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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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서울캠 학생들은 왜 노숙했을까

한국외대 서울캠 총학생회, ‘학생 의견 무시한 학칙개정안을 멈추기 위한’ 노숙 농성

 

“밤에는 상당히 춥고 아침에는 꽤 더운 편이에요. 일교차가 큰 편이라서 그런 부분이 좀 어려운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량했다. 그들은 한국외대 서울캠 본관 앞에 천막을 친 채 노숙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 노트북을 열어 과제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들은 왜 학교에서 노숙을 시작했을까. 학교가 학생 의견을 무시함에 분노한 그들이었다.

 

지난달 4일 한국외대 측은 ‘학과(부) 구조조정에 관한 규정(안)’을 발표했다. 글로벌캠 유사중복학과 12개 학과의 폐과 존치를 결정하는 내용이다. 폐과의 대책으로 △서울캠 학과명의 졸업증명서 발급 △졸업증명서에 명기할 전공명 선택권 △이중전공 추가 학점 취득 시 1 전공으로 변경 가능 등이 포함됐다. 서울캠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학교 측이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지난 기사 참고). 더불어 서울캠과 글로벌캠 간 ‘공정’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외대 서울캠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 학교 교무위원회부터 지난 4일 이사회까지 일주일간 ‘학생 의견 무시한 학칙개정안을 멈추기 위한’ 노숙 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지난 3일, 그 현장을 찾았다.

 

하나, 우리는 학생 의견이 무시된 학칙개정안을 멈추기 위해 노숙 농성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일방적인 학교 본부의 소통방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모든 학우의 단결된 행동으로 서울캠퍼스 학생 의견 반영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한국외대 서울캠 총학생회는 “서울캠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의 학사제도 구조조정안 발표는 있어선 안 된다”며 “학생들은 교육권을 보장받고 학교의 운영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들은 학교 측이 학생을 논의의 주체가 아닌 논의된 내용의 적용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사제도 개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는 항상 학생들에게 주어진다”며 “학교 본부는 학생 의견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준 한국외대 서울캠 서양어대학 부학생회장은 “학칙이 개정된다면 학생들이 어떤 부분으로 타격을 입게 될지, 학생들이 어떤 부분으로 불편을 겪게 되는지 고려해야 한다. 학생들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학교가 가장 구성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혜자인 글로벌캠 학생들은 먼저 해당 보상 등을 요구한 게 아니라, 학교 측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채준 부학생회장은 “서울캠에서 열린 총장과의 대화에서 총장은 글로벌캠이 원해서 이러한 보상책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총장과의 대화에선 보상을 통보식으로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글로벌캠 학생회 측에 들은 바로는 자신들이 ‘보상을 선 제시한 적이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의 양 캠퍼스를 향한 ‘갈라치기’ 시도는 아니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지난 4일 한국외대 서울캠 총학생회는 학교 이사회가 개최됨에 따라 예정된 대로 노숙 농성을 종료했다. 이사회 결과, 해당 안건은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결됐다. 총학생회는 “앞으로 집행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의견이 논의될 수 있도록 세부 규정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며 “학교 측도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노력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글=박주현 기자

취재=차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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