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평생 ‘트루먼’처럼 살아가는거겠죠.”
-김동휘(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소속)강사 인터뷰 中-
2019년 육아정책연구소가 12개월 이상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9.3%는 자녀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스마트 미디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미디어의 보급이 어린 나이부터 쉽게 이루어짐에 따라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필요하고 관심 있는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은 누구나 게시할 수 있는 만큼 출처가 불분명하고 허위정보나 과장된 정보가 많다. 다양한 허위정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대학생 12명에게 미디어를 통해 거짓된 정보를 접한 적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모든 응답자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SNS를 통해 접하는 허위사실이 있었다. 특히 부모세대 이상에서 거짓된 정보를 믿어 자식세대에게 공유하는 사례를 많이 들었다. 정보의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개인적 노력으로는 댓글을 확인하거나, 같은 내용을 다양한 기사로 접하는 등의 방법이 있었다. 이렇듯 미디어를 통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돕기 위한 교육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초·중등생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답변을 전국미디어리터러시 교사협회 이성철 위원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김동휘 강사와의 인터뷰에서 찾았다.
현재 초·중등생 대상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정규 교과 편성이 되어있지 않다. 이성철 위원은 초등생의 경우 창의적 체험활동(창체)시간에 동아리를 편성하거나 담임 교사의 재량에 따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국어교과를 비롯한, 사회, 도덕(윤리), 예술 교과 등 각 교과에 미디어의 이해, 접근, 생산과 관련된 일부 학습 내용이 있기 때문에 학습 내용을 재구성해 보다 심화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언급했다. 중등생은 자유학기제 도입을 통해 다양한 분야를 탐색할 수 있게 됨으로써 미디어 관련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을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다.
김동휘 강사는 최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해 가짜뉴스, 딥페이크에 대한 정보 위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디어는 모두의 삶과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면 짜여진 각본대로의 거짓된 삶을 사는 영화 ‘트루먼 쇼’ 의 주인공 ‘트루먼’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들은 단순히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뿐만 아니라 현재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회대알리는 대학생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심도있는 견해를 듣기 위해 성공회대학교 김서중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서중 교수는 대학교 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초·중·고등학교와는 다르게 사교육 체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학교는 전공 공부를 한다는 인식이 대다수에게 심어져 있기 때문에 미디어 교육 진행은 힘들다고 말했다.
김서중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현재 다양한 집단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를 "비판적 사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언론사들 간의 과열된 경쟁에 대해서는 예전과는 다르게 언론사를 선택해서 보는 지면신문이 아니라 기사 제목을 선택해서 보는데, 기사의 조회수에 따라 수당을 받게됨으로써 조회수를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쓰고 기사 간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내용이 부실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언론 자체를 불신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약해져 민주주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서중 교수는 언론의 사회감시라는 기능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주권자의 올바른 생각이 중요하나, 개인의 판단은 항상 옳을 수가 없기에 의견을 교환하는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대알리의 학생자치 공론장 관련 기사는 여기서 볼 수 있다.)
공론장의 부재, 학생사회 위기로 이어져...건강한 공론장 필요
마지막으로 정보 수용에 있어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TV뉴스나 지면신문같은 기존의 매체를 접하거나, 본인이 신뢰하는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기사를 보는 방법을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개개인이 본인과 다른 생각을 수용하고 자신의 생각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글=김동우 기자(robinkim1211@naver.com)
취재=신민철, 류주희,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