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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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인스타그램, SNS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다

 인스타그램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형 공간정보체계 용어사전(이강원, 손호웅)』에 의하면 SNS는 그 특징에 따라 크게 3세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으로 옮긴 싸이월드, 블로그 등은 1세대 SNS이고, 오프라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다수와 온라인에서 관계를 맺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2세대 SNS이다. 그리고 시각물 중심의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은 3세대 SNS이다. 이러한 3세대 SNS인 인스타그램은 2세대 SNS의 특징도 함께 가진다.

 

 그러나 1세대, 2세대 SNS와는 달리 인스타그램은 사진, 동영상을 첨부하지 않으면 게시물을 올릴 수 없는 시각물 중심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SNS상에서 타인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게 된다.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인간의 과시욕을 분출하기 위한 창구”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좋은 모습,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원하고 지금의 SNS 중 인스타그램이 가장 그 모습을 잘 표현한다”라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SNS 종류별 이용률 변화>에 따르면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 각각의 이용률 변화를 파악한 결과 거의 모든 SNS 이용률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그중 유일하게 인스타그램만 이용률이 증가했다. 인스타그램을 1순위로 사용하는 이용자는 2014년에는 0.4%였다가 2019년에는 19.3%까지 증가하였다. 이는 인스타그램이 사람들의 일상에 끼치는 영향도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오픈서베이에서 조사한 <소셜미디어와 검색포털에 관한 리포트 2020> 중 <SNS 이용 이유>에 따르면 10대들은 ‘타인의 반응이 궁금하여 SNS를 하는 경우’가 66%로 가장 많다.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에게 받는 메시지 등 여러 반응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3월 17일 인스타그램은 성인이 본인을 팔로우하지 않는 미성년자에게 DM(Direct Message)을 보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미디어가 일상에 녹아들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디지털 성범죄’라는 새로운 범죄 유형이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N번방 사건도 SNS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의 메시지 기능에서 시작된 범죄도 존재하기에 인스타그램의 이와 같은 조치는, 그 조치만을 놓고 본다면 디지털 성범죄를 사전에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치는 어떤 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먼저, ‘온라인 그루밍’을 막을 것이라고 막아야 한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다른 SNS에 앞으로 온라인 범죄 근절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온라인 그루밍이란 SNS를 통해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접근하고, 그들을 유인하고 길들여 성 착취 행위를 손쉽게 시행하며 피해 폭로를 막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와 같은 조치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정부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중 하나인 <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일부 개정안에 포함된 ‘아동, 청소년 대상 온라인 그루밍 처벌’이라는 취지와도 부합한다.

 

 그러나 과거 인스타그램은 미성년자의 연락처를 수백 건 유출하는 것을 막지 못했던 정황이 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 조치를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있다. 또, 인스타그램 가입 시 나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의무가 아니기에 과연 이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있다.

 

 그러므로 인스타그램의 이번 조치가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새 법안의 취지와 잘 맞는다고 하더라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위하여 이용 수칙 등을 보완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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