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2 (화)

대학알리

단국대학교

[알 권리] 공연영화학부의 눈물 1, “여름에는 더워서 연습실 문을 열어놓고 연습해요...”

▲ 공간이 부족해서 주차장 한쪽을 임시 무대 보관소로 사용하는 현장

곰상에서 한참을 위로 올라가면 체육관이 보인다. 문을 열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학생들이 강당에서 뛰쳐나온다. 바로 공연영화학부 학생들이다. 초겨울 날씨임에도 땀에 젖은 티셔츠는 계절을 잊은 듯했다. 고개를 돌려 벽을 바라보자 페인트 곳곳이 벗겨져 있었다. 페인트를 칠한 지 꽤 된 것 같지만 퀴퀴한 냄새가 코를 톡 쏜다. 한 10여 분 정도 건물을 돌아다니자 석유 냄새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부족한 연습실에 개인 연습은 어불성설

공연영화학부 연습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극장을 관리하는 류종원(공연영화학부 14) 학우와 만나 연습실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들었다. 연습실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체육관 지하 2층에는 3곳의 소연습실과 3곳의 대연습실 6곳의 소보컬실 1곳의 대보컬실이 있다. 그러나 224명에 달하는 뮤지컬, 연극 전공 학생들이 맘 편히 연습하기에는 연습실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연극전공의 경우 1개의 연습실당 최소 20명꼴로 사용해야 해 학부생들은 개인 연습은커녕 단체 연습도 벅차다고 주장한다. 최하연(공연영화학부 15) 학우는 “연습실이 너무 부족해서 제대로 된 연습을 할 수 없다.”라며 근심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학우는 “만약 동아리들이 전부 연습을 할 때는 연습실이 꽉 차 연습을 할 수가 없다”며 연습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설치가 안된 채로 놓인 에어컨

냉·난방은커녕 방음도 안 돼

연습실의 숫자만큼이나 시설도 문제가 많다. 활동량이 많은 연극영화학부 특성상 냉·난방이 잘 갖춰져야 하지만 6개 연습실 전부 냉·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냉난방기가 아예 없는 연습실도 존재했으며 에어컨은 있지만 실제로 설치가 되지 않아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냉방이 안되면 여름에는 어떻게 연습을 하느냐 박규연(공연영화학부 13) 학우에게 물어보니 “여름에는 연습실 문을 전부 열어놓고 연습한다.”라고 답해왔다.

냉·난방과 더불어 방음도 큰 문제다. 학부 특성상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연습실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류종원 학우는 “마당극을 할 때도 있고 뮤지컬 전공 같은 경우에는 꼭 노래를 불러야 함에도 방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업이나 연습에 차질을 준다.”라며 연습실 환경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단대 알리 취재팀은 총무인사팀 시설 담당 강동헌 교직원에게 공연영화학부 연습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자 “연습실 숫자가 부족한 건 알고 있다. 우리도 해결해 주고 싶지만 한정된 공간 때문에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다 만족시킬 수 없다.”라고 답변했다. 연습실에 냉난방과 방음이 안 되는 부분에선 “오늘 처음 들었다. 현황파악을 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

공연영화학부 학생들이 시설 문제를 학교본부와 논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작년, 환풍기가 설치돼 곰팡이나 환기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기도 했고 연습실이 부족한 것도 혜당관 소극장을 사용 한다거나 70주년 기념관에 공연영화학부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생각이다. 류종원 학우는 “혜당관 소극장은 무대 전용 극장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 70주년 기념관을 연습 장소로 사용하는 것도 무거운 공연 세트를 다 옮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공연예술학부 학생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이제는 밑 빠진 독 틀어막기가 아닌,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데에 학교 본부와 학생자치기구가 노력할 때이다.

| 글 : 형재영 기자 dudwo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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