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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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스포주의 컨닝극장]ep.01:인셉션

안녕하십니까. 알리 독자 여러분! 문화에 굶주린, 시간이 없어 영화를 못 보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이름하야 컨닝극장! 이 코너는 “이 영화는 다른 사람들이 정말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안 본 것 같지?“라고 말하는 바로 당신을 위해 준비된 코너입니다! 아, 맞다. 들어가기 전에 잠깐! 이 코너는 스포일러로 정말 가득 차 있습니다. 만약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독자 분들은 페이지를 넘겨주세요. 그럼 거두절미하고 지금 바로 시작하죠!

 

인셉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하디, 
       조셉 고든-레빗, 마리옹 코티야르, 엘렌 페이지
상영시간: 2시간 27분

사이토(와타나베 켄)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경쟁사의 후계자인 피셔(킬리언 머피)를 ‘*인셉션’해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코브는 혼자 하기에는 힘든 작전이라고 판단하고 동료를 모으는데요. 그 동료들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리아드네(엘런 페이지)입니다.

그녀는 코브가 직접 작전을 수행할 수 없게 된 원인인 멜(마리옹 코티야르)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됩니다. 멜은 지금은 죽은, 코브의 배우자인데요. 그런데 사실 코브가 ‘인셉션’을 맡게 된 원인도 바로 멜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녀는 자살을 했는데, 수사당국은 코브가 멜을 살해했다고 생각하고, 그를 지명수배합니다. 그래서 그는 미국에 있는 자신의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이 일을 해결해낸다면 자신의 권력으로 지명수배를 풀어주겠다는 사이토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죽은 멜이 어떻게 코브를 방해하냐구요? 그 이유는 바로, 인셉션이라는 행위의 본질에 있습니다. 인셉션은 사람들의 꿈에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코브가 가는 꿈마다 그의 의식 깊이 잠재되어있던 멜의 모습이 나타나 그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코브 그 자신이 스스로를 방해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는 혼자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작전을 수행할 때 아리아드네는 코브의 곁에서 항상 그를 돕습니다.

아, 그리고 영화에서의 본 작전은 총 3단계의 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꿈 속의 꿈 속의 꿈에서 ‘인셉션’을 시도하는 것인데요. 정말 내면 깊은 영역으로 내려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강한 안정제를 맞게 됩니다. 이 영향으로, 꿈에서 죽게 되면 무의식의 영역인 ‘*림보’에 빠지게 돼요. 실제로 마지막 3단계에서 사망한 피셔와 사이토는 림보에 빠지게 되고, 결국 아리아드네와 코브는 그들을 림보에서 구출하기 위해 직접 림보로 내려갑니다. 림보에서 코브는 다시 멜과 만나게 되는데요. 멜은 또 코브를 방해하지만, 결국에는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코브는 멜을 떨쳐내고, 피셔를 구하면서, 사이토와 함께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인셉션은 성공하고, 코브는 꿈에 그리던 아이들과의 재회를 이루면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인셉션이란 이 영화에서 사용되는 하나의 용어로, 타인의 꿈에 들어가서 그 무의식 속에 임의적으로 생각을 주입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보통은 꿈에서 사망하게 되면 현실세계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주 강한 안정제를 맞고 잠에 들었기 때문에 꿈 속에서 죽어도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림보라는 세계로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배우,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티켓파워가 큰 배우 중 하나. 대표작으론 ‘타이타닉’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요.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숨겨진 오명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콩라인이라는 점! 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맡아왔던 레오지만, 유독 지금까지 아카데미와는 전~혀 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드디어 올해 3월, 2016년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버넌트’로 5수만에 오스카를 거머쥐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회차 영화 부문 수상결과
66회 <길버트 그레이프> 남우조연 X
77회 <에비에이터> 남우주연 X
79회 <블러드 다이아몬드> 남우주연 X
86회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남우주연 X
88회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남우주연 O


이외에도 ‘타이타닉’, ‘갱스 오브 뉴욕’, ‘캐치 미 이프 유 캔’,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인셉션’, ‘장고:분노의 추적자’, ‘위대한 개츠비’ 등 많은 유명한 작품들에도 출연했지만, 심지어 노미네이트조차 되지 못했습니다......또르르

 

꿈 속의 세계                                                                  

아. 먼저 사실을 말하자면, 이 부분은 씬 두 개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씬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묶게 되었는데요. 우선 첫 장면은 코브가 아리아드네에게 꿈을 변형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씬입니다. 여기서 아리아드네는 코브의 꿈의 세계를 마치 종이 접듯이 반으로 접어버립니다. 그러나 꿈 속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하고, 반대쪽으로도 아무런 저항 없이 걸을 수 있죠. 아주 자연스럽게요. 물리적 법칙을 깡그리 무시하며 만들어진 이 장면은 특수 연출의 정수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인상깊은 장면이었습니다. 심지어 이 영화는 2010년에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러나 아주 훌륭한 CG 기술을 보여주죠. 아주 인상깊은 기술을요.

두 번째 장면은 아서(조셉 고든-레빗)가 아리아드네를 교육하는 장면입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구조물인 ‘펜로즈 계단’을 걸으며, 아서는 꿈의 세계에 대해 아리아드네에게 설명합니다. 그리곤, 순간 아리아드네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자, 언제 그 무한한 계단을 올랐냐는 듯이 하이-앵글에서 잡던 화면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면서 드디어 정상적인 물리법칙으로 보는 세계가 보입니다. 무한히 올라가던 계단이 마지막 컷에서 보듯이 정상적인 계단으로 돌아오는 것이죠.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는 의도적 왜곡은 앞으로도 영화는 관객의 눈을 자주 속일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 마냥 느껴집니다.

 

 쓰러지는 팽이                                                                

이 장면은 이 영화의 마지막 씬입니다. 사이토는 인셉션을 성공시킨 대가로 코브의 지명수배를 풀어주죠. 그리곤 코브는 무사히 입국심사대를 통과해 자택으로 돌아옵니다. 꿈에 그리던 아들과 딸을 만나게 됩니다. 그의 목적이 달성된 것이죠. 그는 당연하게도 몹시 기뻐합니다. 이 장면은 보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전해줍니다. 영화의 목적이 드디어 이뤄진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브는 토템이었던 자신의 팽이를 돌립니다.

이윽고, 영상은 돌아가고 있는 팽이를 직접 비춥니다. 팽이가 흔들리고, 팽이가 쓰러지기 직전에 화면은 어두워지며, 영화의 제목, Inception을 비추며 끝이 납니다. 직접 결말을 보여주지 않은 -비록 결말은 이미 나와 있더라도- 놀란 감독의 의도는 아주 잘 전달되었습니다.

관객들에게 거대한 여운을 남깁니다. 연출의 정석이 여기 이 한 장면에 아주 잘 담겨있죠.

 BEST SCENE                                                                 

이 장면은 각 단계별 꿈이 아랫단계의 꿈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가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장면입니다. 인셉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2단계 꿈에서 아서는 3단계 꿈으로 내려간 동료들에게 *킥을 주기위해 대기하는 데요. 그 사이에 충분한 시간을 벌기위해 방해하는 방어기제와 격투를 벌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1단계에서 유서프(딜립 라오)가 몰던 차가 세게 흔들리자 그 영향이 2단계의 꿈에선 중력의 변화로 나타나는 것이죠. 모든 꿈들은 연동되어있고 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셉션이라는 영화의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인상깊은 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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