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국외대 에브리타임)
2020년, 코로나 19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모든 학생은 학교에 갈 기회를 잃었다. 갓 20살이 되어 캠퍼스 생활을 기대했던 새내기와 마찬가지로, 편입생도 새로운 학교에서의 시작을 기대했다. 편입생은 시험 합격 후 입학을 하게 되면 3학년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1학년부터 시작하는 신입생과 달리 학교에서 더 짧은 기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지속되는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편입생도기대했던 캠퍼스 라이프를 누리지 못했다. 특히 2020년도에 편입한 18학번 편입생들 중, 2022년 2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더 아쉬움이 남는다. 대면 강의보다 비대면 강의가 더 많았던 지난 20년도와 21년도. 그들은 학교생활에 만족했을까?
외대알리는 편입생들의 학교생활을 알기 위해 일주일 간 18, 19학번 편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1. 편입생을 대하는 학교의 태도
3학년으로 입학한 편입생들은 인정되는 학점과 졸업을 위한 학점, 졸업 요건 등 학교생활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학교 측에서는 홈페이지 수강편람을 통해 2020년도부터 ‘편입생 대학생활 안내’를 올리고 있다. 이전에는 편입생을 위한 일반교육이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에서 대면으로 이루어졌으나, 코로나 19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져 자료 공지로 교육 방식을 대체한 것이다.
(출처 : 한국외대 공지사항. 2020학년도 신·편입생 수강신청 일정 및 편입생 일반교육 안내)
대면 교육도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는 코로나 19 이후 자료 공지 이후 더 심해졌다. 두 방법 모두 학교생활에 대한 세세한 부분을 정확히 알 수 없을뿐더러, 편입생이 궁금해하는 점을 속 시원히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입학 예정인 단과대나 학과 차원에서 다시 한번 안내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설문에서 “입학 초 학교 측(학과 혹은 단과대)에서 ‘편입생’을 위한 OT나 프로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학교생활에 대해 충분한 안내를 해주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학생은 17.6%, ‘아니다’라고 답한 학생은 82.4%로 안내받지 못한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 "입학 초 학교 측(학과 혹은 단과대)에서 ‘편입생’을 위한 OT나 프로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학교생활에 대해 충분한 안내를 해주었나?”에 대한 답변)
편입생을 위해 학과 학생회장이 편입생 단체 채팅방을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단체 채팅방이 없는 학과도 존재한다. 해당 설문을 통해 편입생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안내해주는 단과대/학과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단과대/학과 역시 존재하며, 편입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학교 측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편입생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한 것은 학내 익명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었다. 한 학생은 “에브리타임이 없었으면 어떻게 정보를 얻었을지 막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입생들은 스스로 궁금한 것을 에브리타임에 질문하고 이전에 사람들이 올렸던 글을 보며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학교 홈페이지에서 검색,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지인 또는 학과 선배에게 ‘직접’ 물어보며 정보를 얻었다고 답했다.
2. 편입 후 학교생활에 만족하는가?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서 교우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재학생과 수업 이외에 서로 만날 기회가 적다.”
한국외대로 편입 후 학교생활에 만족하는 학생과 만족하지 않는 학생의 비율은 각각 50%로 동일한 비율이었다. 편입생들이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 ‘비대면으로 인한 불만족스러운 캠퍼스라이프(교우관계 형성, 학교시설 이용 불가, 학습권 등)’가 41.2%로 가장 높았으며, ‘3학년으로 시작하는 편입생 특성상 학교생활이 짧다고 느껴져서’가 20.6%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전환 이후, 한국외대는 2020년도와 2021년도 2학기에 부분적 대면 강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짧은 기간으로는 편입생들이 기대하던 캠퍼스라이프를 충족시키긴 어려웠다.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은 편입생의 교우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교우관계 형성에 만족하지 못한다’라고 답한 학생이 64.7%로 ‘만족한다’는 학생보다 훨씬 많았으며, 주된 이유로는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수업’과 ‘학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가 없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에서 편입생을 위한 자리가 없는 이상, 비대면 강의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선 직접 만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동아리를 통해 인맥을 넓힌 편입생도 있지만, 대외활동과 동아리 또한 제약이 많아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편입생도 있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아 휴학을 생각한 학생도 여럿 존재했다. 학교의 편입생을 대하는 태도 외에도 코로나 19가 편입생의 학교생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3. 편입생으로서 이중/부전공을 이수하며 어려운 점은?
“추가학기 필수라 이중전공은 힘들고 부전공도 본전공 학점과 취업준비로 힘들다.”
한국외대 학부생은 이중전공이나 부전공, 심화전공을 반드시 해야 하지만, 편입생들은 이중전공과 부전공, 전공심화가 선택사항이다. 학교는 1전공으로 54학점을, 이중전공은 42학점, 부전공은 21학점을 이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1학년 신입생으로 입학한 경우는 총 4년을 다니게 되어 비교적 시간이 여유 있는 편이지만, 편입생은 3학년으로 입학해서 4학기 동안 본전공과 이중전공을 모두 이수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이중전공 혹은 부전공을 이수하고 싶어도 시간에 쫓겨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추가학기를 각오하고 이중/부전공 신청했음에도 추가학기를 할 시 드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중/부전공을 이수하는 다수의 학생은 “이수해야 할 학점이 너무 많아 추가학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언급했다.
이어 편입생들은 이중전공에 대한 정보 부족과 TO 등을 꼬집으며 이중/부전공 이수의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4. 편입생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다, 혹은 불리하다는 느낌이 든 적이 있는가?
“학과 공지 및 안내 전달이 기존 학생들보다 늦게 받는다.”
편입생이라는 이유로 차별, 혹은 불리하다는 느낌을 받은 학생도 존재했다. 편입생들은 “현장실습이나 학점 이수 등에 본래 학생들보다 학점인정이 적다”, “휴학이 2년으로 제한된다”, “HUFS Career를 듣고 싶어도 못 듣는다”고 언급했다. 학교는 휴학을 3년까지 할 수 있도록 제한을 했지만, 3학년으로 편입한 학생은 휴학을 2년으로 제한해놓았다.
(출처 : 2021 신입생 수강편람)
다른 답변으로는 “처음에 수강신청 할 때 잔여석이 없어서 필요한 과목을 수강하기 힘들다”가 있었다. 타 학교의 경우, 수강신청을 늦게 하는 편입생을 위해 잔여석을 비워주는데, 한국외대는 그렇지 않다”라며 선수과목을 듣지 못할 경우, 강의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점을 언급했다.
"편입생이라는 이유로 학번 단체 채팅방에 초대 안 해주고 편입생 단체 채팅방만 있다”, “학과 내 공지를 늦게 해준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편입생이라고 하면 어디 학교 다니다 왔냐며 수군대는 사람들로 인해 그렇게 느꼈다”라고 답한 학생들도 있다.
(출처: 에브리타임)
이외에도 현장실습과 학점교류 인정 학점이 다른 점과, 장학금 후보에서 제외되는 점 등에서 차별받고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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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생으로 학교생활을 하며 특히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처음에 편입생들을 위한 정보나 모임, 설명회 등이 전혀 없어서 어려웠다.”
“학교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인지 정보 얻기가 힘들어 겉도는 기분이었다.”
이어 학교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한 질문에서는 많은 학생이 편입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어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없으니 자연스레 정보가 부족하게 되어 졸업학점, 졸업시험 등의 중요한 정보를 모르게 된다는 것이었다. 한 학생은 “편입생이니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나하나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특히 힘들었다”며 “이러한 학교의 태도에 애교심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편입생을 뽑고 난 후, 그들을 챙기지 않는 학교의 태도로 인해 다른 학생에 비해 공지사항을 비교적 늦게 받았던 것과 학교 사람들과 친분을 쌓기 힘들었던 점을 언급하며 “소외감으로 인해 학교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학교에 편입생을 위한 설명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결국 편입생들이 바라는 것은 편입생을 방치하는 학교 측의 태도 변화였다.
"학교에 대해 알 수 있는 경로가 너무 적습니다. 편입생 기준의 명확한 경로나 선배들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 좋겠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학생에게 힘든 해였다. 그중 편입생은 새로운 환경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과 무심한 학교로 인해 정보를 직접 찾아 나가며 적응해야 해서 더욱 막막함을 느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학교 생활을 시작하여 제대로 동기들을 만나본 적도 없이 졸업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편입한 선배 혹은 그냥 졸업생들과 연락을 닿게 해주거나 편입생들을 위한 학교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비대면이었지만 저는 편입생임에도 활발하게 교내 생활을 한 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편입생은 이런 경우가 드뭅니다. 신입생만 챙기지 말고 편입생도 오리엔테이션이나 개강총회 같은 곳에 적극적인 참여를 할 기회를 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동아리, 모임 등에 지원했었고 직접 문을 두드려야 했기에 힘이 들었습니다.
학과차원에서 ot에 참여시켜주지 않아 저희끼리 직접 자리를 만들어야 했었습니다.
편입생도 외대에 환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등교 한번도 못하고 졸업해서 매우 아쉽습니다.
1년은 친구도 별로 없고 적응도 못 해서 힘들었는데, 이번 1년은 적응도 좀 하고 익숙해지려 하니까 졸업해야 해서 슬픕니다. 특히 학과행사에 한 번도 참여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첫 학기 때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저는 처음 제 전공언어를 처음으로 배우는 거였거든요. 모든 학과가 그런 지는 모르겠는데 저희 학과는 편입생들은 신입생과 같은 과목이 수강이 불가능해서 재수강반으로 열린 과목을 들을 수 있었어요.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 실력이 이미 있는 사람들과 수업을 같이 듣는 것, 원어로 된 강의를 들어야 했던 것 모두 힘들었습니다. ㅜㅜ 그래도 방학 때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2학기 때는 1학기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얻었네요! ㅎㅎ 의심과 우울로 시작한 첫 학기였지만 2학기는 전공에 대한 만족도와 편입하기를 잘했다는 확신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 외대에서 맞이할 봄이 기대되고 다가올 언덕도 잘 넘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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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마다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다르지만, 대부분의 편입생이 학교에 바라는 것은 ‘편입생도 한국외대 재학생’으로서 배려해달라는 것이다. 편입생을 대하는 학교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단과대와 학과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학교 측에서 편입생을 위한 일률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학교 측에서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를 안내해주고 적응을 도와준다면, 비록 비대면이라도 학교생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편입생에게 무심한 한국외대가 아닌, 차별 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맞아주는 한국외대가 되길 바란다.
박시은 기자 sini0418@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