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1 (목)

대학알리

끝나지 않는 성음, "러시아는 공격을 멈추어라"

 

매주 일요일 덕수궁길, 우크라이나인들의 성음

"러시아는 공격을 멈추어라"

 

지난 3일 오후 2시, 봄 산책으로 한창인 덕수궁길 일대에서 주한 우크라이나인들과 그들에게 연대하는 다양한 국적의 집회 참가자들이 덕수궁길에 모여 행진을 시작했다. 이 집회는 매주 일요일, 덕수궁길에서 행진을 시작해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 모여 연설을 진행한다. 키이우에서 온 니콜라이씨에 따르면, 이 집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부터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에 의해 기획되었다. 이 집회의 목표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건에 대해 잘못 오인하고 있는 점들을 바로 알게 하고, 사태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참여자들은 "비록 지금 우리가 어둡고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있으나, 결국 마지막에 우크라이나의 자유 세계는 더욱 더 힘차게 번영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6.25 전쟁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과의 깊은 유대관계를 지니게 된 점을 들어, 이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한우 양국 관계 또한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돈독해지고 특별해질 것이라 기대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거나,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이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하며, 'STOP WAR' (전쟁을 멈춰라), 'SAVE UKRAINE' (우크라이나를 구해달라) 라는 팻말을 들고 일어섰다. 그들은 "러시아는 공격을 멈추어라", "우크라이나 국민 만세", "대한민국 감사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벨라루스인도 있었다. 벨라루스인들이 러시아를 지지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생각에 대해서 말해달라는 질문에 "정부가 러시아를 원할 뿐, 벨라루스 사람들은 러시아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벨라루스인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같이 나갈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 벨라루스인은 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의미가 없는 반인륜적이고 역겨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인은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벨라루스는 한국처럼 대통령을 뽑을 수 없다. 벨라루스는 원치않는 러시아군을 벨라루스에 배치하고 있다" 라고 자국의 상황을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3월 18일까지 우크라이나 아이들은 총 109명이 사망했다. 이에 키이우 시장은 아이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키이우 중앙 광장에 109개의 빈 유모차를 배치하기도 했다. 행진이 끝난 후 집회 참여자들은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모였고,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추모하고자 인형들과 아동용 신발들을 진열했다. 집회에서는 'STOP KILLING OUR KIDS' (아이들을 죽이지 말라) 라는 팻말이 보이기도 했다.

 

 

연설자는 러시아의 불법적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연설을 개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국제적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고,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와 더욱 협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연설자는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에 힘입어 취소됐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한민국 국회연설이 4월 11일로 확정됐" 며 우크라이나인들이 대한민국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설자 본인 역시 대한민국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더욱 발전하는 한-우 관계를 목격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 1개월간 지속된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은 일제강점기 36년과 한국전쟁을 포함해 한국이 이전에 겪었던 아픔과 전혀 다르지 않다" 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중대한 안보 문제를 자극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목도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이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말하며, 유럽연합과 나토 가입에 대한 우크라이나인들의 바람은 젤렌스키 대통령 이전에 우크라이나 헌법에 명시되어 있던 조항이기 때문이다. 

 

연설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종속되지 않는 주권 독립 국가가 되는 것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오랜 숙원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가 이 부당한 전쟁을 정당화하는 것과는 달리 NATO (북대서양 조약 기구)는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러시아를 위협한 적이 없으며, NATO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땅에 물리적인 군사 공격도 가한 적이 없다"며 토로했다. 연설자는 "그러므로 이 전쟁에서 선과 악이 분명히 구별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 한국 정부에게 "국제연합이 80년 전 한국에 베풀었던 가장 큰 도움을 기억하며 우크라이나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며 염원을 표현했다. 또한 "유엔군 용사들이 머나먼 타국을 위해 기꺼이 싸운 것처럼 우크라이나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결연히 나선 대한민국 우용군들에게 관대한 처신을 부탁드린다" 고 말하며 마무리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온 니콜라이씨는 15년 전 한국에 처음 왔고, 매주 일요일 이 집회에 나와 구호를 외친다. 집회를 기획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니콜라이씨는 집회 요일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사관이 일하는 평일에 할 생각이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토요일도 좋다고 생각했으나 주말이라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매주 일요일에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니콜라이씨는 "일요일도 이 시간에 지나가는 사람이 많다 보니까 더 널리 알려줄 수 있어 기쁘다" 라고 덧붙였다.

 

니콜라이씨는 "한국의 많은 지원과 지지가 느껴져서 감사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게 이 집회의 목적이기도 하다"며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국가 예산을 전쟁에 쓴다고 말하며, 러시아 경제 체제에 제재는 반드시 있어야 하므로 제재를 멈춰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동일한 시간에 덕수궁길 집회와는 별개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러시아인도 있었다. 그녀는 사회학 박사 과정을 위해 7년 전에 한국에 왔다고 했다. 1인 시위는 평일에는 대학원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일요일마다 서울광장 앞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든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의 팻말에는 'STOP THE WAR IN UKRAINE'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멈춰라), '러시아인도 전쟁 반대' 라는 한국어가 적혀있다. 그녀가 1인 시위를 하게 된 동기로는 "우크라이나인들도 이렇게 소리를 외치고 있고, 나에겐 우크라이나 친구들도 있는데 도저히 침묵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현재 러시아가 아닌 한국에 있어서 자유롭게 시위를 할 수 있지만, 사실 외국에 있어도 무서운 실정이다" 라고 본인의 감정을 설명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세가지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지하는 사람들, 그냥 무서워서 아무 말도 안하는 사람들,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녀는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하는데, 그게 제일 가슴아프고 힘든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며, 같은 민족끼리 싸운다고 오인하는 의견에 대해 그녀는 "우크라이나랑 러시아는 뿌리는 같지만, 중국과 한국도 민족이 다르듯 엄연히 다른 민족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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