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2014 퀴어문화축제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외대알리| 퀴어 퍼레이드의 장소 승인이 취소되어 성명서를 받고 있던 때, 알리는 성명서에 참여하는 대신 퍼레이드 취재기사를 쓰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았다. 퀴어에 대한 기자의 지식은 웹툰 ‘어서 오세요 305호에’가 전부였으나, 행사 전날까지도 ‘반대 집회가 열리니 조심하라’는 주위의 걱정을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무식’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수레가 흥겹게 출발한 지 십 분 만에 멈췄다. 아저씨들이 수레 앞에 드러눕고,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안으로 들어오라며 독려(?)하기도 했다. 옆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할머니들과 여자 한 명이 다투고 있었다. 경찰이 제지하기까지 기자는 조금 떨어져서 가만히 지켜봤다. 할머니 한 분이 내게 이리 오라고 손짓하며 소리를 질렀다. 물론 위협을 느낀 기자는 가지 않았고, 곧 다섯 명의 할머니들이 내게 욕설을 퍼부었다. 사진을 찍은 것도, 째려본 것도, 말을 한 것도 아닌데…. 1시에 ‘용감’하게 탑승한 하이힐은 네 시간 뒤 충동구매한 쪼리로 바뀌었다. 작아진 키 때문에 높은 곳을 올라다녀야 했는데, 폴리스라인도 생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