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열렸다. 학생들은 대학이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재정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3일, 2023년도 대학 등록금을 결정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완료됐다. 이에 따라 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대학별 등록금 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대학 재정 방치가 등록금 인상을 불러왔다고 선제적으로 규탄했다. 기자회견은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으며, 학생들은 대학 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주체를 팻말에 표시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일부 대학은 이미 등록금 인상을 현실화했다. 전국의 교육대학을 시작으로 동아대학교, 배화여자대학교 등의 사립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해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며 등록금 인상률의 법적 한도가 1%에서 4%로 확대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학교 측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부족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등록금 수입은 대학 재정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현재의 재정 구조가 기형적이라고 지적한다. 대학의 재정 구조는 등록금이 동결된 15년 동안 개편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대학 본부와 법인이 법정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학 재정 중 정부 지원은 17%, 법인 지원은 5%에 불과하다. 상당 부분은 등록금으로 충당한다. 전대넷 이민지 의장은 “대학이 등록금 동결 때문에 학교가 어렵다고 말한다”며 “법인이 아닌 학생들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게 하는 정책이 안 보인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등록금 인상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대학 재정은 축소되는 추세다. 등록금 의존도를 낮춰야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전주교육대학교 김호현 총학생회장은 “정부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며 “정부의 역할과 의무를 잊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