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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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노동은 정말 ‘꿀’인가요?” 배달 노동자가 직접 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대비 78% 증가해 11조 9985억원에 도달했다. 배달산업 관계자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언택트 문화가 형성되면서 덩달아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하며 동시에 배달 노동계도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데, ‘배달의민족’의 ‘배민라이더’의 경우 지난 7월 채용 응모를 시작한 지 18일 만에 천 명이 모였으며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는 지난달 신규 등록 라이더가 1월 대비 86.2% 증가했다. 이처럼 배달 노동 붐이 일어난 이유로는 자율적인 출퇴근과 단시간 고수익이 꼽힌다. 많은 이들이 배달 노동을 두고 편안하고 좋은 직업이라는 뜻으로, ‘꿀 직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함정이 있다. 증가하는 배달 노동자의 수만큼 배달 사고 또한 늘어나고 있단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산업재해 사고 사망 현황’을 보면 최근 5년 사이 배달 노동자 사망자는 9배 가까이 늘었다. 배달 음식 수요 및 배달 노동자의 수가 배달 사고의 수와 정비례한다는 사실은, 팽창하는 배달산업에 비해 배달 노동자의 노동 환경이 열악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회대알리는 배달 노동이 정말 ‘꿀 직업’인지 알기 위해 직접 배달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라이더유니온 인천지부장 이대근 씨와 청년 배달노동자 김승현 씨가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Q. 인터뷰에 앞서, 팔을 다치신 것 같은데 어쩌다 팔을 다쳤나?

이대근: 눈 오기 전날이었다. 원래 눈 오기 전날 저녁이 되면 이슬이 오고 기온이 내려가서 미끄럽다. 그날은 주문이 밀려있었다. 주문이 안 빠져서 걱정되는 마음에 주문 두 개를 동시에 잡으려 했다. 경로를 바꾸려고 브레이크를 잡다가 쭉 미끄러졌다. 조급한 마음을 안 가져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마음이 급해지기도 한다.

 

Q. 배달 중 위험한 상황에 처한 적 있나?

김승현: 날씨가 안 좋은 날엔 사람 심리상 배달을 더 선호하게 되지 않나. 그래서 그런 날엔 배달 건수도 많고 업체에서 제시하는 건당 가격도 높아서 배달을 무리하게 할 수밖에 없다. 저 또한 무리하게 했었고, 그런 날은 날씨 탓에 음식이 식기 쉬워서 마음이 급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비 오는 날 서둘러 가려다 골목길에서 넘어진 적, 함박눈이 갑자기 내려서 도로에서 넘어진 적 있다.

 

Q. 무리해서 배달하는 배달 기사들이 있는 것 같다. 이유가 있나?

김승현: 현재 배달 붐이 일어난 상황이다. 코로나로 인한 실직, 폐업 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져 배달업에 뛰어든 사람이 많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게 배달 일인데, 교통 법규 지켜가며 배달하면 일반 시급 알바와 다를 것이 없다.

 

Q. 무리해서 일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해결방안을 제시해본다면?

이대근: 어느 정도 신호위반을 해야 많이 버는 구조다. 빨리 가서 많은 건수를 잡아야 많이 번다. 만약 배달원들의 수입이 일정하게 높아지면, 지금처럼 미친 듯이 일하겠나. 생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죽을지도 모르는 일을 감수하지 않는다.

 

Q. 폭설 등 악천후로 배달을 쉬게 되면 임금은 전혀 없나?

이대근: 그렇다. 생활비를 못 버는 것도 문제지만, 일을 못해도 나가는 고정비용이 있다. 오토바이나 보험료 같은 것. 오토바이를 할부나 리스로 구입하면 하루 단위로 얼마씩 나간다. 그런 비용을 다 합치면 한 달에 138만 원 정도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오토바이 보험료와 산재보험, 고용보험료 등등을 하루 단위로 차감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못하면 돈을 못 버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에 2만 원, 3만 원씩 차감된다. 그러니까 일을 못하는 기간 동안 돈을 못 버는 것뿐만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한 수단에 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런 문제가 있다.

 

배달 노동자들은 배달 건수에 따라 수입이 정해진다. 빠르게 많이 일할수록 더 버는 구조다. 청년 배달 노동자 김승현 씨는 “교통 법규 지켜가며 배달하면 일반 시급 알바와 다를 게 없다”며 배달 노동자들이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대근 라이더유니온 인천지부장은 “일을 못해도 나가는 고정비용이 있다”고 답했다. 노동자들은 폭설처럼 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무런 수입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할부 비용 등 고정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처지에 놓인다는 것이다. 악천후와 수입구조의 문제와 같이 배달 노동을 위험하게 만드는 조건들이 이들의 생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인터뷰에 응해준 두 배달 노동자는 배달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수입이 보장되어 있어야 하며,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기본 배달료가 지금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대근 씨는 배달 기사들이 악천후에도 무리하게 일하는 까닭에는 업체의 강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시로 최근의 사례를 알려줬다.

Q. 무리하게 일하는 이유에는 업체의 강요가 있다고?

이대근: 원래 눈이 오면 너무 위험하니까 배달 대행업체에서 문을 닫기도 한다. 상점에 ‘눈이 와서 배달 불가능하다. 주문을 받지 말아달라’고 공지한 뒤 닫는다. 얼마 전 눈이 왔던 날도 배달을 중지했다. 그때 기사들은 모처럼 쉬는 거니까 기사들끼리 술도 한잔하고 사무실에 있었다. 중요한 건 기사들한테는 배달 중지를 했지만, 상점에는 배달 중지를 공지하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상점에서는 주문을 받아 요리를 했고, 배달 중지에 대한 공지가 제대로 안 됐다며 항의했다. 그걸 알게 된 업체 지사장이 이미 술을 마신 배달 기사에게 “이 주문까지는 배달해라”고 했고, 해당 기사는 “음주운전이다. 앞으로 이 일로 먹고살아야 한다”며 거부했더니 폭행당했다. 라이더들 연락망에 사진이 올라왔었다.

 

일부 배달업체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배달 노동자들에게 배달을 강요하고, ‘더 빨리, 더 많이’ 배달을 하게끔 부당한 조치를 취한다. 부적절한 이동 시간 계산, 배달 기사 평가 시스템, 안전 권고 무시 등이 그 예시다.

 

Q. 플랫폼에서 이동경로와 도로 상황을 반영해 배달 시간을 책정하나?

김승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엔 아예 배달 주문을 막는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분다거나 비가 많이 올 때도 정말 위험하다. 그런 경우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또 언덕길이 많은 동네는 길도 구불구불한 경우가 많아서 찾아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늦은 적이 있는데, 쿠팡이츠에서 배달이 늦다고 연락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Q. 부득이한 사정으로 배달 취소 혹은 거절을 해야 할 때 쉽게 할 수 있는 구조인가?

김승현: 쿠팡이츠는 노동자가 배달 취소나 거절을 하면 배달 수락률로 평가를 해서 일을 잘 안 주고, 수락률이 너무 낮으면 배달을 못하게 계정 정지도 시킨다. 생계와 연결이 되기 때문에 거절이나 취소를 할 땐 마음이 찝찝하다. 서둘러 배달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재 배달업계의 실상이다. 그러다 보니 음식이 쏠리거나 흐르는 경우도 생기고, 다른 기사들이 각자의 이유로 배달을 잡지 않아 배달 시간이 지연된 주문 건들도 생기는데, 업체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는다. 단지 배달을 했을 뿐인데 알고 보니 지연된 주문 건이어서 늦었다고 평점이 깎인 적도 있다.

 

Q. 고용노동부에서는 배달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권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자율에 맡긴 권고에 대해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권고를 따르고 있나.

이대근: 말 그대로 권고라서 업체는 권고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도 못한다. 권고에는 몇 km까지 배달하고 몇 km 넘는 건 받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음식점에서 주문을 받을 때 주문하신 분의 거리가 몇 km냐고 묻지도 않고, 이미 주문을 받은 상황인데 ‘몇km라서 안 가요’라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기준들은 현실적으로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데 강제성도 없으니 지켜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배달 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의 권고가 배달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답했다. 업체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배달 시간도 제대로 책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동 거리까지 계산할 리가 없다며 지적했다. 또한, 배달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시스템은 노동자들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고, 업체의 요구에 잘 따르지 않으면 일감을 주지 않아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배달 노동자에게 배달 주문을 취소하거나 거부할 선택권이 주어지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선택을 저해하는 압박이 많다.

 

이어 이들은 ‘기업의 경쟁적인 프로모션’이 배달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언급했다. 배달 노동자 대상 프로모션 이벤트는 배달비를 일시적으로 높여 대중들로 하여금 배달 노동을 ‘꿀 직업’으로 바라보게 한다. 하지만 실상은 특정 시간대에 배달료를 높여 위험한 질주를 하게 하고, 임금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노동자들이 끊임없는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Q. 기업의 프로모션이 배달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나?

김승현: 프로모션은 배달업으로 사람들을 이끌려는 행위다. 회사에서 어느 정도 목표한 배달노동자 수를 달성하면 프로모션을 종료한다. 그래서 배달 노동자 수가 줄어들면 다시 반복하기 일쑤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져서 배달 건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꾸준하게 하던 사람들에겐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대근: 특정한 시간대에 특정 프로모션을 붙인다. 점심과 저녁이 피크 시간, 그런 시간대에 배달을 더 많이 하게 하는 건 위험한 체계다. 기본 배달료를 올리고, 평소에 안정적인 수입구조를 만들어야 특정한 시간대에 한 건이라도 더 하려고 위험한 질주를 하는 게 없어질 것이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 때문에 프로모션으로 전쟁을 한다. 사람들은 라이더들이 돈 많이 벌어서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라이더들은 언젠가 프로모션은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요구는 기본 단가를 올리고 프로모션을 줄이란 거다. 프로모션이 지속 가능한 구조가 아니라는 걸 다들 안다.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배달 노동은 위험하고 안정적이지 않다. 기본 배달료가 낮은 데다가 고정 수입 보장 없이 개인의 배달 건수에 따라 수입이 책정되기 때문에 몸을 바쳐 돈을 벌 수밖에 없다. 덧붙여 일부 배달업체는 회사의 수입 상승과 점유율 경쟁을 위해 배달 노동자들에게 무리한 배달을 강요하고 있다. 기본 배달료를 높여달라는 배달 노동자들의 요구에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일시적인 프로모션으로 배달업의 문턱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근, 김승현 씨는 배달업을 ‘꿀 직업’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아래와 같이 답하며 배달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Q. 배달 노동이 꿀 직업이라는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처우 개선을 위한 요구가 있다면 무엇인가.

김승현: 배달 노동이 다른 직업에 비해 단시간 고수익인 것은 맞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들도 많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의 배달, 찾기 힘든 배달지 등 생각보다 변수가 많은 직업이기도 하다. 배달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소비자와 플랫폼이 같이 행동해야 한다. 배달 노동자들의 사고가 많은 이유는 빠르게 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소비자는 날씨가 안 좋거나 배달이 많은 날, 혹은 점심·저녁 시간엔 배달 지연을 어느 정도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 또한, 플랫폼은 다른 플랫폼과의 경쟁을 이유로 무리한 배달 시간을 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대근: 배달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코로나 이후에는 필수적인 산업이 되며 규모가 팽창하고 있는데, 노동에는 기준이 없다. 화물 운송의 경우에는 그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 운전할 수 있다. 배달은 자격요건이 없다. 배달업이라고 해서 따로 신고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노동자들이 일정한 조건을 갖추고 영업할 수 있도록 등록을 하고, 지자체와 정부가 이 지역 배달업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위와 같은 사항들을 전달하고 점검하고 그런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안전 배달료를 보장해야 한다. 배달원들의 수입이 보장되면 무리해서 배달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배달 노조 라이더유니온은 배민남부센터에서 현행 배달료 체계의 문제를 지적하고 안전 배달료 도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라이더유니온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호를 지키고 싶다”며 안전 배달료 도입과 합당한 배달료 기준의 책정을 요구했다.

또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2021년 5월 간행물을 통해 배달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3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이처럼 배달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가운데 배달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배달을 주문하는 개인과 배달업체, 지자체와 정부 등 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최민서 기자(zlxl78945@gmail.com)

취재=방의진, 최민서, 황혜영 기자

사진=황혜영 기자(hyeng925@gmail.com)

디자인=한병재 디자이너(hanbjb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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