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토)

대학알리

학교 밖 청소년, 학교 없이도 잘 산다

꿈드림엔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있다. 자퇴 학생은 휴식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거나 가정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대입을 준비한다. 꿈드림은 학교를 대신해 학생들의 길잡이가 돼주는 곳이다.

 

꿈드림은 한국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여성가족부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진로 프로그램 안내 △검정고시 및 학습 지원 △대학 입시 지원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꿈드림에선 모든 프로그램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학생은 자퇴를 선택하면 자퇴 숙려기간을 갖게 된다. 그 기간이 끝나면 일부 학생은 자발적으로 꿈드림에 등록한다. 등록 가능 연령은 9~24세다. 초등학생부터 등록이 가능한 것이다. △초등학교 및 중학교를 3개월 이상 가지 않은 청소년 △취학 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고등학교 제적 및 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이면 등록이 가능하다.


꿈드림은 전국적으로 221개소가 마련돼 있다. △경기 32개소 △서울 26개소 △전남 23개소 △부산 17개소 △충남 16개소 △경북 15개소 △충북 13개소 △강원 12개소 △전북 10개소 △대구 9개소 △인천 9개소 △광주 6개소 △울산 5개소 △대전 3개소△제주 3개소 △세종 1개소가 있다. 2021학년도 기준 초, 중, 고 전체 학생 수는 약 533만 명이다. 그중 학업 중단 학생은 4만2,755명이다.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두 학급에 한 명꼴로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는 총 2,373개로 꿈드림보다 10배가량 많다. 전국에 있는 중학교는 3,258개로 꿈드림보다 약 15배 정도 많다.

 

송파구 꿈드림 공간. 학교 밖 청소년들이 편하게 와서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사진=한윤진 기자

 

꿈드림 등록을 원하면 상담이 먼저 진행된다.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심리 상담 △교육지원 △진로 및 직업지원 △자립 지원 등을 제공한다. 이후 학업 복귀를 원할 경우엔 검정고시 및 복학 지원이 이뤄진다. 사회 진입을 희망하면 △취업 지원 △자격증 공부 지원 △인턴십 참여 지원 등의 도움을 제공한다.

 

송파구 꿈드림에 다녔던 박(18)씨는 “내 모습이 꿈드림을 다니기 전과 후로 크게 달라졌다”며 “대인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꿈드림을 다니며 극복하고 도전정신도 기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꿈드림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기에 다시 돌아가도 꿈드림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고등학교에선 주로 수능 위주의 수업이 이뤄지는데 꿈드림에선 학교에서 경험하기 힘든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학교와 꿈드림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송파구 꿈드림에 다녔던 김다연(19)씨도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여 자퇴를 하게 됐지만 꿈드림에 들어오니 공부뿐만 아니라 기타, 요리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다”고 전했다. 꿈드림은 방과후 수업처럼 진행된다. 프로그램이 개설되면 신청자에 한해 이뤄진다. 나이대가 다양한 청소년들이 하나의 반으로 형성돼 활동을 같이하는 것이다.

 

송파구 꿈드림에 다니는 조경원(18)씨는 “담임 선생님과 마찰이 심해져 학교를 그만두는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또 “어머님이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하기도 했다”는 사연을 밝혔다. 이처럼 꿈드림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자퇴 후 그는 “학교에 다닐 때보다 꿈드림에서의 삶이 나를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켰고, 꿈드림 담임 선생님께서 맡는 학우의 수가 학교보다 적다 보니 오히려 상담도 자주 받고 문제가 지속되기 전에 해결된 적이 많았다”며 꿈드림 생활에 대해 언급했다. 꿈드림 담당 선생님은 청소년들이 신청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개개인의 흥미, 적성 등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램과 휴식 등이 이루어지는 송파구 꿈드림의  내부 모습이다.   사진=한윤진 기자

 

학교와는 달리 시간표를 학생이 직접 계획할 수 있는 꿈드림의 체계에 만족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씨는 “초등학교에선 주로 영어만 배우지만, 어머님이 일본 분이라 일본어를 더 배우고 싶었다”며 “자퇴 후 영어 대신 일본어를 더 공부하는 등 내가 원하는 분야를 깊이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꿈드림은 학교처럼 매일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오고 싶을 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박씨도 “대학에 입학하기 전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할 수 있는 인턴십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취재원 모두, “자퇴를 고민하고 있다면 꿈드림 센터를 추천한다며 이곳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든다”고 전했다.

 

군산 꿈드림에 다녔던 임건우(20)씨는 취업 후 꿈드림에서 나오게 됐다. 꿈드림은 대학 입학 및 취업을 하거나 24세가 넘으면 다닐 수 없다. 그는 꿈드림에선 좋은 기억밖에 없지만 사회에선 학교 밖 청소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에 대해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택시를 타고 꿈드림에 가던 중 기사님께서 '여기는 문제아만 가는 곳이 아니냐'며 적응하기 괜찮은지 물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하루빨리 바뀌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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