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5 (월)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학생 의견 배제하는 교무처를 규탄한다!” - 4/29 교무처 항의방문 타임라인

“학생 의견 배제하는 교무처를 규탄한다!”

4/29 교무처 항의방문 타임라인

4월 29일 오전 11시, 성공회대학교의 일방적인 전공 폐지와 행정 결정에 반대하는 학우들의 교무처 항의방문이 있었다. 40여 명의 학우들은 승연관 앞에 모여 2017년 학부제 도입 당시 불통논란부터 최근의 글로컬IT학과 전공 진입 폐지까지 학교가 보인 비민주적 의사결정에 항의했다.

 

11시

승연관 앞 40명 가량의 학우들 집결. ‘성공회대학교는’이라 윗줄에 쓰인 손자보 아랫줄에 자신들의 생각을 적었다.

 

11시 1분

연대 발언이 시작됐다.

 

“학교는 학생들을 무시하는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학생대표가 학사제도개편협의회에서 문제라 제시한 것들에 대해 돈 때문이라며, 시기적으로 안 된다고 답변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 학우들이 모여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서은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회 ‘뿌리’ 부회장

 

“일방적인 전공폐지 중단하라!”

“학생 의견 배제하는 교무처를 규탄한다!”

“수요에 따라 전공 생성, 소멸되는 학부제 운영계획 전면 수정하라!”

“학부제 전공의 존폐를 포함한 주요논의 과정에 학생대표 참여 보장하라!”

오늘 교무처 항의방문의 구호였다.

 

“학교는 학생들이 무엇에 분노하는지 알아야 하고, 분노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많은 의견이 모여야 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학교로 들어야 합니다.” - 박상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반디’ 회장

 

“학교는 2017년 학부제 설명회부터 최근 전공설명회까지 비민주적 행태를 보인다. 현재 성공회대는 인권과 평화라는 모토와 다르게 이러한 행태를 유지 중입니다.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을 학교는 들어야 합니다.” - 장희정 총학생회 ‘바로’ 부학생회장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 많은 학우들이 연대자보 작성에 참여했습니다. 학부생과 학부로 강제편입 된 학과생 그 누구도 지금의 엉성한 학부체제와 전공폐지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계속 힘을 모으고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임나경 분노한 학생들; 교육권 문제 해결을 위한 회대학생 공동대응 네트워크 조사연구팀장

 

“새내기로서 답답한 마음이 있습니다. 학교 입학 두 달째인데 많은 일들이 진행되었다. 교육권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내에 사회적 약자들이 계십니다. 정작 이런 기본권을 지키지 않는 학교 때문에 사회적 담론 제시를 많이 못하고 있습니다. (중략) 저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굳이 학교가 만들어주지 않아도 이미 우리 사회는 바쁘기 때문에..” - 조영찬 학우 (사회융합자율학부 19)

 

“글로컬IT학과에 진학하려 했는데 폐지되어 분노했습니다. 다른 비인기학과 폐지 또한 연대해서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 박무재 IT융합자율학부 ‘늘품’ 부회장

 

11시 10분

40여명의 학우들이 교무처에 진입했다. 교무팀장은 건강상의 문제를 사유로 휴가를 썼으며 근로장학생들은 자리를 피해있었다. 여현주 총학생회장은 김학수 교무처장에게 학교 측의 일방적인 의사결정과 행정처리에 대한 문제제기를 담은 서명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또한 5월 3일 오후 3시까지 교무처와의 공식적인 면담을 요구했다.

 

11시 13분

“잘해보려고 했는데 여러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모일 때 잘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견 충분히 잘 반영해서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명과 항의를 전달받은 김학수 교무처장의 발언이다. 김 처장은 지난 전공설명회 때 학부학생회와의 논의 없이 글로컬IT학과 폐지를 학생들에게 통보한 바 있다.

 

11시 14분

마무리 구호를 외치며 교무처 항의방문이 종료되었다. 이후 학우들은 작성한 손자보를 교무처에 부착했다.

 

11시 21분

근로장학생들이 교무처로 복귀했다. 교무처는 업무를 재개했다.

 

이 날 항의방문에서 눈에 띄는 건 다른 단체들의 연대의식이었다. 임나경 분노한 학생들; 교육권 문제 해결을 위한 회대학생 공동대응 네트워크 조사연구팀장은 "지난주 전공선택설명회에서 비인기 전공 폐지가 학우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된 것을 계기로, 그리고 학생들의 협의를 깨뜨리고 시험기간에 열린 점, 당일 2시간 전에서야 문자로 알린 점 등을 미루어보았을 때 학교가 학생들과의 합의나 공존을 포기했다 저희는 인지했습니다. '분노한 학생들' 또한 교섭을 멈추고 실천적 단계를 할 때라 생각해서 성명서를 내게 되었고 이번 주 학생회와 구체적인 행동을 정하기 위해 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라며 교육권 회복을 위한 구체적 행동 방향을 수립하고 실천하기 위해 오늘 항의방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엄재연 실천정치학회 UPS 학회장은"정치학이 폐지될 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나왔다 생각합니다. 수업 중인데 끌려나왔고, 학교가 애초에 다양한 전공이나 학문들을 융합해서 전공을 설계하겠다 했습니다. 하지만 비인기 전공의 교수 또한 안 뽑고 있다. 그러면 인기 전공의 교수들만 남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다양한 전공 융합이 가능한가? 학교 측이 내세운 것들이 모순이 많아 받아들이기 어려워 참여를 결심했습니다."라며 참여 계기를 이야기하며 학교의 전공설계 설명과 실천의 모순을 지적했다.

교무처는 학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2017년부터 현재까지도 학우들과의 불통을 지적받고 있다. 학부제 도입이 연착륙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오늘 교무처 항의 방문에 참여한 학우들은 짧은 시간만에 기획했음에도 마찰없는 실천과 연대의식을 보였다. 학교는 2년째 활주로에 바퀴를 제대로 들이지 못하고 있다. 활주로에서 완벽한 이륙과 착륙을 보여준 학우들은 '협의체'라는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정작 랜딩 기어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학우들'이라는 파일럿이 공항에 갇혀있는 모양새 밖에 되지 않는다.

 

취재=강성진 기자, 박희영 기자, 이수진 기자

글=강성진 기자

사진=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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