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숙사 간담회에서 축구팀 만들뻔한.ssul
사생 11명, 조교 1명, 팀장 2명, 관장 1명..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사진=박희영 기자
5월 9일 오후 6시 30분, 정보과학관 1층 6110호(시청각실)에서 성공회대학교 행복기숙사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행복기숙사 사생들과 김은규 관장, 정창수 팀장, 박종호 행정실장, 최윤경 조교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는 김은규 관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김 관장은 “간담회를 통해 기숙사의 주거 환경 등에 대한 의견을 많이 얻을 수 있으면 좋겠고, 우리도 최대한 성의 있게 답변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정창수 팀장이 행복기숙사의 운영진을 소개한 후 사생들의 의견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간담회를 개최하기 전 행복기숙사는 일정 기간 동안 의견서를 받으면서 사생들의 의견을 수집했다. 정 팀장은 간담회에서 의견서에 가장 많이 거론된 사항들에 대해 답변했다. 학생들이 의견서에 가장 많이 거론한 문제와 이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1. 휴게실 개선 문제
"많은 학생들이 전자레인지와 냉장고를 층별 휴게실 추가로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 우리 또한 이를 고민해보았으나, 행복기숙사의 행정 인력 부족으로 인한 관리부담 때문에 무산되었다. 추가로 건의된 책상 의자 추가 배치에 대해서는 앞으로 휴게실을 어떤 공간으로 조성할지 사생들과 함께 고민할 것이다. 또한 여학우들이 휴게실에는 화장대를 설치해 아침에 외출을 준비하면서 룸메이트에게 가는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2. 분리수거 개선 문제
"사생들의 건의대로 종이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분리수거장에 집게를 구비할 예정이지만, 미가엘관의 선례가 있듯 여름철 악취 문제나 관리 문제 때문에 층별 분리수거함 설치는 곤란할 것 같다."
3. 용역 복지 개선
"사생들은 경비실에 침구 등 집기를 배치하고 블라인드를 설치할 것과 미화원들이 10층을 오르내리며 걸레를 빠는 수고를 덜하기 위해 중간층에 수돗가를 설치할 것을 건의했다. 용역 복지는 우리 쪽의 권한이 아니지만 관할 부서에 이 이야기를 전달하겠다. 또한 용역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비실에 블라인드를 설치하겠다. 그러나 기숙사 건물 구조상 중간층에 수도 설치는 불가능하다."
4. 점호 실시
"행복기숙사는 조만간 점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사생들의 의견이 갈리는 것을 알고 있다. 기숙사의 청결을 위해 점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생들도 있지만 인권 침해를 이유로 점호를 반대하는 사생들도 있다. 하지만 날이 따뜻해면서 벌레가 꼬이는 등의 상황을 대비해 방과 화장실의 청결도는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열 기구 등 반입 금지 물품의 반입 여부도 파악하기 위해 점호는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학생들의 사생활을 최대한 배려기 위해 점호는 한 달에 한 번만 할 계획이다. 사실 우리도 점호를 하고 싶진 않다. 이와 관련해 좋은 의견 있는 학생은 언제든 의견을 말해줬으면 한다."
5. 유한대 입사 관련 문제
"행복기숙사는 학교의 복지시설이 아니라 사업진흥재단, 한국주택공사 그리고 성공회대학교가 함께 만든 일종의 청년 주택 같은 곳이다. 그래서 행복기숙사는 일정 규모의 수익을 벌어야 한다.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학교에서 충당해야 한다. 현재 충원율을 보았을 땐 수익을 내는 데 문제가 없으나 방학 기간이 걱정된다. 이 때문에 TF 때도 학교를 불문하고 신청자는 다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처음에는 성공회대학교 학생들만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기숙사 충원율이 100%가 안되고, 그 중 장기 입사자는 42%밖에 안된다. 그 와중에 유한대랑 접촉해서 유한대 학생들을 수용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유한대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재정 부담을 줄이고 싶은 성공회대는 이를 승인했다. 내년에 상황이 나아진다면 모르겠지만 내년에도 현재 상황과 다르지 않으면 MOU 체결을 할 수도 있다."
6. 기숙사 내 휴대전화 통신 문제
"4월 3일부로 행복기숙사에 SK 중계기는 설치가 되었다. 다른 통신사에도, 특히 kt와 계속 연락하고 있는데. 우리가 계속 이야기를 해도 그 쪽에서 받는 민원은 단 하나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민원을 넣어줘야 한다. 어쨌든 조르고 졸라 행복기숙사가 사업 대상 1순위로 선정이 되었다. 그러나 비용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이 승인되었음에도 연기되었다. 계속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kt가 회사 내부 문제로 인해 바쁜 것 같다. 그러니 사생들도 계속 민원을 넣어주면 좋겠다.”
7. 계단 상시 개방
"관리의 사각지대인 계단을 개방하면 학생들의 이동 루트를 파악하기 힘들다. 기숙사는 안전과 위생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수업이 많은 시간대에는 계단을 개방할 생각이다. 그래도 야간에는 여전히 계단 사용을 통제할 것이다. 지하1층으로 들어와 계단을 통해 기숙사에 올라오는 외부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8. 공공공간 단속 강화
"현재 단속 강화를 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되면 우리와 사생들이 얼굴 붉히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사생들의 협조를 요망하고 있다."
기타 안건: 냉장고 청소, 정보과학관 진입계단에 가로등 설치, 구급약 구비, 옷걸이 설치
냉장고 청소는 하고 있으나 금방 더러워진다. 깨끗한 냉장고를 위해 여러분이 협조해주면 좋겠다. 가로등 설치는 총무처에 이야기했다. 구급약 구비 또한 진행 중이며, 옷걸이 설치는 검토중이지 예산이 넉넉하면 진행할 것이다.
사진=박희영 기자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Q는 사생들의 질문, A는 이에 대한 기숙사 측의 응답이다.
Q: 단속도 중요하지만 비상시에는 자동으로 열리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하지 않는가?
A: 화재 시 모든 문이 인력으로 열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비되어있다.
Q: 완강기나 제세동기 등도 구비되어 있으나 모든 사생들이 위치나 사용법 등을 알도록 안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들은 구비되어있다. 사전 안내의 경우 저번에 소방대피훈련을 진행했었는데 참여율이 저조했다.
Q: 안전교육을 모든 사생들에게 의무화할 생각은 없는가?
A: 학생들을 강하게 재제하는 다른 대학 기숙사를 보면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유를 어느 정도는 알 것 같기도 하다. 중요한 교육에 필참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한다. 그래서 불참 시 벌점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사생들의 교육 참여율이 높으려면 무엇보다 교육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Q: 복도에 놓인 쓰레기 등으로 불쾌해하는 학우들이 있는데 이를 빠르게 대처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가?
A: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접근이 조심스럽다. 시설물 유지나 보수 같은 경우에도 이 경우 직원들이 사생들의 방에 출입할 권한은 있으나 사생들의 인권침해가 우려된다. 복도의 쓰레기 문제 같은 경우에도 해당 학생에게 이를 함부로 지적하진 못해도 CCTV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Q: 여학우들은 4층 옥상정원에 갈 수 없나?
A: 옥상정원이 갑자기 생긴 공간이라 우리도 지금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5층에서 옥상정원으로 갈 수 있는 계단을 만들갰다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절차가 복잡했다. 사실 지금 당장 옥상정원을 관리하기도 힘들다. 옥상정원이 사각지대이기도 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생긴다. 현재 아예 옥상정원을 아예 폐쇄하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안을 구로구청과 논의하고 있다.
Q: 냉장고 음식 도난 사건에 대한 대책은 생각하고 있는가?
A: 행복기숙사 사생들은 타 대학 기숙사 사생들에 비해 음식물을 많이 보관하는 편이다. 사생 수가 훨씬 많은 타 대학 기숙사의 냉장고를 보면 행복기숙사 냉장고와 같은 규모인데도 보관된 음식의 양은 적다. 생각보다 많은 사생들이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우리 학교 주변엔 밥 먹을 곳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다른 대학은 학교 주변에 식당이 많고, 기숙사에 편의점이 있는 대학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LG 쪽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추후 행복기숙사 공동취사장에 밴딩머신이 들어올 수도 있다. 다음 주 정도면 언제 설치가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난 문제의 경우 냉장고 안에 CCTV를 설치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를 관리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은 사생들에게 냉장고에 고가의 음식물을 넣지 말아달라고밖에 이야기하지 못한다.
Q: 실내에서 흡연하는 자들을 잡아주면 좋겠다.
A: 그 문제는 민원이 있어야 한다. 냄새가 어디서 나는지 찾으려면 기숙사의 모든 공간을 관찰하고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싫어한다. 이게 다른 대학 기숙사에서 점호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Q: 남녀 구분 없이 엘리베이터를 개방하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그 부분도 고민해보았다. 엘리베이터가 하나인 미가엘관에서 사고가 있기도 했고, 기숙사 투어를 할 때 많은 학부모들이 남녀가 한 건물에서 생활한다는 것을 우려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건물에 자리잡는 시간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건물에 자리를 잡으면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효율성 문제는 개선될 것이다. 기숙사에서 제일 비중을 두고 관리하는 곳이 엘리베이터인데 엘리베이터를 개방하면 관리가 힘들어질 것 같다. 관리와 통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Q: 미화 선생님들은 어떻게 근무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A: 미화 선생님들은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신다. 지하 1층 여학생 세탁실 앞쪽에 그분들을 위한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오전에 세 시간 반 정도 근무하신 후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 세 시간 정도 근무하신 후 퇴근한다. 사실 기숙사의 쓰레기들을 그분들이 모두 감당하기엔 힘들다. 우리도 더 고용을 하고 싶지만 재정상 그럴 수 없다. 정말 안됐다. 나(정창수 팀장)도 사람을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기숙사 인력이 부족해 시설팀 환경팀 이런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일하고 있다.
Q: 외박신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애매한 외박신청으로 벌점을 받은 학생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첫째로 생각하는 것이 안전이다. 실내에 사생이 없으면 불안하다. 시생이 무슨 일이 있어서 안 들어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학생의 안전이 걸린 문제에 대한 정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박신청은 “일단 우리에게 왜 나가는지에 대한 이유만 알려달라.”는 의미로 실행하고 있다. 밤마다 학생들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고 싶지는 않아서 자유롭게 나가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외박신청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사진=박희영 기자
행복기숙사는 조만간 사생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창수 팀장은 이를 알리면서 “좋은 점수를 달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자유롭게 의견을 내 주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또한 정 팀장은 “지난달에 행복기숙사 전기세가 학교 전체 전기세의 1/4를 차지했다. 그래서 공동취사실 조명 사용량을 줄이는 등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사생들도 전기를 절약해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간담회를 마치며 김은규 관장은 “행복기숙사는 단순히 주거공간일 수도 있지만, 인격적인 만남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생을 비롯한 기숙사의 사람들이 서로 모르는 사람으로 남는 게 아니라 인연으로써 서로 다가가며 소통하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기숙사 안의 사람들이 서로 다가가며 소통한다면 행복기숙사는 행복한 기숙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취재=박희영 기자, 용현지 기자, 이지원 기자
글=이지원 기자
사진=박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