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목)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알리 WEEK 4일차]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성적비리논란

 

 학점은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하였느냐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점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대학생들에게 학점을 결정하는 시험결과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공과대학 산업경영공학과(이하 산경공)에서는 3학점을 차지하는 전공필수 과목의 중간시험에서 석연찮은 정황이 있었다.

 

 지난 4월 11일 전공필수 강의인 공학경제 시험 일주일전 해당 강의 수업시간이었다. 담당교수인 손수현 교수는 공수곤 조교로부터 종이 뭉치를 받았다. 종이 뭉치를 든 교수는 “이게 중간시험 문제다”라고 말했다. 당시 수업에 있었던 학생들은 종이뭉치가 밀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석연찮은 부분은 여기서 시작된다. 중간시험을 이틀 앞 둔 4월 16일 몇몇 학생들은 조교와 과 회장을 비롯한 16학번 학생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카카오톡 단체 카톡방의 대화를 통해 해당학생들이 이러한 만남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해당 대화는 실제 캡쳐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일부 불필요한 내용의 생략과 취재원의 보호를 위해 일부 편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4월 16일 대화를 통해 족보는 카톡방 속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제공되었으며, 이를 활용하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본지 기자와 접촉한 한 제보자는 4월 16일 오전뿐만 아니라 18시 이후에도 (학생1),(학생2),(학생3),(학생4),(학생5),(학생6)이상 6명의 수강생과 조교 그리고 과 회장과 실제로 만났으며 이들의 만남은 밤새도록 지속되었다고 알려졌다. 당일 오전 카카오톡을 통해 공공연히 본인이 공학경제 족보를 갖고 있다고 말한 조교와 해당 강의 수강생인 6명의 학생이 만난 것이다. 다만 당일 이러한 만남에서 공학경제 족보가 오고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단순히 만났다는 사실이 족보를 나눴다는 것을 확증할 수는 없다. 다만 개운하지 않은 만남이다.

 4월 18일 시험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학생4)는 오전에 (학생1), (학생2),(학생3), (학생5), (학생6)은 오후에 시험을 보았다. 오후반 시험에서 학생들의 미심쩍은 정황이 나왔다. 오후반에서 처음으로 시험을 끝낸 학생이 고사장을 나온 뒤 뒤이어 이들 5명의 학생이 곧이어 나왔다. 그리고 이들 6명의 성적은 모두 30점 이상으로 35점 만점이었던 시험인 것을 감안하였을 때 비정상적인 분포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 6명은 공동1등이었던 한 학우를 제외하고 최상위권 점수를 득점했다.

 

 논란이 일자 5월 15일 해당학과 정영준 과 회장은 해당강의 수강생을 모아 이러한 논란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했던 많은 학생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논란에 해당 교수는 족보는 수능기출문제와 같은 기출문제이며 족보를 얻는 것은 사회생활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문제가 작년과 동일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지만 다음 시험은 작년도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교가 시험문제를 사전에 알 수 없으며, 4월 11일 시험문제는 자신이 강의하고 있는 다른 학교(성균관대학교)의 시험문제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한 조사를 위해 산업경영공학과 내부에서 학생 1명과 교수 2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가 출범하였다. 조사위는 6월 12일 피해 학생들을 조사하였으며 13일 조교, 학생6명 그리고 해당강의 교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곳에서 학문을 공부하고 공정하게 평가받길 원한다. 불이 꺼지지 않는 도서관과 기숙사 방이 이를 방증하듯 모두 치열히 경쟁에 임하고 있다. 족보는 이런 경쟁의 공정성을 해치는 반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비단 산업경영공학과의 문제가 아닌 외대 전체 아니 모든 대학에서 만연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잠깐의 이득을 위해 족보를 얻는 행위를 잘한 일이라고, 정보력이라고, 사회생활이라고 스스로 합리화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 조교는 본지 기자와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11일 수업시간 교수에게 건넸던 종이 뭉치는 밀봉되어있었으며 16일 학생들과는 각자 먼 거리에서 공부한 것이고 자신이 제공한 족보는 공학경제가 아닌 공학개론이라는 강의라고 해명하였다.
  • 이어 자신이 이번 논란에서 조교라는 자리를 생각하지 못했고 17학번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소 장난이 많았고 17학번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장난을 친 것이지만 학생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아 자신이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본 기자는 담당교수와 학생에게 문자를 보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못했습니다.

 

이호준 기자(leehojun4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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