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대학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학생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글귀가 적힌 검은색 손팻말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흰색 국화를 들었다. 전대넷은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과 관련 책임자의 처벌 및 정부 당국의 사과를 요구했다.
▲ 막을 수 있었던 이태원 참사, 정부는 어디에 있었는가
▲ 그날의 이태원에 시민은 있었고, 국가는 없었습니다
▲ 정부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대학생 기자회견'은 이민지 전대넷 의장 (한국외대 총학생회장), 백휘선 서울여자대학교 (이하 서울여대) 학생 학생의 발언을 시작으로 박수빈 동덕여자대학교 (이하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의 기자회견문 낭독,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장 한쪽 '이태원 참사 희생자'라 적힌 영정 앞에 흰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전대넷은 기자회견문에서 "내 주변 친구, 함께 수업을 듣던 동기, 어쩌면 내가 이태원 참사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며 "대학가는 슬픔에 잠겨있다"고 전했다. 이어 "18시 34분 최초 신고 이후에도 10번이나 시민들이 계속해서 큰 사고가 날 거라고 신고했는데도, 국가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다"면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곧바로 "처음 밀었던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번 참사의 행정 공백을 찾고 이를 시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대넷은 정부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인정과 사과, 제대로 된 사건의 진상규명을 통한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민지 전대넷 의장(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화가 났다. 국가는 그 자리에 없었고, 시민들이 서로 연대해 서로를 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내 또래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놀다가, 일하다가, 공부하다가, 길을 걷다가 죽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백휘선 서울여대 학생은 "이태원에 간 사람들은 그곳이 안전한 공간이라고 믿고 아무런 의심 없이 즐거운 주말을 위해 간 것"이라며, "8년 전 세월호 사건으로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떠나보냈던 내 또래를 생각하며 기숙사 침대에서 혼자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사회안전시스템의 공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앞으로 사회적 재난으로 더 이상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의 마련과 이번 참사에 대한 국가의 제대로 된 책임과 사죄를 요구했다.
이후 박수빈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대학생들은 영정 앞에서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민제 기자 writming0314@gam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