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대학알리

알리가 본 세상

[4월의 종이배] #1. 1460일 뒤에도, 우리 여기 있어요

[4월의 종이배] #1. 1460일 뒤에도, 우리 여기 있어요

우리가 모여 노란 물결을 만든 하루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4년이 지났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물결은 올해도 곳곳에 일었다. 성공회대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어제 성공회대는 어떤 모습으로 그 날을 기억했을까.

 

인권주간과 더불어 추모하는 학부들

 각 학부 비상대책위원회는 4월 11일부터 13일 인권주간을 진행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미디어컨텐츠 학부 비상대책위원회는 미가엘관 2층에서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의 모임인 ‘메모리아’가 제작한 엽서, 노란리본과 함께 4.16연대에서 작성한 글을 나눠주었다. 글은 세월호 구조 방기를 비판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미디어컨텐츠 학부 비대위 학생은 “세월호 4주기를 잊지 않고 추모하기 위해 이런 나눔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 강성진 기자. '미투' 스티커는 새봄 소속 김현지(사회융합자율학부 18학번)씨가 직접 디자인 하였다고 한다.

 사회융합자율학부는 새천년관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을 적어 붙이고, ‘미투’ 현수막에 메시지를 적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회 ‘새봄’ 인권복지부 집행원 박준형(사회융합자율학부 18학번) 씨는 “세월호 참사와 ‘미투’ 운동 모두 사회적 의미가 있는 일들이다. 다함께 뜻을 모으자는 의미에서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미투 현수막은 교내에 걸릴 것이며, 메모지는 리본모양 ‘기억의 벽’으로 만들어 새천년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 김연준 기자. 느티나무 아래에는 유달리 따뜻한 햇빛이 들었다.

“이제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니다”, 노래로, 연주로 추모하는 시간들

 4월 16일 참사 4주기 당일 날에는 오케스트라, 밴드 연주와 노래로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전 11시 40분, 오케스트라 소모임 ‘노다메 스쿠빌레’의 공연이 첫 번째 순서였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 희생된 학생들의 못다 이룬 꿈을 노래하는 듯한 ‘거위의 꿈’을 연주했다. 새내기들은 세미나 시간이 끝나는, 재학생들은 오전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진행된 연주였던 만큼 많은 학생들이 오가며 박수를 쳐주고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다.

ⓒ 강성진 기자, '잊지 않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12시에는 중앙노래패 동아리 ‘애오라지’가 나섰다. 제주 4.3 사건을 추모하는 곡 ‘누가’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곡 ‘화인’을 불렀다. 누가의 가사 “누가 우리를 죽였는가, 누가 우리를 묻었는가”, 화인의 가사 “이제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니다”라는 가사는 구경하는 학생들의 큰 공감을 얻어냈다. 애오라지의 구성원 전태욱(디지털컨텐츠학과 14학번) 씨는 “제주 4.3 사건과 세월호 참사 모두 정치권력에 의해서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건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추모공연의 노래로 선곡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애오라지의 공연에 이어 고전 락 밴드동아리 ‘엘피스’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평소와 달리 두 대의 기타만 준비 되었는데, 추모 공연이라는 분위기에 알맞게 잔잔한 공연으로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안예은의 노래 ‘달그림자’를 불렀는데, 가사가 너무 슬퍼 조금 희망적으로 바꾼 것이 학생들에게는 더 가깝게 다가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 정민기 기자. 프로필 사진 옆에 빨간 불이 들어와서 보니 공연이었다!

 오후 여섯시에는 문선 동아리 '아침햇살', 밴드 동아리 '비스'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아침햇살은 지난 전체학생총회 때와 마찬가지로, 춤을 통해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에 앞서 비스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미약하게나마 헤아리고, 그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아 곡을 선정했다. 부디 마음 편히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며 오늘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6시 공연은 참가자 중 일부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중계를 해주며 하굣길에 공연을 감상하는 학생들이 보이는 등 이색적인 풍경이 보였다.

 

ⓒ 강성진 기자. 12시 공연이 끝난 뒤 학생들은 잠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어제 하루 동안 수많은 이들이 모여 각자의 방식으로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추모했다. 성공회대 학우들의 움직임은 모두 달랐지만, 각자의 목소리가 하나 되어 먼저 하늘로 떠나버린 304개의 별들에게 닿았기를 바란다. 시간이 흘러도 진실은 떠오르기 마련이다. 어제 우리는 모였다. 잊지 않았기에, 잊지 않을 것이기에.

 

취재, 정리 = 강성진 기자 (helden003@gmail.com), 김연준 기자 (1334duswns@naver.com), 박희영 기자 (qkrgmldud990228@naver.com), 정민기 기자 (alsrl5431@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