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3일 윤석열 정부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 45년 만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안보와 북한의 위협을 언급했지만, 주 내용은 야당에 대한 비판과 본인을 향한 수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였고, 윤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와 낮은 지지율에 대한 타개책으로 극단적 조치를 행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초헌법적 계엄사 포고령을 발표하였다. 포고령 1항은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으로 국회의 계엄령 해제를 저지하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서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여 계엄 해제에 대한 의정 활동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엄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시민들이며, 스스로 국회 앞에 집결하여 이러한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 모두 목소리를 내었고, 온몸으로 계엄군과 장갑차를 막아냈다. 2시간 48분이라는 짧지만 긴 시간에 계엄령 해제가 가결되었고,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되었다. 또한 이번 계엄사 포고령 3함에서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기의 정치적 치부를 가리고자 계엄령을 동원해 언론을 통제하려 드는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
어제 3일 10시 30분 한국사에 흔적을 남길만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전시 상태도 아니었으며, 계엄법상의 절차도 제대로 지켰을지 의문인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다. 심지어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의 포고령에는 정치적 행위 금지, 집회 및 결사 금지, 언론 및 출판 검열과 같은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가히 충격적이다. 더하여 계엄군은 완전 무장한 상태로 국회에 진입하여 국회를 마비시키려고 하였으며, 헌법상 보장되는 국회의 권리마저 군화로 짓밟으려는 위헌적 시도를 자행했다. 다행히 2시간 30분 만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여야 의원 190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계엄은 법적 효력을 잃었지만, 만약 그들이 국회로 무력으로 장악했다면 이후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에 분노하여 오늘 많은 학교의 대학생들과 학생회 그리고 교수들이 모여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과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고, 정권의 퇴진을 주장했다. 또 수많은 시민들이 이 사태에 분노하여 거리로 나가 정권의 퇴진을 목놓아 부르짖고 있다. 어젯밤 많은 시민들이 기습적인 비상계엄에 두려워하며 인스타그램 DM이나 텔레그램으
[편집자의 말] ‘가대생의 소리’는 가톨릭대 구성원(학생, 교수, 직원)의 목소리를 칼럼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기획한 가대알리의 가톨릭대 구성원 참여 칼럼 코너입니다. 사라진 대자보의 문화를 대신하기 위해 본 코너를 기획했기에 가대알리의 편집방향과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할 대표자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 학과, 단과대, 그리고 총학생회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학생들은 자신의 소신에 따라 객관적으로 투표할 것을 기대합니다. 그 중 특히 주목할 만한 후보로 33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너울]이 눈에 띕니다. [너울]은 전신인 32대 총학생회 [파도]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정책자료집에 시설, 문화, 교육, 복지, 학생자치라는 다섯 가지 주요 키워드를 담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제시한 정책들이 과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책자료집 분석 결과, 총 32개의 공약 중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은 5개, 그리고 [파도]의 공약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보이는 공약은 15개에 달합니다. 이로 인해 독창성과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편집자의 말] ‘가대생의 소리’는 가톨릭대 구성원(학생, 교수, 직원)의 목소리를 칼럼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기획한 가대알리의 가톨릭대 구성원 참여 칼럼 코너입니다. 본 칼럼은 가대알리의 편집방향과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가입 대학생 722만을 보유한 플랫폼이다. 에브리타임은 익명으로 강의 평가, 게시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험정보 시간표 등의 정보 제공을 함으로써 대학생 내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입 시 학교 인증을 필수로 요구하기에 기본적으로 에브리타임의 이용자는 재학생 또는 졸업생임을 보장하고 있어 이용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브리타임의 장점인 익명성을 악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학교의 동문이 아닌 이용자가 계정을 구입하여 커뮤니티를 이용하며 홍보 및 분쟁유도를 하는 글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2일 밤 시간대부터 전국 대학교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혐오표현이 일괄적으로 작성되었다. 게시글 중 일부는 동일한 제목과 동일한 내용으로 다른 대학교에 게시되는 현상까지 목격되었다. 가톨릭대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커뮤니티 이용자(익명3)가 교내 시설의 이용방법을
가대알리를 사랑해 주시는 학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어우러지는 10월 마지막 주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가톨릭대학교는 2학기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오랜 시간 정문을 지켜왔던 두 그루의 나무가 사라지고, 대대적인 교수 충원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는 학우 모두가 실감할 수 있는 변화였습니다. 변화의 출발점은 ‘총학생회 출범’입니다. 당시 총학생회 선거관리본부 ‘파도’는 “학생 자치에 파도와 같은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학우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나섰습니다. 개표 성사를 위한 최소 투표율 50%를 달성하기 위해 한 차례 연장된 투표 끝에, 투표율 51.44%, 득표율 98.87%로 학우들의 선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3년 동안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었던 총학생회가 드디어 출범한 것입니다.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대학 본부 및 총장과 간담회를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대학 본부는 학생들이 제출한 31개의 질문에 대해 일목요연한 답변을 공지했습니다. 답변에 만족할 수도,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답변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의가 있
국가나 자본, 종교 등 지배세력에 의해 금지된 책들을 금(禁)한다는 의미의 [금서를 禁하다]는 해로운 걸작, 불온서적 등을 다룹니다. 금지된 책이 왜 금지됐는지 그 역사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를 둘러봅니다. 13년 전 국방부에서 지정한 불온도서 리스트가 세상에 등장했다. 총 42권의 도서 중 21권이 자본주의를 거스른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책 '청년 노동자 전태일'도 그중 하나였다. 이 책은 1970년 당시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한 노동 운동가 전태일의 생애를 담고 있다. 당시 의류 제조업으로 번성했던 평화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청계천에 모여든 피난민들의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평화시장의 노동자는 1.5m도 안 되는 낮은 천장의 좁은 공장에서 하루 16시간 가까이 일했다. 전태일 또한 평화시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였는데, 그는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알고 난 후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故홍세화씨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금서로 지정된 배경도 반자본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책은 20년간 프랑스로 망명해 그곳에서 택시운전사로 생활했던 홍세화의 에세이다. 그는 박정희 정권의
[편집자주] ‘가대생의 소리’는 가톨릭대 구성원(학생, 교수, 직원)의 목소리를 칼럼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기획한 가대알리의 가톨릭대 구성원 참여 칼럼 코너입니다. 본 칼럼은 가대알리의 편집방향과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가대알리 대표로서 ‘우리의 가대’ 첫 기고자로 나서게 됐다. 가톨릭대 구성원 참여 칼럼 코너인 ‘가대인의 소리’의 2024년 2학기 주제는 ‘우리의 가대’다. 우리가 만난 가대는 어떤 존재였는지. 가대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대생으로서 꿈을 펼쳐가고 있는 여정들을 마음껏 담아내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선정하게 됐다. 가톨릭대학교는 나의 두 번째 대학이자, 첫 번째 대학이다. ‘두 번째이자 첫 번째’라는 표현이 매우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마음에 품은 가대를 잘 정의할 수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전적대학을 자퇴하고 두 번째 대학인 가톨릭대학교에서 ‘특수교육학’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삶의 의미를 찾고 살아갈 수 있게 힘을 준 나의 제자, 아이들에게 그 은혜를 갚아가기 위해. ‘100%, 모든 아이’와 함께하는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하며 나아가기 위해. 아름답고 멋진 꿈을 순수한 아이들을 지켜주는 민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인공지능 업체 앤트로픽(Anthropic)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 제품, 클로드(Claude)에서 새로운 ‘클로드 3.5 소네트(Claude 3.5 Sonnet)’ 버전을 출시했다. 클로드 3.5 소네트는 뉘앙스, 유머, 복잡한 지침을 파악하는 능력이 현저히 향상됐다. 자연스럽고 공감할 수 있는 어조로 고품질 콘텐츠를 작성하는 데 탁월하다. 위 AI 모델은 출시 직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피티 4(GPT-4)'나 '제미나이 1.5 프로', '라마 3 400B' 등의 다른 AI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을, 일반인이 사용 가능한 중간급 모델에서 구현했기 때문이다. 클로드 3.5 소네트의 대학원 수준 추론 능력(GPQA)은 59.4%로 GPT-4o(53.6%)를 크게 앞섰다. 코딩 능력(HumanEval) 또한92.0%로 GPT-4o(90.2%) 대비 1.8%포인트 높았다. 이러한 AI 모델의 발전은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든다는 밝은 면이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 또한 있다. 특히 ‘번역가'라는 직업은 AI 발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 작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가대알리의 재창간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2017년 단대알리를 창간했던 사람으로서, 후배 N대알리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한국 사회 내 학생의 목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입시 지옥과 취업 시장으로 내몰리는 탓에 자기 주체성과 공동체의 연대감이 줄어들고, 자연스레 학내외 이슈와 문제에 무관심해지며 의견 표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학생 시기가 기성세대가 되기 위한 발판 정도로 여겨지는 풍조 속에서, 학생들의 침묵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며 비판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학생으로서, 나아가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의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학언론은 팍팍한 현실, 내 밥그릇 챙기기 힘든 시간 속에서도 흐려져 가는 학생의 주체성, 대학 공동체의 연대감을 찾을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내가 속한 사회의 문제를 바라볼 줄 알고, 도전할 수 있는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조선의 독립과 한국의 민주화, 지구의 기후 위기 등 시대마다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열렬히 제시하는 주체는 학생이었습니다. 학생 시기에 드러나는 나와 나 주변의 사회에 대한 탐구욕, 자신이 살아갈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
안녕하세요. 대학알리 대표 기하늘입니다. 외대알리서 기자활동을 접은 후 대학알리에서 쓰는 첫 글이 가대알리 재창간 축하칼럼이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가대알리의 새로운 출발과 정착을 위해 이 글을 남깁니다. 가대알리의 새출발을 생각하니 작년 외대알리서 대표직을 맡았던 때가 떠오릅니다. 기자로 활동하던 외대알리와 대표로 활동한 외대알리는 비슷한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었지만 너무나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기하늘 기자에게 외대알리는 재밌는 선배, 친구들과 함께 놀고 의미있는 기사를 써내리는 곳이었지만, 기하늘 대표에게 외대알리는 운영하고 꾸려나가는 곳이었습니다. 활동에서 일과 업무로, 동아리에서 단체로 변화하는 시기였습니다. 기사만 쓰던 신입생 시절과 다르게 대표직을 맡은 이후로는 아주 작은 세세한 일까지 신경써야 했습니다. 구성원 내부의 관계 및 트러블, 그들의 성향 등 우리 단체의 원동력이 되는 이들을 아주 자세히 이해해야 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프로젝트 계획 및 운영 등 작은 단체를 운영하는 동안에 쉴틈없이 아이디어를 내야했습니다. 기자이자 대표로서, 기사를 쓰며 단체를 운영하는 동안에는 신입생 시절과 비교해 2-3배로 더 힘이 들고 해야 할 일도 많았던 시기이
[편집자주] ‘가대생의 소리’는 가톨릭대 구성원(학생, 교수, 직원)의 목소리를 칼럼으로 담아낼 수 있도록 기획한 가대알리의 가톨릭대 구성원 참여 칼럼 코너입니다. 본 칼럼은 가대알리의 편집방향과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24년 근조화환 시위 총대, 법학과 18학번 박재연입니다. 가대알리를 통해 글을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5월 14일 18시, 학교와 학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동안 학교에 갖고있던 불만과 의문들을 직접 말하고 전달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간만에’ 생겼습니다. 간담회에 활발히 참여해주심을 부탁드림과 동시에, 우리가 왜 분노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분노할 수 없었는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 문제는 학칙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마침 학생들이 학칙에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혹자는 학칙이 유신헌법을 연상케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자, 학칙은 왜 이런 모습을 갖게 되었을까요? 이왜진? 실제로 유신 때 만들어졌습니다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실제로 유신시대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활동을 제한하거나, 활동을 징계하는 근거가 되는 학칙은 대부분 1970
안녕하세요. 초대 가대알리 대표였던 17학번 최아현입니다. 졸업생임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위해 지면을 할애하기로 하신 가대알리 구성원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가대알리 재창간 소식을 들었을 땐 다양한 감정에 사로잡혔습니다.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감정도 들었거든요. 아직도 마음 한편에는 좋은 기사를 쓰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과 미련, 그리고 제가 더 이상 가대알리와 같이, 사회에 대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일을 하는 날이 올까 싶은 막막함이 있습니다. 졸업한 지 3년 정도 된 제가 대학생의 언론인 가대알리의 지면 한 구석을 할애해도 되는 걸까 싶은 생각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대학생의 저를 소환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Q. 너는 왜 가대알리를 했니? 창간호 때 인터뷰를 보았는데... 상당히 오만한 이유를 적어 두었더라고요.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아서”... 누구라도 문제제기를 하거나 변화를 위한 행동을 해야 하고, 만일 누구도 하지 않는다면 저라도 해야 한다는 말이지만 그래도 이젠 이 말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싶어요.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 순간부터 모든 게 어그러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_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한 인간과 가정의 이야기가 마을로, 지구로, 우주와 이웃 우주로, 우주의 우주로 확장한다. 휴먼 드라마, sf, 액션, 메타버스, 이민자 가족의 지독한 현실, 딸과 엄마의 관계, 각종 인간 사이의 갈등과 화해, 삶의 허무와 후회까지 전부 한데 모아 베이글 위에 올린다. 중간이 뻥 뚫린 원형의 베이글은 영화를 관통하는 소재다. 허무와 실존의 모순을 전부 빨아들이는 블랙홀은 베이글의 형태로 상영된다. 이 영화는 미친 듯이 환상적이라서 현실이고, 지긋지긋할 정도로 현실적이라서 환상이다. 수만 갈래의 가능성과 현실 영화는 선택의 갈림길이 생길 때마다 새로 만들어지는 평행우주를 제시한다. 선택의 순간마다 세계는 분열하고 우주는 새롭게 탄생한다. 가능성의 우주는 유리 조각처럼 깨진다. 그 분열의 파편은 가늠할 수 없는 곳 구석구석으로 튀어 있다. 양자경의 메타버스에서 모든 가능성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실현되고 있다. 만약 미래를 모두 파악할 수 있어 선택의 결과를 아는 사람은 늘 최선을 고르기만 할까? 과연 도착지를 파악한 채로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이는 항상 가장 지혜롭고 선하고 정의로우며, 책임과 용기 있는
산들에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피어나고 거리에는 연분홍 벚꽃잎이 번졌다. 산방산 앞 노란 유채꽃이 화룡점정을 찍은 아름다운 계절, 4월. 제주에 봄이 찾아왔다. 제주도민들은 꽃내음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도민들에게는 아픔의 4월이기도 하다. 그 마음을 대변하듯 형형색색 꽃들 사이 홀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꽃이 있다. 동백꽃이다. 동백꽃은 4·3의 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 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4·3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이다. 꽃 이름에 겨울 동(冬)자가 들어 있듯이 동백은 추운 겨울에 핀다. 강렬한 붉은 꽃잎과 추운 겨울에도 꿋꿋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모습은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하지만, 꽃이 질 때는 꽃잎이 떨어지지 않고 통꽃으로 땅에 툭 떨어진다. 76년 전 제주도에서 스러져 간 안타까운 생명들의 허무함과 일맥상통한다. 천혜의 자연, 그 아름다움 뒤에 가려진 아픈 이야기, 못다 한 말들을 대신하여 전한다. 4·3의 발단 : 3·1절 발포사건과 민관총파업 일장기가 사라진 자리에 태극기 대신 성조기가 올라갔던 시기, 제주도에는 귀향민들이 대거 증가하여 생필품이 부족했다. 일제에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친환경’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뿐 아니라 제품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며 소비하는 ‘그린슈머’로 성장했고, 이제 ESG 경영은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 환경 보호를 타이틀로 내세우며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ESG 경영의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했던 탓일까? 많은 기업들은 점차 ‘그린워싱’으로 위장하기 시작했다. ‘그린워싱’이란 ‘green’과 ‘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 이른바 ‘위장환경주의’를 뜻한다. 그린워싱의 7가지 유형 글로벌 환경 컨설팅 기업 ‘테라초이스’는 ‘그린워싱의 7가지 죄악(The seven sins of greenwashing)’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그린워싱의 유형을 세분화했다. 이 항목으로는 제품의 일부 친환경적 특성만 강조해 다른 속성의 환경 여파를 감추는 ‘상충 효과 감추기’, 신뢰성 있는 정보 등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채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증거불충분’,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애매모호한 주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