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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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립대의 민낯, 퇴장하다

김인철 후보자 사퇴에 대한 소회

 지난 3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서 “어떤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가히 ‘사립대의 민낯’이 퇴장하는 순간이었다. 그 민낯은 휘황찬란*했다.

* 행동이 온당하지 못하고 못된 꾀가 많아서 야단스럽기만 하고 믿을 수 없다.

 

한국외대 총장을 재임했던 그는 갖갖은 논란을 낳았다. 논란도 다다익선이었던가?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김 전 후보자 가족 4명 모두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재단 장학금에 선발된 사실에 특혜 의혹을 빚었다. 또한, 과거 군 복무 당시 대학원 과정 일부를 다녀 특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점입가경으로 총장 당시 롯데첨단소재 사외이사를 겸임했다. 김 전 후보자 스스로 겸직을 허가해줌으로써 1억 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다. 더불어 교육부로부터 받은 감사에서 14건의 징계 처분받았다. 골프비·식대 등 업무추진비 부당집행·법인 비용 교비 회계 부당집행·김인경 골프선수 A+ 학점 특혜 등이다.

 

그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을 역임하면서, 꾸준히 ‘대학의 자율성 강화’와 ‘대학 규제 완화’를 외친 바 있다. 지난해 열린 국회 교육위 ‘고등교육 위기극복과 재정확충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는 “사립대학에 설사 비리가 어느 정도 상존한다 하더라도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 대학 등록금 인상도 주창했다. 그는 사총협 회장으로서 교육부에 사립대 등록금 인상 규제 철폐를 압박했다. 그의 주장을 종합해보자면, 대학에서 등록금을 매년 올리고, 비리가 계속해서 일어나도 정부는 간섭하지 말고 돈만 달라는 식이다.

 

 

그런 그가 다행히 자진 사퇴했다. 그가 만에 하나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면, 과장해서 사립대 ‘나쁜 놈의 전성시대’가 펼쳐질 수도 있었겠다. 김인철 전 총장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돼 그의 행적이 두드려졌을 뿐이지, 이러한 비위와 논란 그리고 가치관은 사립대의 만연한 풍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학 자율성’을 방패막이로 해 비리를 일삼는 자들은 여전히 널리고 널렸다.

 

씁쓸하다. 부디 또 다른 민낯이 등장하지 않길 바란다. 김인철 전 총장을 기점으로 휘황찬란한 사립대의 민낯은 이제 구시대 유물로 떠나보내자.

 

박주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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