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5 (일)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덕질] 덕질의 세계 - 인도커리

카레? 아입니다! 커리!

권진희 기자(kjhne1031@Naver.com)


커리 입문기

D대에서 반수를 시작하기 전 ‘퍼스트 네팔’이라고 하는 신기한 가게를 봤다. 그 당시에 나를 이름으로만 접했던 대부분이 성별을 여성으로 착각하고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희박한 ‘핵아싸’였지만 D대의 웬만한 맛집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가게는 이름도 신기하고, 분위기도 인도의 이국적인 분위기 때문에 매우 낯설고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마침 D대에서 반수를 같이하게 된 한 학생을 알게 됐는데 그 학생은 다년간의 인도 유학생활을 한 경험이 있었다. 그 학생에게 인도 커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그 기점으로 인도 커리에 입문하게 됐다. 먹기 전에는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가격도 비싼데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조그마한 접시(정말 조그마하다)에 담겨 나오는 카레가 만원이라니, 뭐 이런 음식이 있나 싶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급식 때 먹던 묽은 카레, 어머니께서 ‘오뚜기 카레’ 분말가루로 해주셨던 카레가 생각이 나서 별 기대는 안 했다. ‘카레가 거기서 거기지 뭐..’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 의정부중학교 급식. 전형적인 한국 급식 카레다.  

하지만 퍼스트 네팔에서 처음 먹은 커리는 신세계였다. 처음 만났던 인도 커리는 ‘치킨 마크니’였는데, 마크니란 버터를 풀어 넣어서 담백하게 만든 카레라는 의미다. 구운 인도식 빵인 난과 곁들어 먹으면 짜지도 않고, 급식 카레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향신료들의 진한 풍미가 온 입을 감돈다. 달콤하고 짭짤하고 혀 끝 뒤에 남는 독특한 풍미의 강황 맛이 특징인 복잡한 맛이지만, 모든 향신료가 적절히 어우러져 모난 맛은 없었다. 닭고기와 카레의 조합도 훌륭했다. 함께 나온 인도 요거트 음료인 라씨의 새콤달콤하지만 담백한 맛은 카레와 너무 어울렸다. 첫 만남에 좋은 기억을 가지며, 나는 커리를 즐기기 시작했다.

외대 근처 커리 전문점

우리 학교 주변에서는 외대 앞에 있는 “갠지스”와 경희대 정문 앞에 있는 “뉴델리”에서 커리를 즐길 수 있다. 어떤 곳인지 알기 위해서 두 곳에서 같은 메뉴인 ‘치킨 마크니’를 먹고 비교해봤다. 커리 전문점의 메뉴는 정말 많은데, 가장 무난한 축에 속하는 치킨 마크니를 먹고 다른 커리를 시도해보고 싶을 때 먹어보기를 권유한다.

갠지스

처음에 갠지스를 먼저 방문했는데 오래간만에 가는 인도음식점이라 기대가 됐다. 그리고 ‘외대에서도 D대처럼 기분 좋게 커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들어가는 순간 처음 가본 곳과 다르지 않게 인도사람으로 보이는 주인이 반겨주었다. 그리고 식탁 등 외관도 인도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놨다. 가게에 앉자마자 치킨마크니를 시켰다. D대에 있는 집처럼 라씨를 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지만.. 주지 않았다. 밥도 따로 시켜야 한다. 살짝 실망을 한 채로 마크니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반찬으로 양배추와 양파 절여놓은 것이 나오는데 카레를 먹으면서 살짝 곁들여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치킨 마크니는 먹자마자 향이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 향신료 향이 비교적 약하다. 하지만 단맛이 살짝 있고 전체적인 향신료 향이 입문자가 먹기에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신료들이 모두 곱게 갈아져 들어가있지는 않다. 월계수 잎이 그대로 들어가 있었고 고수풀이 얹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월계수 잎과 고수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꺼려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먹다가 월계수 잎을 씹을 수 있다.

가격

치킨마크니 : 9500원

플레인 난 : 1인분 2000원

 

뉴델리

경희대 정문 앞 더 페이스샵 근처에 가보면 뉴델리라는 인도 커리 전문점을 볼 수 있다. 오후 7시에 가서 사람은 별로 없고 한적했다. 여느 인도 커리집과 다르지 않게 현지인으로 보이는 직원이 환영을 해주었다. D대 커리집과 비슷하게 티비에는 인도 영화가 나오고, 인도의 분위기가 나도록 가게를 꾸며놓은 건 인상적이었다. 잠시 처음 가봤던 퍼스트 네팔이 생각났었다.

뉴델리의 치킨 마크니는 갠지스의 치킨 마크니보다 더 진하다. 향신료 향도 더 진하게 났다. 그리고 갠지스와는 다르게 향신료가 곱게 갈려 월계수 잎과 고수풀이 외관상 나타나지 않았다. 난은 비슷하게 겉은 바삭바삭했고 쫄깃했다. 이곳에서는 갈릭난을 시켰는데 플레인 난보다는 갈릭난이 더 맛있는 것 같다.

더 맛을 인도스럽게 낸 곳은 뉴델리이지 않을까 싶다. 메뉴도 더 다양하다. 케밥도 즐길 수 있고, 보다 더 다양한 커리도 즐길 수 있다! 또 뉴델리에서는 인도맥주인 ‘킹피셔’를 판다.

 

가격

치킨마크니 : 1만원

갈릭난 : 1인분에 2500원

 

커리 만들어먹기

정말 먹고 싶은데 커리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혹은 가기가 귀찮아서 커리를 즐기지 못할 때는 직접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다. 물론 커리 전문점을 가서 먹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지만 그래도 맛나는 인도 커리를 집에서 재현할 수 있다.(키친오브 인디아, 이마트 난 사진이 필요해요. 그냥 캡쳐해도되는지.. 그냥 찍어도 되긴하는데..----해도됨 제품은 해도됨. )

키친오브인디아 제품 뒷면을 보면 나름의 조리법(?)이 있는데 그대로 따라 하지 않기를 권유한다. 그대로 따라 해봤다가 너무 짜서 물 조절에 매우 힘든 적이 있다. 물이나 우유를 200ml만 넣으라고 되어있지만 400ml정도 넣어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오뚜기카레’처럼 야채나 감자 등을 많이 넣으면 안 된다. 닭고기가 주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난은 이마트에서 냉동된 것을 판다.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자. 물론 밥과 함께 먹어도 맛있게 커리를 즐길 수 있다.

생각보다 급식시간에 먹었던 카레라이스에 편견에 벗어나지 못해 맛있는 커리를 즐길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한번 즐겨보기를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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