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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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알리가 정리했다 - 총학생회비 미지급금 배분 논란

지난 5월 15일,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이하 사과대) 페이스북 페이지에 입장문이 올라왔다. 2021학년도 사무국연석회의에서 비상대학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인 단과대들의 몫으로 가야 할 총학생회비(1학년 때 한 번에 내는 단과대 학생회비와는 다른, 매 학기 청구되는 총학생회비를 말한다)를 비대위 체제를 제외한 타 단과대들과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 분배한 것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근거에 물음을 던진 것이다. 건대알리는 이를 총학생회비 미지급금 배분 논란이라고 칭하고, 취재에 나섰다.

 

사건은 작년으로 돌아간다. 작년에는 비대위 체제로 돌아간 학생회만 사과대학, 문과대학(이하 문과대), 예술디자인대학(이하 예디대)로 3개였는데, 이는 이전까지 없던 사태였다. 비대위는 해당 단과대에서 선거가 무산될 경우에 구성되는데, 여태까지 5월을 넘어서 유지된 적이 없었으나 작년에는 10월까지 3개의 단과대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당연히 비대위의 총학생회비 집행 권한에 대한 회칙은 없었고, 관례 상 비대위는 총학생회비를 집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부였다. 사용되지 못하고 남아있던 총학생회비는 총학생회 사무국에서 관리했는데, 이에 문제점을 느낀 55대 중운위는 TF팀을 구성하여 비대위 또한 제약 하에 총학생회비를 집행할 수 있도록 2020학년도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대회(이하 전학대회)에서 회칙 개정을 진행하고자 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여러 이해관계에 의해 부결되었고, 관련 회칙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 2021학년도를 맞게 되었다. 회칙이 개정되지 않았으니 2020학년도 비대위 체제 단과대들의 미지급금은 총학생회 측에서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56대 중운위가 새로 들어서고, 3월 26일에 열린 2021학년도 상반기 전학대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두 가지 회칙이 개정되었다. 하나는 비대위의 학생회비 집행권한이 없음을 명시하는 단서조항(총학생회칙 제14장 제77조 6항)이고, 다른 하나는 사무국연석회의의 학생회비 미지급금 비율 조정 및 지급권한(총학생회칙 제15장 제82조 4항)을 추가하는 개정안이 발의 및 가결된다. 2021학년도 들어서 문과대와 사과대는 여전히 비대위 체제에 있었기 때문에 전학대회에서 발언권만 인정되었으며 의결권은 없었다(총학생회칙 제3장 제16조 제4항).

 

전학대회가 끝난 후 열린 사무국연석회의는 이 사건의 주요쟁점이다. 사무국연석회의는 단과대와 총학생회를 포함한 여러 자치 기구에 총학생회비를 지급하는 단위를 말한다. 4월 9일에 열린 상반기 정기 사무국연석회의에서는 자치내규를 개정함으로써 2021학년도 미지급금을 여전히 비대위 체제인 문과대, 사과대를 제외하고 정식으로 운영위원회가 생긴 예디대 포함 모든 주체들에게 분배하였다. 사무국연석회의에는 비대위 소속으로는 정식으로 참여할 수 없기에 사과대에서는 참관인 신분으로 발언권을 요청하였으나 출석의원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지 못해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이후 사과대에서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비 미지급금 반환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사반특위)를 조직하고 성명문을 발표, 이에 대한 답변으로 중운위, 사무국연석회의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문과대 또한 문과대학 학생회비 미지급금 반환을 위한 특별위원회(문반특위)를 조직하고 중운위, 사무국연석회의의 입장문을 비판하는 성명문을 발표한다. 마지막으로 예디대에서도 2020학년도 미지급금에 대해 환불을 요청하며 입장문을 발표한다.

 

사건 전개에 있어서 총학생회에 제시되는 의문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미지급금을 배분을 결정한 이유, 두 번째는 사무국연석회의의 자치내규, 세 번째는 2020학년도 미지급금과 앞으로의 해결 방향에 대한 부분이다. 첫째에 대한 대답은 사무국연석회의가 발표한 입장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8년도에 총학생회 사무국장의 횡령이 발생하는데, 이 횡령된 자금은 미지급금이었다. 따라서 미지급금은 횡령될 수 있기에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의도에서 배분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반특위는 입장문에서 미지급금이 남아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 타 단과대로 배분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총학생회 재정 담당자가 저지른 파렴치한 횡령 사건을 공연히 미지급금이 남았던 상황의 탓으로 돌리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두 번째 문제는 이 사건에서 가장 큰 화두라고 볼 수 있다. 사무국연석회의는 자치내규를 갖는데, 이 자치내규를 학생회비를 분배할 수 있도록 새로 개정하고 이번 재분배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자치내규의 내용이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개정되는지, 자치내규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전혀 알 수 없다. 이번에 추가된 내용 중 쟁점은 "비대위는 학생회비 지급 비율에서 제외한다. 미지급금은 해당 단위를 제외하고 재분배한다"라는 문구이다. 이 문구에 따르면 자치내규가 전체 학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의 권한을 가진다는 것인데, 이는 납득하기 어렵고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사반특위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사무국연석회의에서의 발언권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사무국연석회의에서 참관인이 발언권을 얻으려면 출석의원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사무국연석회의가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2021학년도 전학회의 회의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규정은 총학생회칙에서 찾을 수 없다며 사반특위는 2021학년도 상반기 정기 사무국연석회의에서 발언권을 제한한 것에 해명을 요구했다.

 

세 번째로 2020학년도 미지급금과 앞으로의 대처에 관한 의문이다. 사무국연석회의는 2020학년도 미지급금은 환불을 진행할 수 없으며, 2021학년도 미지급금에 대해서는 총학생회 집행부와 중앙자치기구에 분배된 금액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입장문에서 밝혔다. 관련 사항은 TF팀을 구성해 해결하겠다고 하였으나,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생기고 있다. 우선 2020학년도 미지급금은 행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사무국연석회의는 2020학년도 미지급금은 임시 사무국연석회의에서 의결이 종료되었다고 말하였으나 이것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임시 사무국연석회의록에는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사반특위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사무국연석회의 계좌에 묶여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기록이 매우 허술해 일반 학생은 물론이고 문반특위 또한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환불 관련해서도 미지급금은 모든 단위로 분배된 것으로 확인되는데 어떻게 환불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부터, 2020학년도의 미지급금 또한 환불을 진행하라는 예디대의 비판, 총학생회 집행부와 중앙자치기구에 분배된 이후의 금액만을 환불하겠다는 결정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문반특위의 비판, 해당 TF팀을 구성한다는 논의 자체가 확인된 바 없다는 사반특위의 비판 등 사건의 이후 처리에 있어서 총학생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번 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이 얽혀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는 일방적으로 진행한 측면이 있다. 총학생회는 환불을 진행하여 이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하였으나, 문반특위, 사반특위, 예디대에서 비판한 여러 내용들에 대해 꽤나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답하지 않고 있다. 현재 학생회비 납부에 대한 여론은 좋지 못하다. 애브리타임에 “학생회비”를 검색하면 내지 말라는 조언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번 문제를 잘 일단락 짓고 좋은 선례를 남기지 못한다면, 신뢰를 복구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본 기사는 건대알리에서 진행한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비 미지급금 반환을 위한 특별위원회 조준성 대표 인터뷰, 문과대학 학생회비 미지급금 반환을 위한 특별위원회 전효진 대표 인터뷰, 2020학년도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회의록, 2021학년도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회의록, 2021학년도 1학기 임시 사무국연석회의 회의록, 2021학년도 상반기 정기 사무국연석회의 회의록,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비 미지급금 반환을 위한 특별위원회 성명문,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비 미지급금 반환을 위한 특별위원회 입장문,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성명문, 건국대학교 제53대 예술디자인대학 운영위원회 입장문, 건국대학교 2021학년도 사무국연석회의 입장문을 참고했음을 알린다. 객관성 확보를 위해 총학생회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건국 유니버스와 관련된 사항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외부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기에 응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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