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8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가파른 비탈길 사이로 주택들이 뒤섞여 있다. 복잡하게 얽혀 늘어진 전깃줄도 눈에 들어온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바람 소리만 들릴 뿐 고요하다. 하지만 이 고요함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곳은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가리봉 중심1구역(가리봉동 115일대, 이하 1구역)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일대이다. 착공을 몇 년 내로 앞두고 있는 이곳은 소위 ‘벌집촌’이 있는 곳이다. 착공 전 원주민들은 이주 철거 작업을 거치며 다른 곳으로 흩어진다. 벌집은 도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나타난 주택 유형으로, 층별로 방을 수십 개로 쪼개 놓은 것이 특징이다. 말 그대로 ‘벌집’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벌집이 없어질 상황에 처했다. 재개발로 벌집촌은 화려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한다. 그러나 재개발은 문장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이 소식에 환호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 겨울, 재개발로 가는 길을 거슬러 벌집촌으로 향했다. 가리봉동 재개발 돌아보기 이 구역은 균형발전촉진지구라는 이름으로 2003년부터 뉴타운 사업이 추진된 곳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개발 사업은
지난 7월이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월 8일(현지 시각) 보도 자료를 내고 2023년 7월 지구 표면 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7월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지적하며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무서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기후변화는 수십 년 전부터 대중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변화’는 그 정도나 심각성을 전달하지 못한다. 이제는 기후위기란 말을 더 많이 쓴다. ‘기후위기’는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의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 상태를 말한다. 이 용어를 사용하는 의도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입으면서 기후변화 수준을 넘어 ‘기후위기’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데 있다. 비정상적인 기후변화를 긴급하게 받아들이고 직접행동 하기 위해 모인 청년들이 있다. 기후위기에 맞서는 비폭력 직접행동 단체인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
10.29 참사 342일째인 지난 10월 5일, 성공회대학교 미가엘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성공회대학교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성공회대학교 기억실천단(이하 기억실천단)은 10월 5일부터 참사 1주기가 되는 날인 10월 29일까지 25일간을 기억주간으로 정했다. 이에 기억실천단은 유가족 간담회를 열고 기억 공간을 마련했다. 새천년관 정문에 준비된 기억 공간은 10월 한 달간 상시 운영한다. 이번 간담회를 비롯한 기억주간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모든 학부가 공동주관으로 참여한 추모 사업이다. 사회융합자율학부 제6대 비상대책위원회 ‘새로’, 인문융합자율학부 제7대 학생회 ‘한울’,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제6대 학생회 ‘닿음’, IT융합자율학부 제8대 비상대책위원회 ‘it’s(잇츠)’, 성공회대학교 제33대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온화’,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가 주관 단위로 참여했다. 인권위원회의 최보근 위원장은 “10.29 참사 유가족이 촉구하는 특별법 제정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지 입장을 냈다”며 10.29 참사를 인권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우리 학교에
이 기사는 2023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6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다문화라는 말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 더없이 익숙하다. 일각에서는 ‘다문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뒀다고 평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주배경주민이 총인구 대비 5%가 넘으면 ‘다문화 사회’로 구분한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1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주민 수는 2,134,569명으로 총인구 51,738,071명 대비 4.1%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있다. 중도입국청소년이 그중 하나다. 교육부에 따르면 중도입국청소년은 국제결혼 가정 자녀 중 외국에서 태어나 중도에 국내로 입국한 경우를 의미한다. 하지만 보통 중도입국청소년은 이주배경청소년* 중 청소년기에 한국으로 이주한 이들을 넓게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도입국청소년은 2021년 12월 기준(법무부, 만 18세 이하) 3,240명으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부처마다 중도입국청소년을 다른 기준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중도입국청소년을 정의하는 기준조차 부처나 상황마다 달라,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커진다. 회대알리는 중도입국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