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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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권리] 아시안 게임에 새로이 등장한 e스포츠

온라인 게임 대회 NO! e스포츠 YES!

e스포츠(electronic sports), 온라인 게임은 얼마 전까지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하나의 문화로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지 오래 된 문화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열리는 게임대회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교육기관인 학교에서도 게임대회가 종종 개최되고 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주류문화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또한, 주요 스포츠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도 e스포츠가 종목으로 채택됐다. 비록 시범종목이지만 주요 스포츠 대회에 e스포츠가 등장하는 건 게임 역사상 큰 사건이다. 아래는 이번 2018아시안 게임 e스포츠 종목에 시범 채택된 게임들이다.

 

 

e스포츠, 이제는 아시안 게임에서

ⓒ 2018. BLIZZARD ENTERTAINMNET

하스스톤

우리에겐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블리자드사의 게임. 2014년 오픈베타를 시작으로 발매되었다.

게임의 세계관은 기존에 발매된 게임, ‘워크래프트’의 것이다. 게임 이름이 하스‘스톤’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소위 ‘돌겜’으로 유명하다. 실력만큼 운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임이다. 카드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이며 어떤 카드를 어느 때 사용할지 알아야 승리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하스스톤이 아시안 게임에 시범종목으로 채택되자 ‘이 게임에 왜 프로게이머가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반응과 ‘운빨로 군면제ㅋㅋㅋ’라는 반응, ‘속보) 군면제를 원하는 모 축구 선수가 하스스톤을 연습 중..’이라는 반응들이 있을 정도로 프로들의 세계에서는 운이 많이 따르는 게임으로 불린다.

게임 방식은 1vs1 카드게임이다. 한 게임당 30장의 카드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카드에 서로 다른 능력치와 효과가 주어진다. 카드를 낼 때 소모되는 비용으로 ‘코스트’라는 개념이 있다. 한 턴이 지날 때마다 코스트가 한 개씩 늘어나며, 가질 수 있는 코스트는 최대 10개다.

국내에서는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하마코)라는 대회가 열렸다. 2016년 하마코 시즌5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대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은 이번 아시안 게임 e스포츠 ‘하스스톤’종목 본선에 진출하지 못 했다.

 

ⓒ 2018. BLIZZARD ENTERTAINMENT

스타크래프트2

1990년대~2000년대 한국을 강타한 스타크래프트1의 후속작. 마찬가지로 블리자드사의 게임이다. 장르는 RTS.

인류와 외계종족들의 싸움이 벌어지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테란, 저그, 프로토스 세 종족이 펼치는 은하계 전쟁.

게임 방식은 조금 어렵다. 테란, 저그, 프로토스 중 하나의 종족을 선택한 뒤, 각 종족에 속해 있는 전투유닛을 소환한다. 유닛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미네랄과 가스라는 자원이 필요한데,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일꾼 4기로 맵에 있는 자원을 캘 수 있다. 상대의 모든 건물과 유닛을 파괴하면 게임은 승리로 끝난다. 그러나 대부분 자신의 패배를 직감한 플레이어들은 GG(Good Game)을 채팅으로 치고 게임에서 나가며 패배를 인정한다.

초보자들은 많은 연습을 해야 하는 게임 중 하나이다. 초보자가 정말 잘하는 사람과 게임을 하게 되면 5분 만에 GG를 치고 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대회인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와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ASL)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조성주 선수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2018아시안 게임 e스포츠 본선에 진출했다.

 

ⓒ 2018. SUPERCELL

클래시 로얄

‘클래시 오브 클랜’, ‘붐비치’로도 유명한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이 2016년 출시한 게임. 장르는 CCG.

게임의 세계관은 ‘클래시 오브 클랜’에서 따왔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이 게임의 특징.

카드를 수집하여 8장으로 이루어진 덱을 꾸리고, 그 덱을 이용하여 유닛을 소환한다. 소환한 유닛으로 상대의 일반 타워인 ‘아레나 타워’를 더 많이 부수거나 ‘킹스 타워’를 부수면 이긴다. 아레나 타워를 부술 때는 크라운 한 개, 킹스 타워를 부수면 세 개를 얻게 된다. 생각보다 운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재빠른 두뇌 회전과 손놀림, 즉 실력이 요구된다.

게임은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제한 시간은 3분. 3분 안에 게임이 끝나지 않으면 연장시간 1분이 주어진다. 턴 개념이 사실상 없다. 카드마다 가지고 있는 효과와 엘릭서 비용이 다르다. 최대 10개까지 주어지는 엘릭서를 이용하여 카드를 소환할 수 있다.

게임에서 승리하면 트로피가 주어진다. 많은 트로피를 모아 상위 아레나로 올라가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상위 아레나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강력한 카드들이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오픈 클래시 로얄’, ‘크라운 컵’ 등의 대회가 열렸다.

한국은 2018 아시안 게임 e스포츠 ‘클래시 로얄’ 본선에 진출하지 못 했다.

 

ⓒ 2018. Riot Games

리그 오브 레전드

2008년 라이엇 게임즈에서 개발한 게임. AOS장르의 게임이다.

5명이 한 팀이 되어 다른 한 팀과 대결하는 게임이다. 각각의 플레이어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141개의 ‘챔피언’ 중 하나를 선택한다. 자신의 챔피언을 조종하여 상대를 쓰러뜨리고, 최종적으로 상대팀의 ‘넥서스’를 파괴하면 게임은 끝난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14년 7월~2016년 5월까지, 약 200주 동안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현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또한,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하여 미국, 유럽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다.

맨 왼쪽이 이상혁 선수.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는 한국의 ‘이상혁’(FAKER)이다. 이상혁은 2013년, 18세에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 때부터 신인답지 않은 빼어난 활약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 후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여러차례 우승을 거뒀다. 현재 그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프로게이머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

한국에서는 OGN과 SpotvGAMES가 주관하는 대회인 ‘2012 롤 챔스 서머’를 시작으로 현재 ‘2018롤 챔스 서머’가 진행 중이다.

한국은 2018 아시안 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이 종주국과도 같은 역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 2018. KONAMI

PES(Pro Evolution Soccer) 2018

PES는 일본의 게임 제작 및 유통사인 코나미에서 매년 발매 중인 축구 게임 시리즈다. 장르는 축구시뮬레이션게임. 우리에게는 일본 내수용 이름인 ‘위닝일레븐’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게임이다.

실제 축구를 반영한 게임이다. 한 때는 FIFA 시리즈와 양대산맥으로 불렸지만, FIFA 11이 뛰어난 물리엔진을 갖고 온 이후 꾸준히 밀리는 추세이다.

사용자의 자율성 또한 크게 보장된 프로그램이다. FIFA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팀으로 플레이를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로만 팀을 꾸릴 수 있으며, 유니폼 및 선수 얼굴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패치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FIFA 시리즈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PES의 저변 확대가 가능할지 또한 지켜볼 점이다.

우리나라는 2018 아시안 게임 e스포츠 ‘PES2018’ 본선에 진출하지 못 했다.

 

ⓒ 2018. Tencent

펜타스톰

2017년 중국의 ‘텐센트’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장르는 AOS.

5대5 방식으로 진행되며 3대3, 1대1모드도 있다. 기존의 AOS게임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자신의 캐릭터를 조종하여 상대와 싸우고, 상대 팀의 ‘넥서스’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모바일 환경을 고려하여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르게 구성되어 있다. 가볍게 즐기기에 좋은 게임.

모바일 게임으로 이런 종류의 게임이 정말 많았다. 펜타스톰은 그 중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살아남아 아시안 게임 종목으로도 채택 되었다.

우리나라는 2018 아시안 게임 e스포츠 ‘펜타스톰’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e스포츠가 아시안 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었던 이유

앞서 설명한 여섯 개의 게임들은 이번 아시안 게임의 종목으로 채택되어, 전 세계에 송출된다.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이유는 아래와 같다.

무엇보다도, e스포츠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스포츠의 인기는 날로 늘어가며 생긴 자연스러운 일이다. 작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SKT T1과 중국의 RNG가 맞붙은 4강전은 전세계 시청자 8300만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또한, 게임 시장의 규모와 함께 수익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게임 통계 사이트 뉴주에 따르면 2018년 세계 e스포츠시장 규모는 9억600만 달러(약 9746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리서치는 2016년 아시아의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약 3억 2800만 달러(약 3790억원)라고 밝혔다. 아시아의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전 세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 종목의 도입은 수익을 통해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한다.

메달 획득 국가의 다양성 증가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아시안 게임 e스포츠 예선전은 지역 쿼터제로 진행되었고, 서남아시아 국가들이 동아시아의 독주를 막을 전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시아의 대한민국은 여섯 종목 중 두 종목에 참가하고 중국은 세 종목에 참가한다. 남부아시아의 인도는 네 종목에 참가한다.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한다는 점이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이유이다.

 

e스포츠, 이거 스포츠 맞아?

2018 아시안 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그런데 아직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의심도 섞여있다. e스포츠가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서 채택되어야 하는지 회의적인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게임이 개인 회사의 소유물이며, 국제연맹과 같은 국제적 협의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이 계속 회사의 소유물로 존재한다면 대회는 게임의 홍보성 이벤트로 쓰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한 지속성, 유통기한이 짧다는 점도 있다. 한 게임이 10년간 운영되어도 ‘장수’했다는 평을 받는다. 다른 구기종목들이 엄청난 역사와 인기를 동시에 가진 점을 비교했을 때 지속적으로 인정받기 힘들다는 점도 있다. 신체활동 여부 또한 우려의 일부다. ‘90분 내내 뛰어다니는 축구에 비하면 야구는 레저’라는 발언이 논란을 꾸준히 일으키고 있듯, 신체활동 여부로 스포츠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들도 있다. 바둑이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나온 비판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e스포츠에는 경쟁상대가 존재한다. 경쟁심 또한 존재한다. 경쟁심은 스포츠의 기본 요소이다. 경쟁심이 존재하지 않는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정확한, 명시된 규칙이 존재한다.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정성이 있으며, 공정성이라는 스포츠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보여지는 신체활동만이 스포츠의 기본 요소가 아니다. e스포츠는 순간적 판단, 전략 등을 실제로 옮기는 스포츠다. 보여지는 신체활동이 아닌 뇌의 움직임 역시 신체활동으로 규정될 수 있다. 전략과 판단은 모든 스포츠의 공통점이다.

 

한국에서의 e스포츠 위상?

현재 한국의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에게 취미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높은 확률로 컴퓨터 게임이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현재 e스포츠의 인기는 정점을 찍었다. 2000년대 스타크래프트로 시작된 e스포츠의 인기는 2010년대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IT 기술 또한 이에 기여했다.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 온라인 게임을 보편적으로 접할 수 있었으며, 이렇게 다져진 이용자층이 현재의 젊은층과 같은 새로운 이용자들과 결합되어 이어지고 있다. IT 분야에서도 게임은 많은 관심을 받는 분야였고 현재까지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강남 넥슨 아레나 ⓒ 2018. 인벤

ⓒ 2018. 상암 OGN e스포츠 스타디움

인프라 구축 또한 e스포츠의 입지를 탄탄하게 하고 있다. 과거 해외 게임을 접할 수 있던 용산 전자상가는 규모로, 영향력으로 젊은층을 끌어들였다.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얻은 뒤에는 e스포츠 전용 스타디움의 발전이 눈에 띈다. ‘강남 넥슨 아레나’, ‘상암OGN e스포츠 스타디움’ 등의 e스포츠 전용 스타디움들은 질 높은 e스포츠 경기를 만드는 곳이다. 이러한 장소들은 e스포츠의 발전한 위상을 보여주는 곳이자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e스포츠의 앞길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인정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라는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시도한 e스포츠 시범 종목 채택은 게임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스포츠인지, 아닌지 오랜 논쟁을 끝낼 수 있는 답변이 될 수도 있다.

e스포츠의 발전은 꾸준히 진행 중이다. 시장 규모, 매출과 같은 지표부터 개인의 인식 또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닌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있는 일들이다. 한국에는 이미 다양한 이용자층과 큰 시장이 확보되어 있다. 이를 견고히 할 인프라를 구축하고 e스포츠를 지원해주어야 한다. 단순히 취미를 넘어 주류문화로서 성장하는 데에는 지원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이 글을 쓴 두 기자는 e스포츠를 즐기는 일개 대학생일 뿐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e스포츠의 발전을 기원한다. e스포츠 전문직을 가진 이들이 ‘저 e스포츠직 종사합니다.’라고, e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저는 e스포츠를 즐깁니다’라고 말했을 때 따가운 시선이 돌아오지 않는 때가 오길 기대한다.

 

글 = 김연준 기자, 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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