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2 (금)

대학알리

“진정한 의미의 ‘교육’ 할 수 있도록”, 국회 앞 채운 전·현직, 예비 교사 아우성

주최 측 추산 30만여 명 참여, 첫 집회 이래 역대 최다 인원
추모와 함께 교권 회복 관련 정책·법안 개정 요구 이어져
‘공교육 멈춤의 날’ 교육부의 엄정 대응, “교사의 편은 어디에”

 

지난 2일 '0902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가 국회의사당 일대에서 진행됐다. 숨진 서이초등학교(이하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이해 진행된 이번 집회는 주최 측 추산 30만여 명이 참여했다. 5000여 명으로 시작한 첫 집회 이래 역대 최다 인원이다. 이는 교원 전체 규모(약 50만 명)의 60%에 해당한다.


현장에선 추모와 더불어 교권 보호를 위한 정책과 법안 개정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묵념 및 추모 영상 시청 △전·현직 교사들의 자유발언 △현장 교사 정책 TF 연구팀 정책요구안 발표 △성명문 낭독 △‘꺾인 꽃의 행진’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숨진 서이초 교사의 대학원 동기, 함께 근무했던 동료 교사, 지도교수였던 홍성두 서울교대 교수도 자유발언으로 함께했다.

 

 

발령 전 함께했던 故 서이초 교사의 동료 교사 A씨는 "고인은 서이초 발령을 받은 뒤, '이름이 참 예쁜 학교'라고 좋아했다. 고인의 설레는 시작이 쓸쓸한 죽음으로 끝나 마음이 아프다"면서, "모든 선생님이 운에 기대어 1년을 버티기보다, 교사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서울교육대학교 교육전문대학원 초등미술교육전공 심우민씨는 “소중한 동기였음에도 서로 챙겨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슬프고 미안하다”면서, “고인은 삶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축복으로 여겼던 사람이었다. ‘서이초 교사’로 표현되는 고인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집회 참여 교사들은 특히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에 대한 개정을 요구했다. 발언대에 오른 현장 교사 정책 TF 연구팀은 “교사에 대한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 정서적 학대 행위의 무분별한 적용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학생은 책임과 배려, 절제를 배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에게 공동체 규범을 가르칠 수 있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가 되지 않기 위해 법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이행을 촉구했다.


대전광역시 교육청 소속 12년 차 교사 B씨는 “교육부가 제시한 교권 회복 방안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라며 “현재 방향은 문제 사안의 발생 원천을 차단하기보다는, 문제 상황 발생 후 교사를 돕겠다는 ‘사후처방약’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공교육 상황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현직 초등교사 C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교실에서 교육하고 싶어도 손발이 묶여있는 게 현실이다. 공교육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와 정부에 “진정한 의미의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며 변화를 촉구했다. 

 

 

교사를 꿈꾸는 예비 교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집회 후, 예비 교사로서 참여한 성예림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 의장은 “많은 현장 교사분이 공교육 정상화와 교권 회복을 집중적으로 외치는 이날에, 예비 교사들도 함께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며 교대련은 9월 2일을 ‘예비 교사 집중 참여의 날’로 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교권 회복 및 보호 종합 방안에 대해서는 “교대련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예비 교사 4명 중 3명, 약 70%가 '지금 교육부와 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이 해결책이 아니다'고 응답했다”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자와 학교에 대해 징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는  “지금 교육 현장이 바뀌어야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해서 행동한 것”이라면서, “교사가 교육할 권리, 학생이 수업받을 권리를 얻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탄압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지역으로 교생실습을 3번 나가면서, 선생님 한 명이 맡는 학생 수가 많아 한 아이를 온전히 봐줄 수 없는 환경임을 실습학교 선생님들의 목소리와 교생실습으로 느꼈다”면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육부와 정부가 진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정부와 교육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국회 앞 집회 등 추모를 예고했다. 교육부가 이를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현직 교사들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경기도 교육청 소속 3년 차 초등교사 D씨는 교육부의 엄정 대응에 “교육부만큼은 교사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해 줘야 하지 않냐”며 “교사의 편은 없는 거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달 교육부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와 「유치원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안)」를 발표했으며,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는 교권보호 관련 입법 법안소위에 합의한 상태다. 관련 사안은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글: 권민제 기자, 박원주 기자
취재: 권민제 기자, 박원주 기자
사진: 권민제 기자


권민제 기자 (writming0314@gmail.com)
박원주 기자 (dnjswn0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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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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