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7 (화)

대학알리

단국대학교

[오피니언] 안일한 총학생회, 불안한 학생들

9월 5일 새벽 5시, 한 학우는 학교 앞 한 가게의 사장이 저지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 사장이 운영하는 가게는 문을 닫았고, 다시 문을 열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다. 9월 30일, 문을 닫은 가게 벽에 10월 1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는 공지가 걸렸다. 10월 1일, 그 가게는 공지대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그 사건이 발생한 이후 단대알리 기자들은 피해자와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바라는 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다시 학교 앞에서 영업하지 않는 것을 가장 바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피해자가 가지게 된 그 가게에 대한 끔찍한 기억은 영원히 피해자에게 남을 것이다. 그 가게 근처에 가는 것도 피해자에게는 큰 고통일 것이다. 그런데 그 가게가 사건 이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것을 피해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피해자는 사건 이후 피해자가 소속된 예술디자인 대학 학생회를 비롯한 학생자치기구에 문의하여 도움을 구했다. 따라서 학생자치기구는 이 상황에 대한 전후 파악에 책임을 지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총학생회가 이 상황에 대한 조치를 계획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총학생회와 접촉을 시도했다. 사건의 가해자가 법적 처벌을 받았는지, 현재 영업하는 가게의 주인이 가해자와 다른 사람인지, 피해자를 위해 가게 이름을 바꿀 수 있는지를 가지고 총학생회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학생회 측에서는 '해당 가게의 사장이 바뀌었다는 소식은 들었다.'며 '총학생회는 사법기관이 아니며 학생들이 일일이 나서 확인하고 제약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사후 처리를 사법기관에 일임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소식을 들은 것과 공식적으로 조사를 거친 뒤 발표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이에 대해 질문하자 '사장이 동일한 사람인지 정확한 상황파악을 먼저 해야겠다.'면서 아직 일의 전후 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건 당시의 점포명을 바꿀 수 있는지, 사건 가해자의 형량과 처벌 여부는 관할 경찰청과 함께하는 상가중앙회와의 면담에서 알아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해당 인터뷰가 진행된 날짜는 단국 체전이 막 막을 내린 시점이었다. 따라서 체전 진행으로 인해 아직 일의 전후 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복지와 보호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 한 학생에게 영원히 남겨질 상처를 준 가게가 사건 당시의 이름을 그대로 달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논란이 되는 것은 당연하며, 학생들 사이에 여러 가지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총학생회는 이에 대해 알아보고 모든 의혹을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체전이 더 중요한가 아니면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의혹이 생긴다면 총학생회 측에서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총학생회 측에서는 상가중앙회와의 면담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해당 가게와 상가중앙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물론 총학생회가 사법기관이 아니라 학생들이 총학생회에 가해자의 처벌까지 해달라고는 바라지 않는다. 단지 의혹과 소문이 생기면 그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와 행동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상황에 대처하는 총학생회의 입장은 매우 아쉽다.

아직 우리는 이 사건을 잊지 않았다. 이 상황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피해자가 받을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이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조치가 필요하다. 학생자치기구가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란다.

 

| 글 : 홍승완 기자 h2004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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