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3 (목)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알리week 1일차] vol.11 표지모델 박준형 인터뷰

 

1.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사회융합자율학부 18학번 박준형입니다.

 

2. 교복이 이색적이다. 입고 온 계기가?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교복이 예쁘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어요. 교복이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요. 전부터 교복을 입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침 할로윈이 다가오고 있더라고요. 할로윈을 핑계로 용기내서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그리고 몇몇 친구들한테 같이 입고 가자고 꼬드겼죠. 할로윈 당일 날, 교복 위에 패딩을 뒤집어쓰고 집을 나섰어요. 학교를 가면서 같이 입고 가자 한 친구들한테 연락을 했는데, 아무도 안 입고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교복을 입고 지하철에서 “큰일 났다, 어쩌지” 하면서 학교를 갔지요.

 

3. 근데 친구들도 다 같이 입었어요!

 전에 혼자 교복을 입고 왔는데 주변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그 때 자신감이 올랐는지 교복을 입고 다니는게 너무 익숙해졌어요. 그렇게 그 날 집에 가서 sns에 짤막한 글을 올렸어요. 내용은 교복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같이 입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누군가에게 교복은 좋은 기억일 수도 안 좋은 기억일 수도 있다. 교복을 다시 입는다는 것은 그런 과거를 추억으로 만들어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안 좋은 기억을 털어버리고 잘못을 다시 짚어보고 좋았던 기억을 회상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의 하얀 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주었다. 내가 꿈꾸었던 나의 모습, 내가 추구했던 세상, 어린 시절 순수했던 생각들을 지키고 싶다.’

 

‘싱그러웠던 우리의 어린 시절을 기리며 혹은 돌아보고 싶지 않는 고통의 시간을 떨쳐내며, 앞으로 나아갈 세상의 무게를 덜어내자.’

 

4. 저처럼 교복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나요? 알다시피 공교육 구리잖아요. 교복도 그 산물이다 싶을 때도 있고.

 교복을 제대로 입고 학교에 간 적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셔츠, 조끼, 넥타이, 자켓 이렇게 풀세트로 입고 간적이 3년 동안 10번이 되려나? 맨날 체육복 입거나 후리스, 후드티 입곤 했죠. 선생님들이 교복 잡을 때 엄청 싫었어요. ‘왜 우리한테 교복을 입으라고 강요하나?’ 라는 생각을 했죠. 그때는 이게 잘못된 권력구조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했고, 그냥 강요하는 게 싫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교복이 있어 다행인 점도 있었어요.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 살고 있어서 제 옷이 별로 없었어요. 교복이라는 게 있으니까 바지는 매번 교복 바지 입고 셔츠 위에 매번 후리스만 입고 가도 별로 이상하지 않더라고요. 교복이 없었더라면 매 아침마다 무얼 입을지 생각하며 많이 했을 겁니다. 교복을 입는 건 안 좋아하면서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니, 참 아이러니하네요.

 

5. 학교에서 어떤 활동하고 계신가요?

 사회융합자율학부 새봄에서 집행부원으로 활동했었고, 중앙동아리 애오라지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알리가 언제 나갈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12월 7일 6시 30분 피츠버그 홀에서 애오라지 정기공연 하니까 많이 보러오세요! 애오라지 파이팅! (편집자 주 - 애오라지의 공연은 무사히 마쳤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중앙동아리 애오라지 파이팅!)

 

 

6. 가을 캠퍼스 예쁜가요? 사진 찍으러 부지런히 움직였는데.

 하늘은 높고 햇살은 화창해서 사진 찍기 굉장히 좋은 날씨였어요. 나무들도 단풍이 예쁘게 피어 시기도 아주 적절했죠. 학교에서도 사진 많이 찍었어요.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저희 학교가 예쁜 학교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푸른수목원을 갔어요. 처음 수목원을 가기로 했을 때는 1시까지 돌아와서 인권과 평화 수업을 듣기로 했었는데, 가서 사진을 찍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다보니까 수업 끝날 시간이 되더라고요. 가서 사진을 참 많이 찍고 왔어요. 열정이 엄청 넘치는 친구가 있어서 덕분에 이런 저런 컨셉으로 많은 사진을 찍었어요. 수목원 뒤쪽 산을 배경으로 하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이 학교 저 학교 교복과 알록달록한 단풍들이 어울려져 너무나도 예쁘더라고요.

 

7. 면접 보러 오는 학생들이 왔다 갔는데, 감회나 그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우연하게도 저희가 교복을 입고 모인 날이 수능 전날이더라고요. 11월 14일. 고3 때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죠. 제가 6교과라서 면접을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원서 준비할 때 정말 열심히 알아봤어요. 제 성적이 17년도 입시결과로 하면 성공회대에 입학하기 어려운 성적이었는데, 학부제로 바뀌면서 넉넉하게 지원해도 될 것 같다고 다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희망을 걸고 성공회대에 원서를 접수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성공회대 진학을 희망했는데, 마침 운이 좋아서 여기에 입학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입시를 준비할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공부가 있는데 포기하고 빠르게 취업을 하려고 전문대를 가려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그 친구들의 선택이긴 하지만 많이 아쉬워요. 사회가 이런 선택을 하게 만든 거니까요. 배우고 싶은걸 배우고, 하고 싶은걸 하는 미래를 꿈꾸었으면 좋겠어요.

 

8. 그 외에 더 하고 싶은 말?

이걸 보고 있는 여러분도 장롱 속에 교복을 꺼내서 함께 입어보아요.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다짐하고 미래를 희망하기 위해서.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