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말] "다양한 종교와 대학" 코너는 다양한 종교와 신앙의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공간입니다. 각 종교의 역사, 가치관, 현대적 의미를 살펴보며 서로의 이해를 넓히고자 합니다. 신앙의 본질을 탐색하고,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는 장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종교란 초월적, 선험적 또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는 이들로 이루어진 신앙 공동체와 그들이 가진 신앙 체계나 문화적 체계를 말한다. 종교는 공동체와 사회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며 마음의 평화와 내세의 행복을 추구하고 나아가서는 구원적 삶의 문제에 대해서 궁극적인 의미를 찾고자 종교를 믿기도 한다. 인간이 종교를 믿는 건 신석기시대 때부터 현재까지 이루어져 온 하나의 문화이며 현재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
코너의 다섯 번째로 소개할 종교는 “불교”이다. 불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하며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에 친근하게 자리잡고 있는 종교이다. 불교를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장인 유주연, 간사인 윤정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불교는 어떤 종교이며 무엇을 지향하는 종교인가요?
불교는 약 2,500여 년 전 인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깨달음과 가르침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본래 부처가 될 수 있는 능력과 성품, 이른바 ‘불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수행과 정진을 통해 깨우침을 이루어 누구든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불교는 유일신이나 절대자로서 부처님을 숭배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내 안의 불성을 깨닫고, 수행을 통해 욕심, 분노, 어리석음의 탐진치 삼독을 없애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실천하는 종교입니다.
결국 불교가 지향하는 바는 수행과 정진을 통해 바른 깨달음을 얻고, 이를 중생들에게 전하며 중생들과 함께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중 한 분인 ‘석가모니’에 대해서 불교에서는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불교에서는 여러 부처님이 존재하시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불교의 교리와 연결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붓다는 ‘깨달은 자’라는 뜻으로 깨달은 자는 모두 ‘붓다’이기에 우리 모두 부처라고 말합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 불교에서 부처님은 유일하거나 절대자가 아닙니다. 수행하고 정진하고 실천하고 공부를 통해 누구든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불교에서 부처님은 한 분일 수가 없습니다.
지금 저희가 가장 익숙하게 아는 석가모니 부처님은 인도 카필라국의 태자였던 고타마 싯다르타 가 깨달음을 얻은 후 부처님이 되고, 석가모니 부처님으로 불리게 됩니다. 여기서 카필라국은 석가족(샤캬족)으로 이루어진 왕국입니다. 석가모니는 “석가족의 성자”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현재를 기점으로 가장 가깝게 깨우침을 얻은 부처님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고증된 부처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된 가르침이 계속 전해져 와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 현재 함께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불교는 ‘뉴진스님’, ‘나는 절로’ 등 대학생들과 청년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불교의 문화와 교리를 소개하고 소통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계기와 실제로 불교계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 대학생 청년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과거에 비해 더 커진 것은 체감적으로 느껴지는 사실입니다. 얼마 전 종료한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올해도 저와 같은 또래 청년들이 많이 방문하여 불교의 문화와 내용을 접하고 갔습니다.
사실 불교는 한국 사람들에게 새로운 종교는 아닙니다. 어쩌면 굉장히 익숙한 문화의 한 형태입니다. 산에 가면 절이 있고, 절은 언제나 개방되어 있으며, 역사와 문화 유산이라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은 했지만 종교의 영역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았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젊은 세대에게 불교 하면 좀 어려운 종교, 오래된 종교, 할머니 할아버지의 종교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부분을 타파하고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한국 불교계에서는 ‘나는 절로’, 불교박람회 등과 같은 불교에 대해서 잘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저희 대불련에서도 캠퍼스 포교를 위해 청년을 대상으로 한 포교물품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교는 전부터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기에 젊은 세대의 대학생, 청년들은 본인 스스로를 불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교동아리에 어떻게 가입했냐 물으면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서 절에 다니셔서 들어오게 되었다는 답변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청년들에게 본인 스스로가 불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불자로서 신행활동을 할 수 있게끔 기회를 제공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불교로 안내하는 것이 불교의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학생 사회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단 또는 사이비 종교의 포교에 대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에 대해서 불교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단 또는 사이비 종교의 문제점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몸과 마음을 지배하여, 정신적 물질적으로 착취하는 것에 있을 것입니다. 이제 막 성인이 되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대학생들이 그것에 빠졌을 때,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는 것은 큰 문제 입니다.
불교에는 특별히 사이비와 이단의 개념이 있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며, 지혜를 강조하셨습니다. 대학생으로서 종교의 교리와 계율을 바르게 알고 그릇된 생각을 지닌 이들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종단 내부적으로 이단과 사이비 문제 대한 대비책은 특별히 전개하고 있지 않지만, ‘무엇보다 왜 대학생 사회를 중심으로 그런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을까?' 와 같은 고민은 함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 불교에 오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참고하거나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을까요?
우선 불교를 어렵게만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불교에서는 사찰 내 법당에서 양말을 필수로 착용하는 것과 같은 사찰 예절이나 스님을 대하는 예절 등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처음 가져야 할 것은 정적이고 차분한 불교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고, 불교에 대한 가볍게 다가가는 마음과 불교에서 어떤 것을 가져가고 싶은 지 알아가는 과정과 시간이 중요합니다.
대학생들이 흔히 가지는 선입견은 ‘불교가 정말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됩니다. 불교를 학문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나도 불교에 입교한다면 108배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건가?' 하며 어렵고 망설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알아가고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기에 부담감 보다는 ‘스스로의 수행을 한다’ 생각한다면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교에 입문하고 불교동아리에 가입한 법우들이 스스로 활동하며 얻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지혜를 삶에 연결 지어서 실천할 수 있는 도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교에서 진행되는 ‘법회’의 진행 과정과 특징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법회의 진행은 보통 기본적인 식순이 있어서 그에 맞춰서 진행을 합니다. 특징이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나누는 자리인 만큼 스님의 법문이 있습니다.
법회는 법,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나누는 자리가 법회입니다. 사찰에서 진행하는 법회는 아침예불(오전 4시), 사시예불(오전 10시), 저녁예불이 있지만 불교동아리에서 하는 법회는 기존 예불에서 진행하는 것보다는 간략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봉독 후, 반야심경 봉독, 지도법사 스님의 법문과 법회를 마무리하는 사홍서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불교동아리에서 진행하는 법회에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법회 이외에도 명상, 스님과의 차담, 연꽃 등 만들기 등의 활동을 결합하여 진행하는 특별 법회도 진행합니다.
대학생에게 불교를 소개할 때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선정하신 문장과 이유를 말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중 ‘자등명 법등명’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기도 하는 이 가르침은 스스로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부처님이 설하신 법의 등불을 밝혀서 수행하라는 뜻입니다.
저에게 제일 마음에 와 닿았던 부처님의 가르침인데요, 대학생에게 제일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대학에 갓 입학한 법우들이 스스로를 믿고 중심을 살아간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하나의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등명 법등명’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대학생에게도 중요한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