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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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활에서의 <청탁금지법> 적용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지난 11월 11일 국회를 통과했다. 입안자의 이름을 붙인 ‘김영란법’으로도 잘 알려진 이 법은 2015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청탁금지법 제1조에서도 볼 수 있듯, 이 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과 금품의 수수를 금지하는 것으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 보장을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법이 시행되고 시행령 등이 여러 번 개정되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장학생 선발, 논문 심사와 학위 수여, 연구실적 인정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 법에서 규정하는 공직자에는 ‘대학교수’도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대학교수와 대학생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에 ‘청탁금지법’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여기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4가지 상황이 있다.

 

첫 번째, 교수님께 드리는 생일선물이 청탁금지법 위반일까? 청탁금지법 제8조 5항에 따르면 공직자에게 또는 그 공직자의 배우자에게도 법으로 금지된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고자 하는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 무심코 드린 생일선물이 법을 위반하는 사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제8조 3항에 따르면 사교, 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 등은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만약 드리고자 한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졸업 후 드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두 번째, 교수님께 성적 정정을 요청하는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일까?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끝나면 성적 정정을 요청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청탁금지법 제5조 1항에 따르면 각급 학교의 입학, 성적, 수행평가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을 위반하여 처리하거나 조작하는 행위를 부정청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청탁에 해당하는 성적 정정 요청은 정당하지 않은 요청이고, 학교에서 규정하는 정당한 성적 정정 요청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학교마다 성적 정정 방법이 다르므로 성적 정정 요청을 하고자 할 때, 반드시 규정을 먼저 확인하고 규정에 맞게 요청하여야 한다.

 

세 번째, 인턴으로 근무하는 경우, 취업을 위해 대학교수가 취업 추천을 한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일까? 청탁금지법 제5조 1항에 따르면 채용, 승진, 전보 등 공직자의 인사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개입 또는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부정청탁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 법의 목적은 ‘공직자’의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이는 ‘공공기관’인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법제처의 답변에 따르면, 민간기업일 경우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네 번째, 교수와 학생이 같이 식사를 하는 경우 돌아가면서 전체 식비를 전부 부담한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일까? 청탁금지법 제2조 3항에 따르면 금품 등에는 ‘음식물’이 포함된다. 그러므로 한 명이 전체 식비를 부담하는 행위는 접대 행위가 되어, 금품 수수 등의 행위로 규정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의 답변에 따르면 각자가 각자 먹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경우 이는 청탁금지법 위반의 대상이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위의 상황은 위반사항을 파악하기 쉬운 사례에 속하지만, 본인이 처한 상황이 청탁금지법에 위반되는 행위인지 파악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법령을 꼼꼼히 찾아보는 것 외에도 조금 더 간편한 방법이 존재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부패공익신고> 사이트(https://www.clean.go.kr/index.es?sid=a1)가 바로 그것이다. 위 사이트에서는 본인이 직접 상담을 신청하여 처한 상황에 대한 위반사항을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신청한 상담에 대해서도 검색하여 찾아볼 수 있다. 위반사항이 존재하는지 파악하기 힘들거나 확실히 알고 싶을 때,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무심코 한 행위가 위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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