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토르나토레의 1988년 영화 <시네마 천국>은 영화가 세상의 전부였던 어린 토토와 그의 스승이자 영사기사인 알프레도와의 추억이 담긴 일생을 다룬 영화이다.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영화를 사랑하던 토토는 알프레드를 통해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며 성장한다. <시네마 천국>은 영화 매니아 토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루며 영화가 한 개인에게 남긴 복합적인 감정의 흔적들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1. 발길이 뜸해진 영화관 일주일에 영화관에 3번 정도 갔던 코로나 이전의 과거는 까마득해진 듯하다. 앞서의 어린 토토만큼은 아니여도 나름 영화광이었던 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함께 자연스럽게 영화관으로 가던 것을 일주일에 두 번, 한 번 이하로 줄이기 시작했고 2020년 하반기 때부터는 몇 달에 한 번만 가게 되었다. 넷플릭스와 왓챠 정기구독 서비스를 신청했고, 영화관에 가는 것이 어색해질 지경이 됐다. 8살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해리포터를 보러 영화관을 간 것을 시작으로, 영화관이라는 공간은 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던 유일무이한 공간이었다. 어떤 재미없는 영화라 하더라도, 영화관은 2시간 동안 옴짝달싹 못한 채 현실과는 동떨어져 완
대한민국만큼 정신질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은신하듯 살아가야 하는 국가가 있을까. 정신질환자들은 국가, 인종, 성별을 너머 모두에게 사회적으로 기피되는 존재이다. 그들은 바이러스의 숙주로서 일상의 그럭저럭함을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세계에 흠집을 내고, 그 틈으로 그들의 존재감을 감염시킨다. 그들은 정상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신줄을 놓고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넘어갈 수 있는 농담에 대해 과장된 혹은 아무런 말이 없는 반응으로 일관함으로써 찬물을 끼얹는다. 정상인들은 그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적들을 두고 그들의 무례함과 무능을 비난한다. 사회화된 말과 행동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는 일부 정신질환자들은 예의없고 이기적인 성품을 가진 자로 취급된다. 또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그들은 ‘남들도 다 힘들어’ 라는 엄중한 선언 아래에서 게으르고 나약한 인간이 된다. ‘남들도 다 힘들어. (그러니까) 너도 좀 참아보면 안돼?’, ‘너는 왜 그렇게 오버를 떨면서 징징거리냐?’, ‘니가 배가 불러서 그래’. ‘정신병 그런거는 먹고 살만해지면 생기는 병이야’, ‘괜히 힘든 척하면서 게으름 피우는거 아니야?’ 이는 모두 정신질환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