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3 (토)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과의 대화 VOL.2 - 박철 전 총장과 12년 전 L 교수 탄원서 집중 질문

<사진 가운데: 박 전 총장, 우측 하단: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 본 사진은 합성임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11월 21일 열렸던 총장과의 대화에서 외대알리는 박철 전 총장에 대한 질문들과, 12년 전 김인철 총장이 고 L 교수의 성희롱 사실을 옹호한 적이 있는지 질의를 했습니다. 2008년, 처장단 명의로 대법원에 제출된 고 L 교수 성희롱을 옹호하는 탄원서에 당시 교무처장이던 김인철 현 총장이 포함되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김인철 총장은 ‘2008년에는 내가 교무처장이 아니었어요. 2009년부터, 아니, 2008년에 처장이었나?’ 하고 대답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외대알리가 해당 상황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질문 순서는 기사에서 재배치되어 실제와는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외대알리>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명 해촉인지 취소인지, 용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서요. 제가 교원인사규정를 보니까 명예교수 취소에 관한 규정은 있는데, 해촉이라는 용어가 없어서 이게 같은 의미인지, 만약에 해촉이 진행된다면 박철 전 총장님에 대한 명예교수 추대가 아예 무효화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 문제와 관련해서 당시 학교 당국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거해 사법부의 판단 이후로 결정을 유보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시 김인철 총장님과 이남주 법인 이사장님께서 박 전 총장님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검찰 쪽에 제출한 사실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인 이사회가 열려서 박 전 총장님의 교비 횡령 금액인 12억 원에 대해서 법인에서 돈을 메워 주고 이 내용을 검사 측에 보내서 선처를 요구하신 적이 있으신지, 만약 그러셨다면 적극적으로 전임 총장님의 횡령 혐의를 축소하는 데 일조한 것이 아닌지,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이 질문에 앞서, 이미 다른 학우의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 취소에 대한 질문이 한 차례 나온 뒤였습니다. 외대알리는 그 질문에 이어 박 전 총장과 김인철 현 총장, 그리고 이남주 법인 이사장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김인철 총장은 6월에 진행했던 ‘총장과의 대화’에서 나왔던 내용을 다시 꺼내며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김인철 총장>

  지난번 학생들과 대화를 할 때. 모든 법률 절차가 끝나고 나면 해촉 또는 명예교수직을 유지할지에 대한 절차를 밟는다고 했습니다. (명예교수 위촉이) 일종의 임명이 아니고 위촉이기 때문에, 위촉의 반대로는 취소가 곧 해촉이 되는 겁니다.

  다음에 두 번째는 그 당시에 무엇이 이슈가 되었냐면, 재단에서 12억 원에 해당되는 돈을 학교에 전출하지 않았는데 교비로 교직원의 인사에 대한 소송을 한 것이 실정법 위반입니다.

  그래서 재단 이사회에서 그 12억 원을 학교에 전출해 주기로 하고, 그 전출 사실을 적시해서 이렇게 전출이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선처를 당부드립니다, 라고 내가 했습니다. 이사장님도 하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게 다입니다.

  그거는 절차적으로 볼 때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주고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돈을 그때 박철 총장님이 받은 게 아니라, 내가 받은 거예요. 그러니까 받은 그 금액에 대해서 ‘이렇게 받았기 때문에 아직도 교비를 썼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므로, 이 근본적인 분제가 해소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박철 전 총장에게 선처를 바랍니다’라고 법원에 제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사장님은 했는지 안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후 다른 질의들이 진행되었고, 잠시의 기다림 끝에 외대알리는 또 한번의 질문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답이 필요한 질문을 준비하였습니다.

 

 

<외대알리>

  박 전 총장님의 횡령 혐의들이 예전에 노조 파괴로 유명한 창조 컨설팅이라는 노무법인이랑 법무법인 태평양한테 교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발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업체들과의 계약 과정에서 박철 전 총장님이 다른 업체들과 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으시고, 이 업체와 수임료를 아예 정해 놓고 계약을 하셨다, 이렇게 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이에 관해서 사실관계 확인이 가능한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박 전 총장님이 명예교수가 되시고, 이례적으로 개인 공간을 할당받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다른 과 장 모 교수님의 이름이 한자로 붙어 있는데, 이게 공간 조정이 일어난 건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우연히 애국뉴스라는 유튜브 채널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박철 전 총장님 퇴임식 축사를 김인철 총장님께서 하시는 영상이 있는데, 이게 채널에서 삭제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혹시 개인적인 질문으로 보이실 수 있겠지만, 김인철 총장님께서 이쪽(애국뉴스)에 요청해서 지워 달라고 하신 것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조심스러운 얘깁니다만, 돌아가신 L 교수님이 12년 전에 그 직원을 성희롱하셔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시정 공고를 받으신 적이 있으시잖습니까? 그런데 학교 측이 국가인권위원회 시정 공고 취소 소송 과정에서 외대 처장단 명의로 L 교수님을 옹호하는 탄원서가 제출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탄원서 내용을 보면 성희롱 피해자가 “성희롱을 파업 전략으로 이용했다”는 다소 부적절한 내용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때 당시 김인철 총장님께서 교무처장으로 처장단에 속해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총장님께서도 당시 이 탄원서 작성에 참여를 하셨는지, 그리고 이러한 탄원서가 현재 와서는 부적절하다고 느끼시는지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최근 불거진 미투 문제나, 권력형 성폭력 문제들에 관련해서,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을 인정하고 가는 과정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질문 드렸습니다.

 

 

  위와 같이 박 전 총장과 고 L 교수에 대한 질문에 김인철 총장은 학생들의 앞에서 이렇게 답변하였습니다.

 

 

<김인철 총장>

  우선 나는 박철 전 총장님이 법인에 어떻게 했는지는 모릅니다. 그런데 박철 총장의 평소의 도덕성에 비추어서, 이게 늘 카더라 하는 스토리가 있거든요. 그 이외에도 그런 것들이 많았는데, 단 한 건도 증명이 된 적이 없어요. 공사에 선호하는 회사를 지명했다 카더라. 뭐 별의별 얘기가 다 있어요. 나한테도 지금 그런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증명이 안 되는 거니까. 말하자면 증명되지 않은 루머를 여기서 확인해 줄 수가 없다, 나는 들은 적도 없다, 하는 얘기입니다.

  그 다음 박철 총장이 방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스페인어과가 가지고 있는 세르반테스 연구소가 있습니다. 물론 박철 총장님도 관여하는 연구소임은 분명합니다. 그 다음에 영상을 삭제했다고 그러는데, 내가 한 영상을 내가 왜 삭제를 요청하겠습니까. 그리고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누가 영상을 삭제했는지 모르지만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박철 총장이 나가실 때, 제가 직전 총장에 대한 퇴임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그런 얘기를 했겠죠. 정확하게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근데 그 내용 중에 뭐 내가 켕기는 게 있어서, 켕기는 게 없으면 삭제를 하겠습니까? 우선 나는 삭제를 요청하거나 한 적이 없습니다. 그 영상이 어디에 등재되었는지도 몰랐어요.

  그 다음에, 그게 언제 탄원서를 얘기하는 겁니까?

(외대알리 : 2008년, 학교 측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관련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때 당시 이 소송이 대법원까지 갔을 때, 처장단 명의로 탄원서가 제출됐습니다.)

  아, 나는 2008년도에 처장이 아니었어요. 나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교무처장이었고, 2011년부터……. 아, 가만있어 봐. 그게 아니구나. 2008년도에 처장이었구나. 2008년도에 교무처장이었던 것 같아요. 교무처장이었으면 아마 처장단 일동 해서 제 이름이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마 처장단 일동 해서, 누가 한 사람만 서명을 한 게 아니고, 처장단 일동 해서 나갔을 때, 제가 처장단이었으니까 일동에 포함이 됐겠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어 다른 현 교무처장이 다른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이 답변이 끝나고, 김인철 총장은 외대알리 기자의 앞선 질문에 답변을 추가하였습니다.

 

 

<김인철 총장>

  아까 질문한 것 중에, 다시 계산을 해 보니까 2008년도는 나는 정치언론행정대학원장이었어요. 그러니까 처장단 탄원서에는 내 이름이 없어요. 2009년부터 내가 교무처장이었어요. 2008년도에 그 일이 있었다면, 내 이름은 없어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돼요. 그런데 뭐, 있어도 처장이면 당연히 거기 (서명에 포함)돼 있을 거예요. 근데 2008년도는……. 대학원장은 처장단 일동에 안 들어가거든요. 그렇다는 겁니다.

 

 

  이처럼 김인철 총장은 2008년에 교무처장이었음을 인정하였으나, 바로 2009년부터 교무처장이었다고 수정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08년에 제출된 탄원서에는 자신의 이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인철 총장의 약력을 살펴보면, 2008년부터 교무처장을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또한 해당 탄원서는 취재결과 2008년 12월 대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대알리 확인 결과 김인철 총장의 교무처장 임기는 탄원서가 대법원에 제출된 시기와 일치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한국외국어대학교 홈페이지)

 

  기자가 추가 질문을 요청하였으나 ‘총장과의 대화’ 진행 시간 관계상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 관계자는 기자에게 총학을 통해 추가 질문을 요청할 수 있으니, 그 방법을 이용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에 외대알리는 박 전 총장과 현재 얻은 답변들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취재: 박율지(piaolichi@naver.com), 인보근(coriendo9@gmail.com)

취재/글 :허예진(adastravv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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