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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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휴스쿠] "이건 분명히 불평등한 문제예요", 김채원 기후 운동가를 만나다.

45주 동안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사진작가 브랜든 스탠튼의 사진집 ‘Humans of New York’로부터 시작된 인터뷰 무브먼트 ‘휴먼스(HUMANS)’는 전 세계적 반항을 이끌고 있다. 회대알리는 성공회대학교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 성공회대판 휴먼스, 즉 ‘휴스쿠(Humans of SKHU)’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7월이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월 8일(현지 시각) 보도 자료를 내고 2023년 7월 지구 표면 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7월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지적하며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무서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기후변화는 수십 년 전부터 대중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변화’는 그 정도나 심각성을 전달하지 못한다. 이제는 기후위기란 말을 더 많이 쓴다. ‘기후위기’는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의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 상태를 말한다. 이 용어를 사용하는 의도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입으면서 기후변화 수준을 넘어 ‘기후위기’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데 있다.

 

비정상적인 기후변화를 긴급하게 받아들이고 직접행동 하기 위해 모인 청년들이 있다. 기후위기에 맞서는 비폭력 직접행동 단체인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김채원 학우는 위급한 시대에 직접행동 하고 자기 삶을 내바치는 청년들을 보고 영향을 받아 동참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회대알리는 그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본 인터뷰는 지난 7월 26일에 진행되었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이라는 청년 기후 단체에서 3년째 활동하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사회융합자율학부 김채원입니다.

 

방학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방학하고 한 달은 정신없이 청년기후긴급행동 일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독일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독일은 어떤 이유로 가시나요?
다음 주에 독일에 가서 1년간 살기로 했어요. 아버지께서 교환교수로 독일에 가셔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간 김에 생태 마을을 방문하여 친환경적인 생활방식을 배워오고 싶어요.

 

기후 운동가로서 여러 활동을 하셨는데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기후 운동가로 활동하게 되셨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침팬지 연구하시는 환경 운동가의 위인전을 읽고 기후 운동가를 꿈꿨어요. 고등학교 올라갈 때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 파업을 할 시기였는데 그때 다시 기후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는 걸 인지했어요. 


그리고 대전 환경 단체 활동가의 강연에도 영향을 받았어요. 그분이 청소년이었던 저를 보고 “너희들은 멸종위기종이야”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확 체감하고 기후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나요?
청소년기후행동은 기후 파업을 하는 단체예요. 이 단체를 보며 직접행동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청년으로 넘어갈 시기인 19살 때 청년기후긴급행동을 알게 됐어요. 시급한 시대에 직접행동 하고 자기 삶을 내바치는 청년들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거기에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어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어떤 단체인가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위기에 맞서는 비폭력 직접행동 단체입니다. 정부와 기업에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등 국가•지역•계급•세대•성별•생물종 간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요. 단체가 2020년 초에 만들어지면서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쳐 직접행동을 하기 어려웠어요. 내부적으로 체계를 정비하던 시기를 지나 엔데믹이 다가오는 지금은 액션을 위한 변화를 꾀하는 시기입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이라는 단체 이름에서 ‘긴급행동’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기후위기로 인한 사태가 ‘긴급’한 상황이잖아요. 긴급하게 발생하는 참사와 재난 속에서 우리도 긴급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활동 초기에는 긴급행동과 직접행동을 많이 했어요. 토론회 가서 공룡 옷 입고 피케팅 하거나 광화문에서 ‘그린 뉴딜은 회색 뉴딜이다’라고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했죠. 하지만 무턱대고 시작한 행동이 잠깐의 이슈몰이만 할 뿐 변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팬데믹 기간이었던 중기에 행동을 전략적으로 하려고 했어요. 두산중공업 재판을 기점으로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돼요. 그리고 단체 내에 여러 모임을 만들어 동아리처럼 활동하기도 했어요.


단체를 시작할 때는 운동성만 가지고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체계를 정비하면서 공동체성이 좀 강해졌어요. 이제는 운동성을 가진 공동체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구체화하진 못해 아직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지만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청년기후긴급행동 영상과 사진에 공룡 탈이 자주 보여요. 현장에 공룡 탈이 함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년기후긴급행동에 ‘김공룡과 친구들’이라는 부제가 있어요. 그 탈을 쓴 친구가 김공룡이에요. ‘너희들도 우리처럼 멸종할 수 있으니 늘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해라’라는 김공룡이 던지는 메시지 때문에 함께 해요. 말하자면 청년기후긴급행동의 마스코트예요.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시는데요.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진 않나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일에 임하시는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 회의가 잦아져요. 그래서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어 친구들에게 하소연했는데 친구가 ‘원래 그런 거 아니냐. 세상을 바꾸려면 힘든 것도 경험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정신을 차렸어요. 이 거대한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섰다면 힘든 것도 감수해야죠. 그 정도 각오도 없이 활동하는 건 동료들에 대한 무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회대학교에서 기후 운동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강의가 있나요?
조효제 교수님의 ‘사회학의 초대’와 이주엽 교수님의 ‘20대의 심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회학의 초대 마지막 수업에서 기후문제를 이야기하시는 게 인상 깊었어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과 자세를 들을 수 있었어요.


20대의 심리에서는 지금 20대가 안고 있는 문제에 관해 이해하게 되었어요. 생존과 관련된 기후문제와 청년 빈곤, 젠더 문제 등 직면해 있는 여러 문제를 모두가 회피하지 않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20대의 각자 다른 성장환경을 배우면서 지금 20대 모두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게 됐어요.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아픈 몸들의 기후 운동’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몸이 안 좋아서 기후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멤버들이 아픈 몸을 가지고 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그게 오히려 정체성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해줬어요. 아픈 몸들의 기후 운동 프로젝트에서는 슬랙이라는 툴에 본인의 아픈 몸이나 상태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위안받아요. 서로 따뜻한 댓글을 나눌 때 소소한 보람을 느껴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치적 변화를 만들어야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멤버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발전하는 걸 보는 데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기후 운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운영위원회에 들었고 멤버들과 자연과 세상과 맺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느껴요.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거나 고민을 한 적이 있나요?
과거에는 코로나 때문에 멤버들을 많이 만날 수 없다는 게 힘들었어요. 8월부터 독일에서 지내게 되면 관계 맺기에 소홀해질까 고민했는데 느슨해지면 느슨해지는 대로 느슨한 연대를 하면 되고, 다시 만나서 강한 연대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부담 갖지 않으려고요.

 

 

최근 폭염과 장마 기간 폭우가 교차로 이어지며, 인명피해가 속출했어요. ‘기후위기가 초래한 인권 문제’가 갖는 특성이 있을까요?
모든 사람에게 피해가 생기지만 피해의 정도와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는 존재해요. 재난은 평등하게 찾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불평등하다는 특징이 있거든요.

 

2021년도에 ‘기후위기 속 당신의 권리는 무사하신가요?’를 주제로 발제를 하셨어요. 그때의 발제가 지금 말씀해주신 내용과 맞닿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맞아요. 그때 ‘기후위기에 맞서 행동하는 청년들’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어요.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노동자는 특성상 기후위기에 취약하다는 점을 짚었는데, 특히 실외 노동자인 배달원, 가스 검침원 등에게 취약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리고 세대 간 불평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지금 태어난 어린이와 청소년은 자신의 조부모에 비해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 탄소량이 6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거예요. 이들이 성장할 때 가질 수 있는 자원이나 이용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재난은 더 늘어나요. 이건 분명히 불평등한 문제예요.

 

동물복지, 가치 소비, 제로 웨이스트 등 환경과 동물권에 대해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단체에 들어오는 경우가 꽤 있어요. 지금은 가치 소비, 동물 해방,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져서 활동을 시작했겠지만 결국 기후위기와 환경문제가 구조적 문제라는 걸 알게 될 거라 생각해요. 여러 기후 단체가 있으니 자기 결에 맞는 기후 운동을 하면 좋겠어요. 생활 속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운동으로 만들어 바꿔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유튜브에 출연하여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추천하셨어요. 이번에도 기후위기 관련 책 추천해주세요.
그걸 보셨군요. (웃음) 이번엔 그레타 툰베리가 쓴 <기후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도 아직 안 읽어본 책이지만 중요한 기후 이슈와 용어, 현황을 잘 담은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같이 읽고 그 책에서 많은 걸 배웠으면 좋겠어요.

 

 

요즘 가장 빠져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우울감에 빠질 때가 많아요. 그럴 때 ‘버둥’이라는 뮤지션의 노래를 많이 들어요. 뭔가 세상이 끝날 것 같아도 희망은 있다고 얘기해 주는 편한 노래들이어서 즐겨 듣고 있어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부족장이 되는 게 꿈이에요.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언젠가 기후위기로 인해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면 다시 마을 공동체로 돌아가야 해요. 그래서 부족 또는 마을에서 공동체로 활동하며 그곳을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독일에는 ‘펠트하임’ 같은 에너지 자립 마을이 많아요. 이번에 독일에 가면 에너지 자립 마을을 방문해서 한 달간 머물며 배우고 싶어요. 한국에 돌아오면 배운 것들을 한국형으로 접목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그 이후엔 청년기후긴급행동에서 운동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대전에 내려가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싶어요.

 

 

독일 생활 중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미식가 기질이 있어서 맛있는 걸 좋아하는데 제가 가는 지역이 생태 도시여서 비건 식당이 되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맛보게 될 비건 음식들이 너무 기대돼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행동할 때 옆 사람의 손을 잡고 같이 갔으면 해요.

 

 

 

취재, 글, 사진 : 고은수 기자

디자인 : 장채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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