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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가 총장을 뽑을 때

지난 6일 오후 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70여명의 대학생들이 투표용지가 그려진 대형 피켓에 투표 도장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어서 학생들은 다 같이 손을 맞잡은 채 만세를 하며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숙명여대, 신한대, 연세대, 경희대, 충북대 등 35개 대학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 구성원들로,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실현을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위해 모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2019년과 2020년 총장 선출을 앞둔 대학의 학생들이 총장 선출의 법령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됐다.

 

전대넷은 '세상을 더 대학생답게'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2019년 4월 6일 전국 단위 총학생회들이 연합하여 만든 학생회 네트워크이다. 이들은 ■교육 중장기정책과 대학 거버넌스 학생 참여 보장 ■ 실질적으로 대학 구성원의 인권을 지키는 인권센터보장 ■ 종합감사와 처벌강화로 대학 비리 근절 ■ 등록금 취업·월세 등 대학생 생활문제 해결 등 대학생의 교육권 및 생활권 등을 주요 목표로 삼고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기자회견, 연서명, 토론회 참석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이번 행사 역시 현재 대학가의 주요 이슈인 ‘총장직선제’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이해지 전대넷 대외협력국장의 개회 선언과 함께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70여명의 학생들은 ‘학생이 대학의 주인이다,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보장하라’, ‘학생의 총장 투표 반영 비율, 법으로 보장하라’,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서 민주적 총장직선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학생대표자들의 발언이 진행됐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황지수는 "7년 만에 소집된 전체학생총회에 3천 명이 모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숙명여대 재학생들이 대학 운영에서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배제된 것에 대한 분노가 드디어 터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직접 학생의 장을 뽑고 우리가 어떤 학교가 되어야 할지 다른 학생들과 함께 논의하고 더 평등하고 더 민주적인 학교를 직접 만들어가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박요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박요한은 "학생들이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 학교 일부 교수님들과 이사진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학생들이 대학운영에 있어 어떠한 전문성이 있냐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부 운영에 전문성이 있어서 대통령을 뽑습니까? 우리는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어떻게 뽑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총장 선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때,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총장을 선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생사회 구성원들의 사회참여는 각 대학의 발전, 나아가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장 김민창은 "오늘날 우리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우리 세대와, 후세대, 그리고 자녀 세대에게 보다 나은 민주제를 물려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민주적인 총장직선제를 위해 학생투표권 보장. 민주시민으로서의 동등한 기본권을 보장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입니다."라고 하면서 대학의 민주화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이선범은 "바야흐로 대학사회는 총장직선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교수에게 편중된 권력으로 선출된 총장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뽑은 대표에 불과하며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학생사회에서는 이를 단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교수협의회에 의해 선출된 총장은 오로지 교수들과 이사회의 이익을 대변할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권리 보장을 위해 총장선출제도에 학생 참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라고 하며 대표자 발언 순서를 마무리했다.

 

이후 단국대, 인천대 등 4개 대학의 총학생회장들이 차례대로 공동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낭독이 끝난 다음에는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민주적으로 총장이 선출되는 과정을 표현한 퍼포먼스가 진행됐으며,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보장을 촉구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어올린 학생들의 만세 삼창을 끝으로 이날 행사가 마무리됐다.

 

다음은 전대넷 이민하 대표와의 인터뷰이다.

Q. 학생사회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사가 떨어지는 추세인데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학생들의 참여 방안을 높일 것인지?

A. 우선은 총장 직선제에 대해서 학생들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생활 복지 같은 것들과 연관이 안 되어 있어서 학생과 먼 의제라고 생각을 한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대학에서의 삶의 변화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연결시키고 알려 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

Q. 총장 직선제를 실행하기 위한 앞으로의 구체적인 방안은?

A. 우선은 기사 회견에서 소개했듯이 10개의 학교가 총장 직선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이 의제와 사례나 이야기를 모아서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사립대학법, 교육공무원 법까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전대넷에서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대응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생이 대학의 주인이다, 학생참여 직선제 보장하라!"

1948년 정부수립 당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채택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뜻이 반영된 진정한 '직선제'는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이루어졌다. 민주화를 열망하던 시민들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벽에 돌을 던졌고, 결국 그 벽은 무너져 내렸다.

이제 민주화를 향한 열망은 대학가로 옮겨왔다.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부르는 대학에서 학생이 총장을 직접 뽑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학생은 교육의 주체이자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취재 = 박희영, 이지원, 정민기, 차종관, 한달수

글 = 정민기, 한달수

사진 = 박희영, 이지원, 차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