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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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3년 만에 돌아온 왕산체전… ‘뜨거웠던 현장’ 뒤에 가려진 미흡했던 부분들

지난 9월 19일부터 19일간 열려
치열한 공방이었던 축구 결승전, 우승팀을 만나다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 2관왕 차지
아직까지 남아있는 ‘수해’의 흔적들

■ 3년 만에 돌아온 ‘왕산체전’

지난 9월 19일부터 10월 7일까지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가 왕산체전을 개최했다. 이번 체전은 ‘Hufs OLYmpic DAY’의 줄임말인 ‘HOLYDAY’라는 명칭 아래 2019년 이후 3년만에 열렸다. 체전에는 총 40개의 학과가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인원 미달, 스케줄 조정의 어려움 등으로 기권한 학과들이 다소 많았다. 참가 학생 수 감소와 대면 전환 시점을 고려할 때, 직전 대회와 달리 농구, 줄다리기, 릴레이 경기를 제외한 축구, 피구, 계주 세 종목 경기만 진행됐다. 그럼에도 많은 학우들은 체전에 참가해 활기를 불어주었다. 외대알리는 체전기간 주요경기가 진행된 현장에 가보았다.

 

 

 

■ 우승을 놓고 격돌한 뜨거웠던 현장 

무더위 속에서 선수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많은 학우들도 함께 응원했다. 종목별 경기들이 진행된 끝에 10월 1일, 각 종목별 결승전 대진표가 확정됐다. 축구 결승전에는 생명공학과와 스페인어통번역학과가 진출했으며 3, 4위전에서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와 산업경영공학과가 맞붙었다. 피구 결승전에는 중국어통번역학과와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가 우승을 놓고 격돌했고 3위를 놓고 태국어통번역학과와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가 승부를 펼쳤다. 계주 결승전에는 독일어통번역학과, 우크라이나어과,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 아프리카학부가 진출했다.

 

특히 7일 열린 축구 결승전 현장 분위기는 상당히 뜨거웠다. 많은 학우들이 경기를 관람했으며, 두 학과 간의 승부 역시 박빙이었다.

 

전반전 시작과 함께 스페인어통번역학과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를 성공시키며 경기의 흐름을 가져갔다. 그러나 후반전 휘슬이 불리고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던 중 생명공학과가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이 터졌고, 치열한 접전 끝에 1대1로 마무리되며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는 다소 싱겁게 마무리됐다. 스페인어통번역학과는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생명공학과는 세 골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 세 번의 승부차기를 뚫어낸 ‘생명공학과’… 우승팀과의 인터뷰  

경기를 마친 후 우승팀 생명공학과를 만나봤다. 생명공학과 주장 라이트백 18학번 정지운 학우는 팀이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모든 선수들이 각자 포지션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성실하게 임해준 점이 우승의 큰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결승전을 포함해 총 세 번의 승부차기를 치뤘는데(독일어통번역학과,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학과, 스페인어통번역학과) 모든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잘해줬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팀원들에게는 “이기기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임해줘서 정말 고맙고 주장으로서 많이 부족했지만 끝까지 따라준 팀원에게 고맙다”며 마음을 전했다.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를 담당한 공격형 미드필더 21학번 박찬호 학우는 당시 심정에 대해 “솔직히 PK(페널티킥)를 차러 나갈 때 마음이 편했다. 성공시킬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고, 실축하더라도 남은 팀원들이 PK를 성공시켜 우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이어  “골을 넣어 우승을 확정 지은 후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으며, 바로 학우들에게 뛰어가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4강전을 꼽았다. 후반 막판까지 0대1로 지던 중, 코너킥에서 주장 형이 동점 골을 넣었을 때 정말 짜릿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 함께한 팀원들과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마음을 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22학번 김서종 학우는 첫 왕산체전에 대해 “긴장이 됐지만 이기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뛰었다. 팀원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전했다. 

 

■ 정기총회 속 진행된 ‘왕산체전’ 시상식

이후 이뤄진 10월 7일 정기총회에서 각 종목별로 시상이 이어졌다. 한편 결승전에서 패한 스페인어통번역학과는 준우승에 머물렀으며 3,4위전에서는 산업경영공학과가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를 꺾고 3위를 차지했다. 피구에서는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가 중국어통번역학과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우승했고, 3위는 태국어통번역학과의 몫이었다. 계주종목 우승 역시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가 가져갔으며, 2,3위는 우크라이나어과, 아프리카학부 순이었다. 각 등수별 상금으로는 1위 트로피와 50만원, 2위 30만원, 3위 20만원이 각각 주어졌다.

 

 

■ 수해가 발생했던 글로벌캠퍼스… “보수가 필요해!” 

한편 지난 8월 한반도에 들이닥친 기록적인 폭우의 영향으로 백년관 잔디구장을 비롯해 기숙사로 가는 길인 일명 ‘뱀길’과 어문관 건물 등 글로벌캠퍼스의 많은 시설들이 피해를 입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참여한 학우들 역시 “잔디의 고무분말들이 한쪽에만 너무 몰려있고, 골대 뒤쪽 펜스 그물이 제대로 설치가 안됐다”며 “공이 계속 나가면서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장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주기적인 관리와 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수해가 발생한 교내 인도. 사진 = 김서진 기자 

 

▲ 보수가 필요해보이는 백년관 잔디구장. 사진 = 이지석 기자 

 

일부 시설은 보수가 완료됐지만, 잔디구장 펜스를 비롯해 아직 보수 상태가 미흡한 곳이 있어 학우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이번 체전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오경현 총학생회장(독일어통번역 19)은 2학기 시작 전 시설관리팀에게 수해로 인해 훼손된 부분의 보수를 요청했을 때 “신속히 원상복구를 하겠다”고 답을 얻었지만 “아직까지도 보수를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보수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왕산체전은 큰 사고없이 마무리 됐지만 여러 측면에서 부족했던 부분들도 존재한다. 우선 많은 학과들이 기권했으며 모든 종목에 참가하지 않은 학과도 있었다. 홍보가 부족했던 탓인지 현장엔 참가한 선수들을 제외하고 경기를 관람하는 학우들의 수가 상당히 저조했으며, 이는 모두가 즐기는 체전이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잔디구장의 일부분은 아예 파여있어 선수들이 부상당하기 쉬운 조건이었고, 펜스 그물망의 보수가 미흡해 공이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였기에 경기는 매끄럽게 진행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번 왕산체전은 코로나 이후 3년 만의 개최였던 것에 큰 의의를 두며, 다음 왕산체전은 더욱 보완된 모습으로 돌아오길 소망한다. 

 

이지석 기자 (dlwltjr1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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