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글날이 571돌을 맞았습니다. 세종인 여러분, 2001년 6월 1일 우리학교 집현전(군자관 6층)에서 새로운 문자가 발표됐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번 주는 한글날을 맞이하여 주명건 이사님의 자랑스러운(?) 업적, 우니쉬(unish)에 관해 얘기할까 합니다.
우니쉬가 뭐야?
우니쉬는 우리 세종대학교 세계어 연구소에서 약 7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2001년 6월 1일 발표한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어다. 우니쉬는 세계를 뜻하는 영어 낱말 유니버셜(universal)에서 유래된 언어명으로, 현재 지구상에서 쓰이고 있는 주요 언어 16종을 비교 분석하여 공통된 짧고 간결한 단어 및 표현을 간추려 만들어 졌다. 야훼를 불신하여 바벨론을 건설했던 인류에게 가해진 형벌을 대 명문 세종대학교에서 면해 준다니! 세뽕에 거나하게 취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알아본 우니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장난 같았다. 현대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일본어를 섞어, ‘끔찍한 혼종을 탄생시켰다’며 절규하는 제라툴의 심정을 단번에 공감시켰다. 공통성, 간결성, 다양성, 명료성 등의 원칙에 따라 선정된 단어들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넘어서 명치로 향하는 물리적 충격처럼 다가왔다.
▲ 끔찍한 혼종을....
이젠 찾아볼 수 없는 우니쉬
인류가 아직 접하기엔 너무나 이른 언어였을까? 문법, 문자체계, 어휘가 환상의 팀워크를 이루며 망해버린 우니쉬는 이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언어가 되어버렸다. 우니쉬를 가르쳤던 유일무이한 대학인 세종대에서도 우니쉬 관련 강좌가 더 이상 개설되지 않는다.
▲ 우니쉬 근황(우니쉬 홈페이지)
모든 인류가 공유하는 언어가 되어 한국 아니, 세계 언어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되었던 우니쉬는 세종대의 명성에 칼을 그어버렸다. 우니쉬는 세종대왕님에 대한 감사라는 교훈만 남긴 채 철저히 실패했다. 막대한 예산과 영문과 교수들의 연구시간은 학생들을 위해 쓰일 수 있었다. 물론 실패의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온전히 지울 수는 없다. 세계어도 좋지만 학교와 학생을 위해 주명건 이사님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앙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