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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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에서 성소수자 혐오가 일어나고 있다

성소수자 동아리 인준 과정 혐오 논란
인제대 에타에 쏟아진 호모포비아
성소수자들 “큰 충격 받아”

 

경남 김해 인제대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무분별한 혐오가 이어지고 있다. 인제대 성소수자공동체 IQ(이하 IQ)가 성소수자 혐오 발언 규탄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IQ의 중앙동아리 인준 심의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그날 인제대 중앙동아리연합회 대표자회의에서 IQ 신규동아리 인준 안건을 처리하면서, 일부 동아리 대표자는 “에브리타임의 성소수자 게시판을 보면 성적으로 문란하고 불건전한 글이 많다”, “성소수자 게시판에 동아리 홍보글이 있어, 차후 성소수자 동아리가 정식인준이 되었을 때 불순한 인원이 나오지 않을지 우려된다”, “동아리방이 생기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라는 성소수자 혐오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IQ는 당시 상황에 대해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회원들은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수치심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청년정의당 경남도당은 논평에서 “동아리 인준은 심사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인권까지 심사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혐오는 온라인으로 이어졌다. 3일 IQ가 에브리타임에 대표자회의 혐오발언 규탄 성명을 올리자 성소수자를 향한 익명의 악성 게시물·댓글이 우후죽순 달렸다. “동성애는 퇴행”, “역겹다”, “성소수자는 정신병”과 같은 혐오 발언이었다. 그러자 10일 IQ는 인제대 김해캠퍼스 본관 앞에서 ‘성소수자 혐오발언 규탄 및 대책마련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IQ 페퍼 회원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받고,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위해 IQ가 당당한 동아리로서 학교의 구성원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라며 “IQ가 정말 문란한 이들의 모임일 뿐이라면 그토록 민주적 의사결정 체계와 조직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위한 활동을 기획하며, 소수자와 약자들과 연대하는 활동을 해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IQ 제트 회원은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퀴어이기 전에 그저 한 사람일 뿐”이라며 “사람을 사랑하는 게 잘못된 건 결코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연대 발언에 참여한 서울대 성소수자 동아리 ‘큐이즈(QIS·Queer In SNU)’ A 회원은 “이미 성소수자가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된 사례가 있고, 여러 대학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포함한 인권 규범 제정이 논의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도 인제대에서는 개인의 아집이 모두가 평등해야 하는 공론장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혐오는 자유가 아니다. 다양성을 추구해야 할 대학에서 소수자를 향한 이유 없는 혐오가 표현의 자유라는 고귀한 이름으로 용인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본관 총장실에 방문해 이와 같은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성인지 인권교육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규정 및 대책 마련’ 등을 담은 요구서를 대학본부 측에 전달했다.

 

한편 대표자회의 결과 IQ 인준 건은 찬성 5표, 반대 26표, 기권 4표로 부결됐다. 인제대 중앙동아리연합회 회칙상 대표자회의에서 신규동아리 인준이 두 번 부결되면 다시 인준을 시도할 수 없다. IQ는 “한 번의 기회가 남은 셈”이라며 “활동을 이어가면서 인준을 위한 발돋움을 노력하고 해당 해칙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어, 회칙 개정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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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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