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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을 포착하는 마을미디어, 구로마을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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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미디어 구로마을TV 인터뷰

지난달 27일, 구로구청 앞에서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고척동이 구로구 내에서 아동과 청소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시설과 교육시설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회견장엔 어떤 주요언론 기자도 오지 않았으나, 카메라를 들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은 매체가 있다. 바로 구로구의 마을미디어, <구로마을TV>다.

 

 

2012년 시작한 마을미디어는 지역의 거주민이나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해당 지역에서 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운영하는 미디어다. <관악FM>과 <마포FM>을 시작으로 현재 80개가 넘는 마을미디어들은 직접 신문과 라디오, 영상 등을 제작하여 지역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 회대알리는 <구로마을TV>의 활동가 서인식 대표, 이광흠 PD, 김현주 PD를 만나 인터뷰했다.

 

 

<구로마을TV>가 무엇인지 소개해 달라.

서인식: <구로마을TV>는 단체인가, 방송국인가, 업체인가. 정체성에 관한 질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구로마을TV>는 정식 등록된 언론은 아니지만, 기자회견 취재 요청을 받는 언론사로서 역할 하기도 하고 때로는 업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혁신교육지구 사업설명회가 있다면 주최 측의 요청에 따라 우리의 스튜디오, 인력, 기술력, 장비가 그들에게 투입된다. 동시에 비영리 단체적 성격도 갖고 있어서 주변으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한다. <구로마을TV>는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섞인 곳이다.

 

<구로마을TV>의 콘텐츠 중 하나인 <구로수다방>에선 주로 지역 기반의 활동가나 사회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출연하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김현주: 우리도 그들처럼 비주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직접 섭외를 하는데, 게스트들은 전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대중 매체에서 빛을 발하지도 않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도 없다. 이슈가 되길 바랐다면 프로그램을 더 화려하게 구성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런 자연스러움이 우리와 잘 맞는다.

 

 

지역 이슈나 시위 현장을 취재할 때 기성언론과 어떤 차별점을 두고 보도하는가.

김현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차별점이다. 사진은 촬영하는 사람의 가치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100% 진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린 편집을 과하게 하지 않을 수 있는 생방송을 한다. 누군가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사람들의 얘기를 전부 듣기 위해서다.

이광흠: 나중엔 어떨지 몰라도 지금 우리에겐 조회수가 중요하지 않다. 만약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본인의 지식을 전달하는 방송 위주로 만들다 보면, 방송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계속 전문가만 불러야 한다. 또 그렇게 잘난 사람을 찾는 곳은 많다. 우리는 초등학생도 나와서 자기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든다.

 

마을미디어 사업에 10년 일몰제(10년이 지나면 지원이 중단되는 제도)가 적용 중이다. 올해 마을미디어 지원 예산도 줄었다. 입지가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마을미디어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이광흠: 마을미디어든, 사회적 기업이든 처음엔 약간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우리가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는 능력과 월세를 낼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길 요구한다. 내가 보기에 이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생존에 관한 이야기를 더 하자면, <구로마을TV>의 스튜디오와 카메라는 전부 개별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지금 우린 이 일이 재밌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비가 들어도, 인건비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청년들에게 이런 환경을 물려줄 순 없다. <구로마을TV>의 최종 목표는 청년들로 하여금 ‘저 정도면 우리도 할 수 있겠는데’ 해서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거다. 나도, 서인식 대표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보니 우리가 언제까지 이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그래서 가능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한다. 나이 든 우리가 무엇인가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고 답답함을 느낀 20대, 30대, 40대가 있다면 직접 뛰어들어서 우리의 자리를 대신했으면 좋겠다.

 

바라는 구체적 지원 방안이 있다면?

김현주: 1위는 인건비다. 현재 우리는 <구로마을TV>에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기에 배운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을미디어 활동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면 최소 인건비는 보장돼야 맞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생계가 보장되지도 않는데 마음만으로 어떤 활동을 해나가기 어렵다. 다만 지원을 받다 보면 콘텐츠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된다.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서인식: 착한 사람들과 일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다. 착한 사람들과 일한다는 건 작년 내 캐치프레이즈기도 하다.

이광흠: 사람이다. 2019년 즈음이었다. 정부가 수시 비중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한 이후 교육단체들이 청와대 분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다. 그들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공무원 노조가 기자회견을 했는데, 기자 딱 한 명이 그들을 취재하고 있었다. 이걸 보고, 우리 사회엔 말하려는 사람은 많으나 들어주는 사람은 적다고 생각했다. 비록 우리가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순 없지만, 최대한 노력을 하고 싶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김현주: 나 역시 비슷하다. 관계를 생각한다.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일수록 누군가와 연결되는 게 쉽지 않다.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비주류들의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전달되도록 역할 하는 것이 <구로마을TV>인 것 같다.

 

마을미디어를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김현주: "완전 노가다?" (웃음) 그래도 <구로마을TV>는 “무한 가능성”이다.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다. 춤을 춰도 되고, 노래를 해도, 강연을 해도 된다.

서인식: “동네 소식통”이다. 기능상으로는 마을미디어처럼 훌륭한 동네 소식통이 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이광흠: “징검다리”다. 저에게 있어서 징검다리는 연결이다.

 

<구로마을TV>의 활동가들은 인터뷰 내내 새로운 세대의 참여를 강조했다. 청년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선 생계가 유지될 만큼의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활동 여건은 녹록지 않다. 김현주 PD는 구청을 대신하여 지역행사를 담당할 때가 있는데, 이 경우 사설업체들이 몇천만 원 받고 하는 일을 1주일간 밤새워가며 준비하지만 고생한 것에 비해 인건비가 적고 구청에 가려져 우리의 노력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구로마을TV>는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청년들이 힘을 합칠 차례다. 언론의 지각변동 속에서 청년들 스스로 그들의 역할을 고민할 때, 새로운 시대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이수빈 기자(hongsulsb@gmail.com)

취재=이수빈 기자, 방의진 기자, 윤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