닌 교수에게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A씨는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럼에도 A씨는 8월 10일 진조위에 성실히 출석했으며, 장문의 진술서도 제출하였다. 가해자가 반드시 처벌받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8월 13일에야 진조위 결과가 나왔다. 징계위원회 회부였다. 가해자 B교수는 진조위가 진행되는 내내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결과가 나온 후에야 A씨에게 성평등센터를 통해 합의서를 보내왔다. 그러나 합의서의 내용은 A씨와 성평등센터가 판단하기에 합당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8월 20일 가해자의 합의서를 거절하였다. 그리고 8월 24일, A씨는 지인을 통해 B교수가 2학기에 수업을 정상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해당 사실에 대해 성평등센터에 문의했고, 그제서야 가해자가 재심의를 신청하여 직위 해제가 미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9월 21일, 가해자는 재심의에서도 징계위원회 회부가 결정되어 직위 해제가 된 상태이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약 4 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직위 해제 직전까지 가해 교수는 수업을 진행했다. A씨만이 가해자의 수업 동선까지 생각하며 학교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는 그 동안 학교의 정확하고 빠른 사건 처리를 기대하며 외부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늦어지는 결과는 불안감만을 주었다. 현재 A씨는 이 사건의 여파로 일상생활과 학업에 지장이 있어 치료를 받고 있다.

 

  권력형 성폭력이라는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한 사건이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성평등센터를 통해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성폭력 사건 재발 방지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기를 요구했다. 이미 B교수 이전에도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들이 있었다. 같은 성격의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학교는 이후 또 다른 권력형 성폭력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징계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허예진 기자 (adastravvb@gmail.com)

장희지 기자 (boa52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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